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성별, 전공, 직무 불문 스펙을 초월하는 취업합격 비기
안녕하세요. 옴스입니다.
오늘은 조금은 특별한 글을 공유합니다. 올 상반기 합격하신 분의 후기글입니다. 합격의 의미보다 후기로 남긴 내용들 하나하나가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큰 울림과 공감, 의미를 줄 수 있는 내용들로 가득찬 나머지 브런치 글로 게시하게 되었습니다. 스펙에 대한 그릇된 인식부터 자소서, 면접 단계 마다 중요하게 작용하는 핵심, 취업을 거치면서 지원자들이 마주하게 되는 불안함, 좌절, 그리고 극복까지 하반기와 이후의 취업을 앞두고 있는 다른 모든 지원자들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합격자께서 후기로 남겨주신 내용을 그대로 게시합니다.
안녕하세요! 특별한 내용은 없지만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길 바라며 후기를 적습니다. 취업 준비 후기라기 보단 '난 역시 안 될 거야.'의 악순환 탈출기에 더 가깝지 않나 싶네요.
▶ 기본적인 스펙, 그리고 취준 결과
1. 스펙
서울 소재 대학, 비상경 문과, 석사, 토익 860, 오픽 IM2, 한국사 2급, 여자, 30대, 올해 상반기가 첫 취준이었습니다. 한가지 더 말씀 드리자면 저는 시험 준비 및 개인 사정으로 인해 공백기간이 아~주 길었고, 아주 못생겼고 완전 튼실한 몸뚱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취업 준비를 하는 내내 이 부분 때문에 제가 상반기 안에 면접을 통과할 수 있는 확률은 제로라고 단정짓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마인드를 뜯어고치고 나서야 합격에 가까워질 수 있었는데, 이건 뒤에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2. 결과
대기업, 중견기업, 정부 부처, 공공기관 등 약 45개 기업에 지원했고 서류는 20여 곳에 합격했습니다. 취준 전 제가 가졌던 편견과 달리 사기업 합격률이 훨씬 높았습니다. 인적성 시험이 없거나 일정이 겹쳐서 포기했던 곳을 제외하면 한국마사회 이외의 인적성은 모두 합격했습니다. 1차 면접에서 반복되는 탈락의 늪에 빠져있다가 정규직 기준 5개 회사에서 최종 면접을 보았고, 개인적으로 취업을 준비하게 된다면 가장 입사하고 싶다고 꿈꾸었던 기관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 전반적인 취업 준비 및 공채 지원 과정에 대한 이야기
1. 서류
대기업 공채가 뜨기 시작하던 시기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자소서를 거의 쓸 수 없었고, 대신 3월 말부터 5월 초까지는 하루 한 개 이상의 자소서를 썼습니다. 시간 초과로 제출하지 못한 자소서까지 합치면 저 기간 동안 50개 넘는 자소서를 작성한 것 같습니다. 자격증 스펙 높이기, 상식 공부, 인적성 문제풀이 등에 투자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일단 단기간에 바꿀 수 있는 자소서를 가장 우선순위에 놓고 집중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정규직 위주로 쓰기는 했습니다만 회사나 직무가 너무 마음에 들면 채용형태를 불문하고 일단 썼습니다. 가려가면서 써야 하지 않느냐는 말도 들었지만 더 이상의 공백기를 가지고 싶지 않았고, 자소서를 작성해본 적도 없었던 터라 복붙용 자소서 샘플을 만든다고 생각하며 임했습니다. 초반에는 너무 안 써져서, 중후반에는 준비해야 할 일이 정신 없이 밀려오는데 기한 안에 제출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울면서 썼습니다. 지칠 때마다 안내면 가능성이 0이지만 내면 1이라도 되겠지, 하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다른 건 크게 따지지 않았지만 직무는 가려가면서 썼습니다. 옴스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합격 측면에서든 커리어패스의 측면에서든 직무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후 전공우대가 있거나 채용인원이 많더라도 제가 하고 싶지 않은 직무는 쓰지 않았습니다. 사기업 기획/전략의 경우 전공과 상관 없었지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잘 풀어서 써보려고 했고, 실제로 최종면접까지 가기도 했습니다.
2. 자소서 스터디
저는 말은 잘 듣는데 (옴스님…그렇죠…? 그렇다고 해주세요…) 좀 게으른 학생이었습니다. 스터디 초반에 과제를 거듭 제출을 못 했던…T.T…그래도 옴스님이 해보라고 하신 건 좀 느려도 다 해보려고 했습니다.
