출산일만큼 가까워진 현실 걱정

37주 차 - 셋째 출산이 나는 왜 떨릴까?

by 어린아저씨

출산일 카운트다운이 이제 열 손가락 안으로 들어왔다. 아내에게 말했다 "괜찮아? 나는 왜 슬슬 떨리지?" 임신 기간이 짧았다고 느껴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느새 성큼 다가온 것 같다. 두 아이의 임신 때에는 이런 긴장감은 없었다. 고생을 예감했기 때문일까?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의 고생은 이미 알고 있다. 그런데 그걸 안다고 해서 막상 고생을 겪을 때 덜 힘든 것은 아니긴 한데, 막연히 아이가 태어나서 겪게 될 육체적 피로에 대한 걱정만은 아닌 것 같다.


우리 부부는 육아를 하며 양가 부모님께 도움을 많이 받은 편이다. 아이를 부모님들께 전담시켜야 하는 상황까지는 아니었지만 첫째 때에는 장모님이 많이 돌봐주셨고, 둘째 때에는 우리 엄마가 같이 봐주셨다. 셋째 임신 소식을 박수치며 가장 반가워해주신 분이 장모님이다. 아기가 태어나면 기꺼이 봐주시겠다고해서 이번에도 도움을 받게될 것 같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이전과 달라진 상황들 때문에 아무래도 걱정이 앞서기는 한다. 우선은 장모님의 체력이 예전과 같지 않으실거라서 힘에 부치실까 죄송스러운 마음이있다. 첫째 육아를 도와주실 때보다 무려 8년이나 지났다. 장모님의 부재로 장인어른도 불편한 시간을 보내시게 될 것 같은 죄송함은 덤이다.


또 이전과 다른 점은 내가 집에 있는 시간이 현저히 줄었다는 점이다. 다니고 있는 직장이 가깝지 않아서 아침에 7시에 나가서 저녁 9시 조금 전에 집에 들어온다. 그래도 이전에는 아침 저녁으로 집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지금보다는 더 있었다. 육아를 할 시간이 많이 줄은 상황이다.


아마 가장 큰 변수는 신생아 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가 둘이 있다는 점이지 않을까? 첫째가 손을 많이타지는 나이는 지나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2학년이라 이 상황을 얼마나 잘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둘째는… 나와 아내가 신경을 쓰는 수 밖에는 없을 것 같다. 머리로는 이해를 해도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많을 것 같다.

뒤돌아보면 어찌저찌 첫째와 둘째를 키우며 살고 있다. 삼십대 중반이 되어 옛 친구들을 만나면 애가 셋이 된다고 하면 대단하다는 얘기를 한다. (진심은 아닐지는 몰라도) 개인의 능력이나 상황으로 따지자면 지금 내 나이의 친구들 중 내가 첫째 아이를 낳았던 20대 중반의 보다 못난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 부부와 아이들이 성장해 온 스토리에 대단함은 전혀 없다. 그저 평범한 하루하루를 무던히 살다보니 아이들이 어느새 훌쩍 커 있었다. 시간이 흐르는 것이 아쉬울 정도이다. 그렇네, 매일 삶에 집중하다보면 큰 두려움은 잘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셋째도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언젠가 키와 마음이 다 자라 있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나와 아내는 작은 아가들을 그리워하고 있을 것 같은 상상이 된다. 걱정이 되는게 분명 있지만, 일단은 접어두려고 한다. 해왔던대로 그냥 묵묵히 하루하루를 곱씹어야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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