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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션뷰 Aug 04. 2021

네이버웹툰 <청춘 블라썸> 유치한 게 뭐 어때서?

과몰입과 딴생각 ep.3 - 네이버웹툰 [청춘블라썸]을 보고,

학원물 웹툰, 유치한 게 뭐 어때서?

[유치하다] 1. 나이가 어리다. 2. 수준이 낮거나 미숙하다.

어리기에 더 특별하고, 어렸기에 더 공감할 수 있는 학원물 웹툰 리뷰 


* 해당 리뷰는 <청춘 블라썸>의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웹툰 <청춘 블라썸>

이제 막 청춘을 시작하고 있는 아이들. 그리고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은 그 시절의 기억들. 봄으로 가기 위한 그들의 성장통. <청춘 블라썸>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로 나뉘어 스토리가 전개되는 '옴니버스' 형식의 웹툰이다. 다만 옴니버스라 하더라도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인물이 다를 뿐이지, 동일한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 

웹툰의 주요 컨셉은 '계절'인데, 30개의 회차로 이뤄진 하나의 에피소드가 각 계절 배경에 맞춰 진행된다. 이야기의 중심 인물 또한 '보미', '하민', '가을', '동채'로 계절의 특성을 보여주고, 실제 연재 또한 사계절에 맞춰 진행되기 때문에 독자는 동시간의 이야기로 느끼면서 더 깊게 몰입하고 공감한다. 



EP1. 보미의 꽃

꼬여있지 않아 쉽게 와닿는 캐릭터


첫 번째 에피소드는 보미 중심의 로맨스가 주 서사를 이룬다. 고등학생이라 조심스럽지만 그래서 더 대담하고, 설레는 이야기. 하지만 이 글에서는 스토리보다 각 인물들의 캐릭터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웹툰에서 '나는 누구야', '나는 이래'라고 직접적으로 말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너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소개되는 장면들이 많았다. 사실 이런 방식이 특별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아직 '나'를 정확하게 알기 어려운 나이라는 점을 반영한 것 같기도 해서 인상 깊은 부분이었다. 

차례대로 보미, 진영, 재민, 선희의 성격을 엿볼 수 있는 장면


#보미에 대한 선희의 말 "넌 너무 착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 

보미는 선하고, 누구에게나 친절하다. 이로 인한 나름의 스트레스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바보 같기만 한 여주는 아니다. 아닌 건 아니라고 자기 목소리도 내고, 심지어 화날 땐 누군가의 머리채까지 잡는다.

#진영에 대한 보미의 말 "저렇게까지 허세나 가식이 없으면 얄미워도 신뢰는 가니까"

진영은 말하는 게 직설적이고 솔직해서 미움도 많이 산다고 한다. 하지만 보미에겐 그게 나쁘게 보이진 않는 것 같다. "상대한테 기대하는 게 없다고 해야 되나? 사람들이 나한테 기대하는 모습 같은 게 있잖아. 나는 인상 때문이지 좋게만 봐주는 사람이 많았거든"

#재민의 말 "겉으로만 강한 척하는 그런 게 아니라, 진짜 마음이 단단한 애라는 거."

재민이 진영을 설명하는 말이지만, 어떻게 보면 자기 스스로를 겉으로만 강한 척하고, 마음이 단단하지 못한 사람이란 자각이 아니었을지. 재민의 이야기는 에피 2에서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선희에 대한 재민의 말 "자기 주변 사람들은 엄청 신경 쓰거든."

대표적인 외유내강의 츤데레 캐릭터. 굳이 안 해도 될 말을 해 진영보다 더 미움 살 캐릭터지만, 재민을 다시 만났을 때 '웃고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한 것처럼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자기보다 남을 더 생각하는 모습도 보인다. 



EP2. 하민의 꽃

몰입하게 만드는 서사의 흐름

55화. 하민의 죽음에 대해 말하는 장면

에피 1에서는 가벼운 로맨스를 소재로 네 주인공들의 캐릭터성을 돋보이게 다루었다면, 에피 2에서는 눈물 콧물 다 뽑는 슬픈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인공은 이미 세상을 떠난 재민의 형 '하민'이지만, 실제 하민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은 많지 않다. 웹툰은 '하민이 왜, 어떤 이유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을까'라는 실제 과정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오로지 남겨진 사람들의 시선으로만 스토리가 전개된다. 그래서 오히려 수많은 생각과 추측, 억측으로 보다 보니 독자들은 이야기에 더 몰입될 수밖에 없다. 

그러다 하나씩 발견하게 되는 흔적과 이제서야 알게 되는 마음에 공감을 넘어서 사무치게 감정 몰입을 하게 된다. 작가님은 철저히 남은 사람들이 감당해야 하는 슬픔의 시간들을 비춰주고, 그들의 후회, 그리고 이후의 삶을 어떻게 버텨가고 있는지까지 보여줌으로써 한 사람의 소중함과 빈자리를 더욱 이질적으로 깨닫게 한다.  



남은 에피소드. 가을과 동채의 이야기

좋은 얘기는 봄이 끝이었나

가을과 동채

남은 이야기는 추측컨대 가을과 동채의 이야기. 하지만 또 지독하게 아픈 얘기일 것 같다.


상큼 달콤한 이 계절, 봄을 시작하는 우리. 아름다은 봄꽃, 따뜻한 봄바람, 달콤한 봄 내음. 그런 것들에 취해 마냥 들떠있었던 우리는 작은 일에도 마음껏 울고 웃고 싸우고 별거 아닌 것에 마음 설렐 수 있는 이 따뜻함이 모두에게 똑같이 찾아오는 게 아니라는 것을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더 차갑게 느껴지기도 한다는 것을 아직은 알지 못했다. -1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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