제일 먼저 집중한 것은 재료 찾기 입니다. 남에게 저를 보여주긴 해야겠는데, 제가 뭘 하고 살아왔는지 저도 잘 모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부심을 느끼는 굵직한 경험을 어필하려고 질문에 억지로 끼워 맞추니 글이 어색했습니다. 구석 구석 숨겨진 재료를 찾자 내용도 더 풍부해지고 자소서 작성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정리해보니 시키니까 했던 일, 해야 하니까 했던 일 등등 별 의미를 두지 않았기 때문에 잊고 지낸 사소한 경험이 참 많더라고요. 내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한 가지 경험도 여러 답변에 쓰일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 다음에는 스터디원들의 자소서 수정 과정을 보며 각 기업이 자소서 항목에서 진짜로 궁금해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그 의도를 어떻게 추출해내는지, 어떻게 답변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등과 같은 '접근 방식'을 익히고자 노력했습니다. 제 자소서는 보여주기식 나열만 하고 있어서 제가 봐도 가독성이 떨어지고 요지도 모르겠고 피곤했습니다. 방법을 고민한 뒤에야 비로소 경험의 크기나 개수보다는 '왜' 했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고, '무엇을' 느꼈고, 그로 인해 어떤 가치관과 태도를 지니게 되었는지가 중요함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다른 스터디원의 자소서가 위의 구조를 갖췄을 때 훨씬 쉽고 명료하게 읽혔기 때문에, 제 인생을 모르는 인담자의 눈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룹 스터디 하시는 분들은 내 것을 고치는 데에만 집중하지 말고 다른 분들의 자소서 작성 방법, 수정이 필요한 이유, 수정 방식에서도 많이 배우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경험 관련 질문에는 위의 구조를 갖추되 질문의 의도에 적합한 전달 방식을 고민했고 복붙 할 때에도 어느 부분을 더 강조할 지 기업이나 직무 특성에 맞게 계속 수정했습니다. WHY?가 많아지니 자연스럽게 가장 난관이었던 지원 동기와 직무 항목에도 제 생각을 조금이나마 담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이 직무란 무엇인지, 그것이 회사와 나에게 왜 중요한지 의미를 추출해보려고 마인드맵도 여러 번 그렸고, 제 해석이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 아닌지 옴스님께 여쭤보기도 했습니다. 주로 경영지원 혹은 기획/전략을 썼는데 비상경에 스펙도 별로인 제가 소위 상경계의 스펙 파티라는 대기업 기획/전략 직무의 최종 면접에 갈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생각이 전달되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나의 생각을 담기 전과 후의 서류 합격률이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옴스님의 끊임없는 질문에 대해 답하는 과정이 취준에 주효하다는 생각을 공고히 했습니다.
자소서 그거 아무도 안 읽어요, 라는 말도 많이 봤는데...모르겠습니다. 그런 말에 흔들리지 않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흔들리기 시작하면, 저는 취업 가능성이 0에 수렴하는 스펙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정신승리를 시전했습니다...ㅎㅎ 적어도 커트라인 경계에서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고 성실하게 작성하려 노력했습니다. (대충 쓰면 면접에서 낭패를 보실 수 있습니다.) 소제목에도 내용을 직관적으로 담고자 여러 번 수정을 거듭했고요..
복기하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자소서와 면접은 같이 간다는 옴스님의 말을 면접에 가면서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걸 좀 더 일찍 깨달았다면 고생을 좀 덜 했을텐데 말이죠.
3. 인적성
인적성은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제가 드릴 조언이 딱히 없습니다. 자소서 쓰기도 벅차서 서류 합격결과가 나오면 급하게 문제집 한 권 사서 유형만 보고 갔습니다. 부끄럽게도 인적성을 잘 봤다고 느낀 적은 없습니다. 그래도 마사회를 제외하면 다 붙었던 것을 보건대 인적성 합격 기준은 정말 알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적성은 풀 수 있는 만큼만 풀고 찍기 감점 없다고 명시하는 경우에만 찍었습니다. 인성은 인재상과 맞추라는 말도 많은데, 저는 훈련도 안 된 상황에서 그렇게 풀면 앞뒤 달라서 유효성 검증에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싶어 그냥 솔직하게 풀었습니다.)
우리의 소중한 시간과 정신 건강을 위해 인적성은 보고 나면 잊으세요. 실제로 저는 절반 이상을 빈칸으로 남겼는데 남들은 다 쉽다고 난리기에 멘탈이 바스라졌던 첫 사기업 인적성 시험을 통과한 후, 채점 기준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전전긍긍해봐야 달라질 것은 없다는 옴스님 말씀을 마음에 새겼습니다.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기억도 안 나는 문제 후기 찾아 읽으며 쉽다는 글에 상처받고, 시간을 날리기엔 시간이 아깝습니다.
Ohms : 인적성만 끝나면 못본 것 같다, 불안하다 등등의 말들로 감정소모를 했었습니다. 비단 이 분만의 문제는 아니었죠. 하지만, 시험이 이미 끝난 뒤라면 결과는 알아서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잘본지, 못본지도 모를 시험의 결과를 놓고 전전긍긍할 것이 아니라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할 일을 하면 그만입니다. 결과가 바뀌지 않는 일에 불필요하게 감정을 소모하고 에너지를 쏟는 일만큼 바보같은 일도 없습니다. 게다가 기회는 많습니다.
