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9. 10분 volume.1
_보고 싶다는 말을 너무 내뱉고 싶은데, 그러면 나는 울보가 될지도 모른다.
여자는 차라리 지나가는 저 사람에게 다짜고짜 '저랑 사귀어요' 라고 말하는 게
또다시 그에게 전화를 걸어 보고 싶다고 울어버리는 것보다
덜 창피하고 덜 한심하며 꽤 현명한 판단이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괜찮아?"
"이 악물고 버티고 있는 중인데도... 안 좋아."
그 마음은 잘 알지만, 말릴 수밖에 없는 친구는 계속해 위로했다.
" 아픈 곳은 피해 가자. 추억은 꺼내 보는 거니깐 그건 너 자유니깐
그런데 그 추억에 짓눌려서 힘든 날 있잖아……. 그럼 그냥 가만히 꺼내 천천히 들여다보는 거야
현재의 생생한 감정은 아니잖아? 그나마 진지했던 첫 연애가 끝나버린 아쉬움이고,
잘 지키지 못했던 나에 대한 미움이고, 그리고 그냥 그게 다니깐"
제멋대로 굴러다니게 둘 때는 몰랐는데, 마음속에 굴러다니고 있던 말들을 주워 담으니
여자는 곧 아픔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 그래도 보고 싶어 "내뱉으니 알 수 있었다.
" 너 무슨 생각해? 어쩌려고 "
" 평생 울보가 되더라도 한 번만 볼래 "
따귀라도 한 대 때리고 싶다는 친구의 말은 듣지도 않은 채
그렇게 여자는 빗속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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