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와 함께

생애 첫 자유로웠던 추석 명절

by 오난난

오늘은 내 생애 첫 자유로운 명절 연휴였다. 어찌나 좋았던지 너무 좋았어서 말이 다 안나오네.


어제 새벽 2시가 넘은 시간에 잠들었음에도 생각보다 눈이 빨리 떠졌다. 엄마는 벌써 부엌에서 언니네 가져갈 갈비찜을 하는 듯 했고, 더 늦게 잠드셨던 아빠도 실내화를 신고 거실에서 활동을 개시했다.
다들 연휴라 눈이 떠졌나 보군.

미리 준비한 언니의 임부복과 수유등을 챙기고, 엄마가 바리 바리 싸둔 반찬들도 챙겼다. 내려가보니 기특한 막둥이 오기사가 동 입구 가까이에 차를 빼두었더라. 5개월 차라 배가 제법 나왔을 언니와 뱃속에 있을 귀여운 조카 도담이를 보러가느라 너무나 설레이는 마음. 오기사도 많이 설레었는지 과일을 사러 마트에 도착해 잠시 도로에 차를 세우다가 휠을 긁고, 아빠도 내리려 문을 열다가 앞문이 긁혔다.. 후아 출발도 전에 이런 불상사가 생기다니. 그래도 뭐 이만하길 다행이지 생각하며 달려라 달려라.

생각보다 길도 거의 막히지 않아서 약속 시간에 맞춰 언니네 집에 도착했다. 도착해서 올라가려고 엘레베이터를 눌렀는데 형부가 뿅하고 나타났다.

오잉? 무거웠던 짐들을 멋지게 받아주는 형부.

시간에 맞춰 미리 내려와주는 쏘 스윗형부.(내가 바로 준비된 도담이의 스윗 파더다)


집에 들어서기 무섭게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언니의 귀여운 5개월 차 배를 문지르며 도담이하고도 인사했다. 멈칫하는 아빠에게 언니는 “아빠도 한번 만져봐요” 한다. 아빠는 이내 배를 문지르며 도담이 잘있었는 묻는다. 아니 왜 내가 거기서 괜히 뭉클.. 주책이야 정말.

반찬을 담고 나르다보니 어느새 상이 가득가득 채워졌다. 엄마가 해온 갈비찜,진미채와 더덕무침, 이모의 알맞게 잘 익은 열무김치와 그리고 언니의 정성스런 밥상.


여섯식구가 식탁에 둘러 앉으니 상도 꽉차고 자리도 꽉찼다. 도담이까지 합치면 일곱식구다.

상다리가 휘어지게 한 상이 차려졌다. 보기만 봐도 푸짐해서 든든해지는 마음. 그러나 배는 허전하니 어디 한번 채워보자. 배가 빵빵해지도록 맛있는 점심을 먹었고 맛있고도 아름다운 한 끼였다. 열심히 고기를 구워 준 형부 덕에 우리는 소고기를 원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감사의 의미로 설거지를 하기로 했다. 나는야 설거지 머신. 빠르고 신속하게 마무리 했다.



즐거운 후식 타임에 나타난 도담이 초음파 사진첩.
내가 선물한 책의 작가님이 선물로 같이 보내주신 예쁜 표지의 사진첩이다.

도담이의 초음파 사진첩은 아빠의 손으로 넘어가고 나와 동생은 약속이나 한 듯 아빠 뒤로 가서 영상을 찍으며 도담이를 마주했다.


콩만했던 도담이는 젤리곰을 지나 제법 사람 모습을 갖췄고 이제는 모든 장기도 완성이 되었다고 했고 크기만 잘 커지면 된다고 했다.


초음파 사진 속 얼굴 비비는 도담이.
진짜 너무 귀여운데 어쩌지- 벌써 너무 귀여운데-
사진첩을 덮고나니 언니가 찍어둔 초음파 영상을 보여준다. 눈을 떼지 못하고 바라보는데 언니가 갑자기 영상의 한 부분을 손가락으로 콕 누른다. 도담이의 다리 사이로 자기 주장 강한 무언가가 발견 되었다. 아드을! 아들이란다.
생각치도 못하게 남자 조카가 생긴단다. 신나게 몸으로 놀아주려면 체력부터 키워야겠다.

상상도 못했던 언니의 배부른 모습. 배가 제법 나왔지만 아직 많이 나오지 않았다. 임신했던 친구들의 모습이 신기했다면 언니의 모습은 믿기지가 않을 만큼 신비스럽다.

오난난 내년 3월에 이모 된다. 그리고 우리 엄마 아빠는 할머니 할아버지 된다!! 우리 도담이 얼마나 예쁠까. 얼마나 많이 사랑 받을까, 너에게 사랑을 주려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이 줄서있는데.

지금처럼 건강하게 기특하게만 잘 자라줘.

너무 잘 먹고 보고팠던 언니와 형부와 도담이까지 보고 돌아가는 길 행복하다. 한껏 밝아진 엄마와 아빠의 얼굴 덕에 내 얼굴도 한껏 밝더라.


큰집이라 항상 명절마다 해야할 일이 산더미라 집에 콕 박혀 있어야 했던 명절 전날이 어떻게 이런 날이 될 수가 있나 싶다. 엄마가 결혼한 지 37년, 처음으로 찾아온 휴식같은 명절 전날. 엄마 말대로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뜻하지 않았던 선물같은 하루. 요즘 선물을 많이 받아 행복하다. 그리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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