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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현 Sep 29. 2016

[여행에세이] 졸린데 자긴 싫고

050. 10분 volume.2 





얼굴이 보고 싶을 뿐이었다.
아무리 떠올려 봐도 그의 얼굴이 기억나질 않았다.

모든 추억들은 잔인할 만큼 또렷이 기억나는데, 
그 추억 속에 같이 있던 그 사람의 얼굴만이 기억나질 않았다.
생각해내려 노력하면 할수록 점점 더 희미해져 갔다.
그게 나를 힘들게 한 것뿐이었다.

그날 나는 그와 또 잠자리를 하였다.

만지고 싶어서도 아니었고, 안기고 싶어서도 아니었는데 
그냥... 그 사람의 얼굴을 십 분만 쳐다보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그럼 순식간에 다 괜찮아질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잠자리가 끝난 순간 
서로가 보고 싶어서 온 것이 아닌 것 같은 기분
  
또 한 번 이렇게 가치 없는 일들이 나를 관통해 가려할 때,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아니 빈번히 찾아올지 모를 그땐 날 어떻게 막아야 할지 

그럼 오늘을 생각하자
아무렇지 않게 물속 깊숙이 넣어버린 오늘을 생각하자
헤엄쳐 나올 수 없어 숨 막히던 그 침대 위를 기억하자 
그럼 십분 정도는 참을 수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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