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재를 살자
이 세상을 살아가며 어느 정도 상대를 배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여기서 문제는 그 '어느 정도'라는 것에 명확한 기준이 없고, 그 기준이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나는 배려한다고 했는데, 나는 그 사람을 위하는 마음에서 나온 행동인데, 그 사람이 알아주지 않아 서운한 경우가 더러 있다. 심지어 배려를 해놓고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그 사람이 원하는 방식의 배려가 아니거나, 상대방이 아니라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의 배려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방은 당연히 배려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지 못한다. 아니, 그 행동이 배려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한다. 때때로 상대를 위한다고 한 배려가 대화의 부재로 인해 오해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그 시점에 대화를 통해 그 오해를 풀어내면 아무 문제가 없다. 반대의 경우에는 서로를 쭉 오해한 채 서운한 마음이 쌓이기도 한다.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나의 기준이나 생각과는 너무나도 달라 어려움을 겪는 일도 생긴다. 단순히 직장에서라면 애써 무시한 채 그러려니 하며 넘길 수 있다. 차라리 그게 피로도를 낮추는 방법이다. 그런데 가까운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떻게든 대화를 통해 서로를 좀 더 이해하고 맞춰나가거나, 그 사람 자체를 그대로 인정해주기로 굳게 결심한다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반대로 나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그 사람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다가 이내 그 관계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 명심해야 할 것은 나에겐 A가 (당연한) 기대일 수 있으나, 상대방에게는 A가 나의 욕심일 수도 있는 법이다. 당연히 두 사람이 좋은 사이로 계속 유지되기는 어렵다.
'기대'라는 것은 나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그 비중이 크다. 기대와 관련된 책의 일부분을 가져왔다.
결혼생활에서 불화의 근본 원인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나는 겨우 그 정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대 그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의 인생 전체에 산재하는 분노가 수천 가지의 말하지 않은 혹은 인식되지 않은 기대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그 기대가 우리의 인생 경험에 거대한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인생을 기대에 끼워 맞추려 하면 커다란 스트레스가 유발되고, 인생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대단한 실망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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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경우 인생이 그토록 어렵고 복잡했던 이유는 당신이 가진 기대의 직접적 결과라는 사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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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핵심은 '인생이 이러이러해야 한다'라는 기대가 당신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당신은 상황 그 자체보다 자신의 기대에 더 많이 휘둘린다. 그게 기대의 문제점이다. 기대는 상황을 실제보다 훨씬 더 크게 부풀리고 문제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희석시킨다. 지금 내가 하는 얘기는 특별히 획기적인 내용이 아니다. 기대를 '놓아주라'는 얘기는 수천 년간 있어왔는데도, 지금 우리 문화에서는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이 아주 드문 것뿐이다.
내가 주는 조언은 이것이다. 기대를 잘라내라. 지금 당장 그 기대들을 놓아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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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를 일어나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편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현재에 살아라(달리 방법도 없지 않은가). 끊임없이 예상하지 말고, 이슈나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 가서 해결하라.
- 시작의 기술 중에서
책에서는 '내가 하는 기대로 인해 괜히 실망하고 크게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고, 그 기대에 의해 휘둘리게 된다'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그날이 정말 기대된다.', '나는 자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네' 등 '기대'를 좋은 뜻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책에서 말하는 바에 따르면 '기대'는 우리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에서 기대를 놓아주는 일은 굉장히 어렵다. 그러나 인생을 그토록 어렵고 복잡하게 만드는 것 또한 기대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나 또한 매사에 기대가 많아 현실에 집중하기 힘든 나날들을 보냈다. 내가 가진 것보다는 내가 가질 수도 있는 것들, 변할 수도 있는 상황, 아직 오지 않은 미래 등 당장의 현실이 아닌 것들에 대한 기대가 많았다. 당연히 자주 실망했고 자주 괴로웠다. 기대를 현실로 만들 수 없는 상황에서 기대를 한다는 것은 '굳이 실망을 하기 위해 욕심을 부린다.'는 말과 같다. 불확실한 미래를 바라보며 핑크빛 인생을 기대하는 것도 바보 같은 일이다.
조금 덜 어렵고 덜 복잡한 삶을 위해 기대를 버리고 펼쳐지는 인생을 받아들일 것, 현재를 살 것. 내가 지금 이곳에서, 할 수 있는 몫과 그 결과까지만 나의 몫이고 그 이상은 내 것이 아님을 가슴에 새긴다.
오늘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