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아기와 아빠의 대화

[2개월 차 아들] 아빠는 아기를 재우며 사랑을 쌓는다

by 어린아저씨

아기는 '끙끙' 소리를 반복하며 내 가슴에 자기 몸을 이렇게 저렇게 굴려본다. 몇 번 그러다가 맘에 안 드는지 인상을 잔뜩 쓰고 '애앵~' 하고 신경질적인 소리를 낸다.

'편한 자세를 잘 못 찾겠다 이거지?'

반대쪽 어깨로 아기를 옮겨본다. 안전벨트를 잠그듯이 아이가 알맞은 자리에 찰칵하고 맞춰지길 기대했으나, 매우 드문 일이라는 것을 안다. 아이는 다시 꿈틀꿈틀, 낑낑대며 뭔가 불편하다는 표현을 계속한다. 얼마나 지났을까? 시계를 보긴 보는데 언제부터 애를 재우려고 들쳐 안았는지 기억이 안 난다. 평소보다 못 자고 뒤척이고 있다는 건 느낌적으로 안다.

'속이 불편한가?'

아기의 왼쪽 등을 토닥여 본다. 트림이 시원하게 꺽 나오면 왠지 모를 쾌감이 있다. 아기의 문제를 해결해준 것 같은 부모의 역할을 다한 뿌듯함 같은 걸 느낀다. 하지만 이번에는 속이 불편한 것도 아닌가? 등을 두드렸다, 쓸어내렸다, 올렸다, 손끝으로 빙글빙글 문질렀다, 내가 할 수 있는 나름의 트림시키기 스킬(?)을 모두 동원해 보지만 아기는 다 필요 없단다. 보통은 속에 가스가 찬 게 아니라도 어깨에 기대게 해서 등을 토닥여주면 곧 편안해하는 것 같은데 오늘은 이것도 먹히지 않는다.

'이제 어깨에 얼굴을 기대는 자세가 불편해졌나?'

혹시나 해서 등을 팔로 감싸서 눕는 자세로 안아 보았다.

'애앵!!!'

역시 싫어하는구나. 그냥 해봤어. 혹시나 해서. 진정하자 애기야.

베개 위에 잠시 아기의 등을 대고 눕혀 본다. 우리 대화가 필요한 것 같아. 반쯤 감겨있는 심기 불편하신 눈을 바라보고 말을 건다.

"뭐가 그렇게 힘이 드실까? 배고픈 거랑, 아랫도리가 찝찝한 거랑, 배 아픈 거 말고 불편하실 게 뭐가 있으실까요? 말을 못 해주시니 답답하네요. 너도 답답하지? 나도 답답하다."

너무 오랫동안 언어를 통해서만 대화를 해온 터라 아기와의 비언어적 대화가 쉽지 않다.

"아버지, 엉덩이를 조금 더 안정되게 받쳐주시고 가볍게 등을 두드려 주시겠습니까? 속이 조금 불편하네요."

라고 말을 해준다면 바로 "네 아드님!" 하고 들어 드리겠지만 그게 불가능하니 맨날 감에 의지해서 이렇게 저렇게 아가를 다독여본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잠들 준비를 하고 이내 잠이 든다. 뭐가 문제였던 거야? 수수께끼를 여전히 남긴 채로. 아기를 재우는 공식 같은 게 있을까? 그날그날의 아기님에게 맞춰 최선을 다할 뿐이다. 잠들면 옆에 잠시 누워 구경도 하고 킁킁 냄새도 맡는다. 나의 힐링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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