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 1주 차 - 코로나로 인해 달라진 산부인과 모습
코로나가 우리의 모든 일상을 바꾸어 놓았는데 출산 후의 풍경도 코로나의 영향권 안에 있다. 산모의 보호자는 1인 외에는 산부인과 방문조차 허락되지 않으며 보호자는 산모 입원 전에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 만약 나를 보호자로 등록했다면 장모님이 교대로 산부인과에 와서 산모나 아기를 방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마음 같아서는 하루라도 빨리 장모님이 직접 손주를, 그리고 아이들이 동생을 만나게 해주고 싶지만 그게 안돼서 아쉽다. 그래서 신생아실에는 통화소리가 많이 들린다. 우리도 그렇고 다른 산모들도 가족들에게 영상통화를 많이 건다. 영상을 찍어서 보내주기도 하지만 실시간으로 영상통화를 하는 것과 또 느낌이 다르다.
4년 전 둘째 출산 때에는 산모들에게 모유를 물리는 시간이 있었다. 초유에 아가들에게 좋은 성분들이 몽땅 녹아 있다는 사실을 익히 들어왔고, 젖이 차오르면 엄마의 젖이 모래주머니처럼 뭉치고 아프기까지 하기 때문에 모유수유 시간은 양쪽 모두에게 필요한 시간이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인원의 통제가 어려워지면서 유축을 해서 신생아 면회 시간에 팩에 담아 둔 모유를 전달하는 식으로 바뀌었다. 아기를 낳아 놓고도 퇴원 전까지는 엄마가 한 번도 품에 안아보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매일 두 번의 면회시간에 아기를 보러 갈 때마다 얼굴이 변해있는 것을 느낀다. 하루나 몇 시간 사이에 성장한다는 의미는 아니고, 양수에 불고 뱃속 압력에 눌렸던 얼굴이 서서히 자기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이 눈에 띄게 표가 난다. 견물생심이라는 사자성어가 적절하지 않을까? 이렇게 매일 눈으로 보기만 하니 만지고 싶고 옆에 두고 오래 보고 싶어서 안달이 날 지경이다. 신생아실에 면회를 가면 하는 일이라곤 유리창 너머로 꼬물거리는 모습을 헤벌쭉한 얼굴로 구경하고, 어제랑 뭐 달라진 거 없나 관찰하는 것의 반복이지만 이 짧은 기회마저도 놓치고 싶지는 않아서 빠짐없이 방문한다.
우리는 이번에 산후조리원은 가지 않는다. 출산 후 산후조리원행이 일반적인 코스이긴 하지만 우리는 두 아이에게 엄마의 공백을 더 길게 주고 싶지 않기도 하고, 엄마도 자기 눈으로 아이들을 보는 것이 마음이 더 편할 것 같다고 하여 결정을 내렸다. 감사하게도 셋 이상의 다둥이 가정에는 산후조리사 파견 비용의 일부를 정부에서 지원해준다. 여러모로 조건이 잘 맞아떨어져 집에서 산후조리를 하기도 했다. 듣자 하니 산후조리원에서도 코로나로 인한 제한과 통제가 많다고 한다. 조리원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들은 바로는 남편의 경우 한 번 조리원 밖으로 나간 경우 재입장이 불가능하다고 들었다. 산후조리원에 있으면 마사지도 해주고 산모들끼리 같이 식사 및 다과할 시간도 주어지고 다양한 산모 프로그램도 제공해주는데 이러한 서비스들이 많이 축소되었다고 한다.
코로나로 인한 방역 지침이 시행된 지 1년 반을 넘어서 2년을 향해가고 있다. 지식과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21세기 첨단 사회가 바이러스 때문에 이 정도까지 혼돈에 빠질 거라고 예상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조차도 마스크를 써 본 경험이 별로 없어서 쓰는 게 너무 불편했지만 적응이 되어 버렸고 요즘 어린이들은 자기 마스크를 알아서 챙긴다. 어린 시절 손에서 쇠 냄새, 먼지 냄새가 나도록 해질 때까지 이것저것 만지면서 동네를 쏘다니면 놀아본 입장에서는 참 가엽다. 앞으로는, 우리 막둥이가 자라서 뛰어다니게 될 그날에는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마음속으로 바라고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