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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hms Mar 09. 2016

사용 당할 것인가 부름 받을 것인가

Intro. 취업에 대처하는 취준생의 당당한 자세


Want to be used? or be scouted?


난 월급 날마다 '감사합니다! 주인님! 충성!'을 외치며 사용당하고, 사육당하는 노예가 되고 싶지 않았다. 야근을 하더라도 '고맙네! 앞으로도 잘 부탁하네!'라며, 내 진가를 알아주는 곳에서 꿈을 펼치고 싶었다.


별것 아닌듯 보이는 이 mindset의 차이가 취업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를 만들고, 결국 결과의 차이로 이어진다. 기업에서 자신들을 뽑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업들이 제시하는 보편적인 틀과 기준을 따르는 이들과 달리, 본인만의 무기를 찾고 단련하겠다는 자유의지와 신념을 갖고 경험을 쌓은 이들은, 결국 자신들 본연의 경쟁력을 갖추고 취업시장의 강자로 우뚝 설 수 밖에 없다.

나의 경우, 직원 8명짜리 부동산 컨설팅 회사에서 인턴을 하고, 수능 수험생들을 위한 NAVER 카페를 만들어 운영하고, 광고디자인 회사의 Project Manager 업무를 경험하기도 했다. 학창시절 주변의 친구들은 나만 보면 '너 그거 왜하냐?'라고 질문하기 일쑤였다. 기본적인 외국어 실력이 있어 그렇게 하고 싶은걸 하고 다닌게 아니냐 묻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나는 교환학생은 커녕 그 흔한 미주ㆍ유럽여행 한 번 가본적 없는 토익스피킹 레벨 6의 순도 100% Native Korean이다. 제 2외국어? 이건 아마 다음 생까지는 도전하지 않을 듯 싶다. 

나중에 취업을 생각했다면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감히 그러지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아이러닉하게도 이런 핀트에 어긋난 경험들을 갖고, 현대자동차 해외영업, 대우조선해양 해외영업. 현대상선 해외영업, SK이노베이션 사업기획, 한국타이어 전략, S-Oil 기획, 현대중공업 경영기획, CJ E&M 전략/기획, 다음 Business기획 등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서류전형을 뚫고, 일부 기업들에서는 최종 관문까지도 넘을 수 있었다.


Why not?


자소서를 쓸 때도, 면접을 쓸 때도 주변을 기웃거리거나 조언을 구하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랬다면 감히 토익스피킹 레벨6의 점수로 유수 대기업들의 해외영업에 지원할 생각조차 못했을 것이다. 주변 선배, 친구, 후배, 너나 할 것 없이 '기업에서 원할거라고 생각되는' 스펙을 키우는데 여념이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난 지원했다. 관련된 경험이 있어서? 전략 직무 경험이 있어서? 전혀 아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내가 해외사업, 영어, 또는 외국어와 관련해서 갖고 있는 연결고리는 'Nothing'이다.


내 경험이 관련된 경험이 맞을까? 내가 될 수 있을까?와 같은 고민에 쏟는 에너지 조차 아까웠다. 대신, 어떻게하면 나만이 갖고 있는 무기와 경쟁력을 지원하는 기업, 지원하는 직무와 Align 시킬 수 있을지만을 치열하게 고민했고, 내 기준에 관련성이 떨어지더라도 Appeal 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는 논리가 서면, 지원 직무와 내 경험이 다소 맞지 않아 보여도 관계없이 과감하게 지원했다. 그리고 대다수 취준생들의 보편적인 생각과는 달리 결과는 좋았다.

비단 내 경우만 놓고 이렇게 자신있게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4.3만점 기준, 3.0의 학점으로 삼성물산(상사) 부문에 합격한 친구, 무스펙 저학점으로 LG하우시스 영업직에 합격한 공대생, 인턴 경험 하나 없이 현대글로비스에 합격한 어문계 문과녀, 졸업 후 1년 반의 공백을 딪고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한 문과녀, 인사팀 경력으로 외국계 금융회사 세일즈직군으로 이직한 친구까지, 이들은 회사가 바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애써 노력하지 않았다. 오히려, 본인들이 생각하는 논리로 자신이 갖고 있는 경험과 강점들을 상대방에게 자신있게 전달하는데에 집중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어차피 날 뽑는건 기업의 몫이다. 저들이 날 뽑을지 말지를 내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다만, 난 이런 사람이요. 난 당신들이 날 이런 이유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필요하면 불러주시오. 라고 자신있게 본인을 어필하고, 결과를 기다리면 그만이다.


