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출새도 없이 그저 내린다
오늘은 눈소식이 있었는데
눈은커녕 비 한 방울도 안 내리더라.
하루 종일 흐리기만 하던 하늘인데
밤이 되니 무작정 흐른다.
갑자기 흐르는 비에 속수무책으로 젖는다.
오랜만에 네가 오려나?
늦은 밤 비가 오는 걸 보니
오늘은 네가 오려나보다.
이제는 잊은 줄 알았던 네가
아직도 내 가슴 언저리 어딘가에 남았나 보다.
창문에 부딪히는 빗소리는 안 들리건만
내 마음에 요동치는 빗소리만 요란하다.
어느새 얼굴이 흠뻑 젖었다.
현실에서는 만날 일 없는 우리지만
오늘 밤 꿈속에는 네가 오려나보다.
나만 알고 나만 느끼는
조금 이른 봄비인가 보오.
차라리 왕창 내려서
아픈 마음, 서러움 모두 가져가주길.
듬뿍 흘러서 너도 데려가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