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조카의 탄생
안녕하세요. 저는 오도담이에요. 저는 그날도 찰랑 찰랑이는 아늑한 엄마 품속에 있었어요. 처음에는 콩알만했던 제가 이제는 쑥쑥 자라서 팔과 다리, 눈, 코, 입도 생겼대요. 그래서 이제는 우리 집이 많이 좁아졌어요. 열 달 전쯤이었나? 배를 퉁퉁 치며 집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아니 자고 있었나? 갑자기 나를 아래쪽으로 잡아 당기는 느낌이 났어요. 우리 집이 막 움직이면서 작아지는 것 같아서 몹시 놀라고 무서웠는데 조금 지나니까 다시 아무렇지 않더라고요. 안심하며 다시 잠을 청하려는데 또다시 집이 막 움직이는 거예요. 엄마는 작게 ‘아, 아야, 아이고’ 소리를 내다가 또 크게 소리를 내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어요. 엄마가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어서 제 몸도 같이 꿀렁꿀렁거려요. 히히. 자꾸 제 몸이 밑으로 내려가서 다시 위로 올라가려는데 그게 마음대로 안되더라고요.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는데 자꾸 밑으로 내려가라는 것 같았어요. 아무리 내려가려고 해도 내려갈 곳이 없는데 어떻게 하라는 거지? 참 난감했어요. 엄마가 자꾸 앉았다 일어났다 해서인지 조금 어지럽더라고요. ‘오늘 엄마가 왜 그러지?’ 엄마가 오늘 좀 힘든가 봐요. 내가 점점 커지고 무거워
서 그런가?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삐용삐용 하는 소리까지 나지 뭐예요. ‘아, 오늘 밤은 너무 시끄러워서 잘수가 없네.’ 한숨이 다 나왔어요.
엇 한참 울려대던 삐용삐용 소리가 멈췄어요. 엄마는 계속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는 걸 보니 많이 긴장 했나 봐요. 엄마가 긴장한 게 느껴져요.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왜 그러지?' 자꾸 큰 소리를 내면서 힘을 주는데 나를 떼어 놓으려나 봐요. 난 엄마랑 떨어지고 싶지 않은데, 엄마는 왜 자꾸 나를 밀어내는 걸까요? 나를 감싸주며 찰랑이던 물이 점점 줄어들어요. 엄마 품에 있고 싶어 버텨보려는데 이상하게 여기에서 나가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온몸에 힘을 주고 내려가려고 하는데 뭔가 단단한 막이 저를 자꾸 막아서요. 희미하게 밝은 빛이 들어오는데 저기로 나가면 되는 걸까요?
온몸에 있는 힘을 모아 머리로 보내고 으쌰 으쌰 기합을 넣으며 나가려고 안간힘을 써보는데 자꾸 뭔가에 가로막혀요. 으억. 엄마 저 너무 힘들어요. 손가락 발가락을 다 합쳐도 모자랄 만큼 있는 힘을 쥐어짜는데 으응? 갑자기 환해지면서 누군가 나를 잡았어요. 우와, 차갑고 또 차가워요. 나 이제 밖에 나왔나 봐. 동태를 살피려고 고개를 갸웃하는데 입안에 막 뭐를 넣어서 휘젓고 엉덩이를 막 때려요. 우쒸. 내가 얼마나 힘들게 나왔는데 나오자마자 내 엉덩이를 이렇게 치다니. 흥!! 한 번도 듣지 못한 목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들리는데 뭐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엄마, 엄마, 어디 있어요? 나 지금 여기 있어요."
우렁차게 엄마를 불러보는데 누군가가 내 온몸을 구석구석 만지더니 뭔가로 감싸 안고 들어 올려요.
"도담아, 고생했어, 엄마야."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며 익숙한 냄새가 나요.
"도담아, 고생했어, 아빠야"
자주 들리던 낮은 목소리가 유난히 더 다정하게 들려요.
"엄마, 아빠, 도담이 여기 있어요. 우리 오래오래 행복하게 같이 살아요."
이건 비밀인데요.
엄마 아빠가 나를 아주 많이 사랑한대요. 그렇지만 나는 그보다 더 우리 엄마 아빠를 사랑해요!!
오도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