대기업 사원 사용설명서를 충실히 따르는 요즘 취준생들


하지만, 요즘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의 현실은 사뭇 다르다. 학기 초부터 열리는 채용설명회를 부리나케따라 다니고, 원하는 기업에 합격한 합격자들의 스펙을 찾아 분석하고 그들의 스펙에 맞추어 취업 준비 전략을 수립한다.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 회사에서 제시하는 기준에 따라 학점부터 교환학생, 어학연수, 인턴, 공모전, 대외활동, 어학, 자격증까지 어느 하나 부족함없이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문제는, 분명 기업들이 요구하는 기준들에 따라 취업을 준비하고 있겄만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본연의 개성과 경쟁력을 잃어간다는 것이다.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대다수 취준생들이 기업에서 제시하는 기준과 가이드라인에 따라 취업을 준비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게 주변 경쟁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스펙을 가진 흔남, 흔녀로 전락해 버리는 것이다.

'난 이런 무기와 경쟁력이 있는 사람이니 필요하면 불러주세요.'가 아닌, '저 당신들이 원하는 스펙을 다 준비해 왔으니 제발 뽑아서 써주세요'의 약자적 입장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절박하게 취업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시작한 스펙쌓기로 인해 외려 자승자박이 되어 돌아오는 것이다. 

인턴, 공모전, 대외활동, 어학연수, 학점관리, 어학공부 등등을 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무엇에 비중을 두고, 무엇을 하든지간에 그 중심에는 '본인'이 있어야 하며, 본인의 기준에 따라 경험을 쌓고, 자신만의 무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내 경험의 주인은 나지, 기업이 아니다. 면접에서 오히려 여러분들의 경험을 폄하하기 위한 질문을 던져도 당당하게 본인이 경험한 가치를 납득시키고 전달해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몫인것이다. 


우리가 甲이고, 기업이 乙이다. 필요하면 연락해라.


'기업에서 제발 날 뽑아줬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결코 합격가능성이 높아질리 없다. 오히려 떨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 자꾸만 기업이 정한 틀 속에 갇혀 생각하다보니 본인만이 갖고 있는 매력과 장점이 있음에도 외면하고, 기업에서 원한다고 소문난 스펙 7종 세트를 키우러 갈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취준생들과 직접 교류하고, 그들을 돕다보면 한 명, 한 명 각자가 갖고 있는 차별점과 강점이 분명히 있음을 느낀다. 다만, 기업에서 원한다고 생각되는 것들만 좇다보니 더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잠시 잊게 되는 것 뿐이다. 


이제, 여러분들 자신을 먼저 찾아야 한다. 여러분들 개개인이 소중한 인격체이며, 충분한 매력을 소유하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기업이 원하는 삶을 살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자신만의 경험을 쌓고, 나만의 엑스칼리버를 찾고 단련시키자. 


그리고, 당당하게 취업시장에 임하자. '난 충분히 가치있게 살아 왔습니다. 제가 살아온 인생의 가치는 이 정도입니다. 제 가치를 인정해 주실 분이 계신다면 불러주십시오. 절 인정해 주는 곳이라면 최선을 다해 일할 자신이 있습니다.' 라고 자신있게 외치자.


결코 회사가 갑이 되어서는 안 된다. 회사는 자선사업의 일환으로 여러분을 채용하지 않는다. 회사의 이익증대를 위해 여러분들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바로, 취준생들이 甲이고, 회사가 乙이어야 하는 이유다. 자신있게, 당당하게 취업을 준비하고 임한다면 분명 더 많은 기회가 여러분들에게 주어질 것이라 장담한다.


O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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