4. 면접
운이 좋게도 문송한 30대 여자 사람치고는 꽤 여러 번의 면접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그 기회를 다 날려버렸다는 점입니다. 탈락했던 제일 큰 원인은 '나는 어차피 면접에서 떨어질 것이다.' 라고 단정지었던 제 사고방식 때문이라고 봅니다. 상반기가 중반에 접어들었음에도 경험치를 쌓자, 하반기에 이 경험을 가지고 스펙과 외적 요소를 바꿔서 취업하자, 라고 생각하며 면접에 임했습니다.
1차 면접에서 계속 고꾸라졌습니다. 떨어져도 문제의 원인을 찾기 보다는 나이, 외모, 애매한 학력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 탓에 마인드를 바꾸거나 내 장점을 잘 전달하려 노력해야 할 시간에 다시 자소서를 썼습니다. 면접이 직접에 다가오면 옴스님께서 하지 말라던 기업 정보 외우기, 예상 질문 100문 100답 답변 만들기, 매뉴얼 짜기 등등… 불안감을 줄일 수 있는 일만 찾아서 했습니다. 내가 어떤 색을 가진 사람인지 전달하지 못했고 공격을 받으면 멘붕이 오거나 방어하기에 급급해서 아무 말, 앞뒤 안 맞는 거짓말을 하고 나오기도 했습니다.
첫 만남 때 '나이요? 맞아요, 많은 편이죠. 그래서요?' 라고 하셨던 옴스님의 말에 담긴 의도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되 내가 가진 강점을 찾아 제대로 전하라는 것이었는데 저는 '아, 역시 옴스님이 봐도 나이가 많구나…' 하고 땅굴을 팠습니다. 옴스님과 면접을 복기하던 중 아주 따끔하게 혼이 난 후에야 하반기 합격을 위한 경험을 쌓겠다던 마음가짐을 고쳐먹었습니다.
저걸 핑계 삼아 저의 다른 부족함을 외면하고 있었더라고요. 면접에 오라는 것은 서류에 드러나는 저의 '결함'을 받아들이겠다고 한 것인데도 말입니다. 회사가 굳이 저를 공격하기 위해 귀한 시간을 투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태도를 바꿨습니다. 어렵게 얻은 기회인 만큼 후회는 남기지 말자, 나는 단점도 많지만 장점은 더 많다는 마음으로 임하니 훨씬 편안해졌습니다. 그제서야 제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씩 보여줄 수 있었고 비로소 최종 면접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취준생들과 면접 스터디를 할 때는 지적 받지 않았었던 부분도 옴스님께서 정확하게 짚어주셨습니다. 뭐든 직무 지식과 연결하려는 버릇, 질문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아무 말이라도 하며 상황을 면피하려는 습관, 장황하게 말을 늘어놓는 버릇을 고치고자 녹음하고 다시 들어보고 고치고 했습니다. '담백하게 간결하게 핵심만 전달하기.' 제가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거든요. (지금도 못하는 것 같긴 하네요 ㅎㅎ)
면접 역시 결과를 알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굉장히 잘 봤다고 생각했던 기업에서 탈락 통보를 받았고, 실수가 많았다고 생각했던 곳에 합격한 것을 보면 말입니다. 다만 자소서와 면접이 연결된 것은 확실합니다. 특히 구조화 면접 중에는 자소서를 쓰며 고민하지 않았던 질문이 나올 때마다 여지없이 말문이 막히곤 했습니다. 얼마나 많이 고민했는지에 따라 답변에 대한 자신감도, 답변의 깊이도 달라지더라고요. 나중엔 기업 정보 달달 외울 시간에 지원동기만 확실히 하고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인지 어떤 경험을 했었는지 쭉 다시 한 번 정리하고 갔습니다. 실제로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는 직무에 대해 다른 지원자들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 제 답변에서 고민의 깊이를 읽어낼 수 있었다며 그 부분을 좋게 보셨다고 하셨습니다.
▶ 취준에 있어 중요하다고 느낀 것
1. 마인드컨트롤
제일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힘든 부분이기도 하고요. 주변에서, 온라인에서 하는 이야기에 흔들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도움이 될 뼈 아픈 조언은 추리되,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데에 별 도움도 안 될 부정적인 평가나 이야기는 걸러 들으세요. 운다고 붙여줄 것도 아니고 절망해봐야 무언가 달라지지는 않으니까 (경험담…) 긍정적인 피드백에 집중하며 달리셨으면 합니다. 내가 최종 합격할 수 있을지 아닌지는 끝까지 가보기 전엔 누구도 모릅니다. 불확실한 남들의 평가에 흔들리며 가능성 점쳐보고 시간 날리기엔 마찬가지로 시간이 아깝습니다.
제가 누군지 알려질 가능성이 있음에도 스펙을 적은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하다고 응원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각종 취준 카페에 제 스펙을 그대로 올렸다면 문과 일반직 신입으로 취업은 솔직히 많이 어렵겠단 소리 밖에는 듣지 못했겠죠. 이공계도 아닐뿐더러 학위를 감안해도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는 무경력 여자 신입사원으로는 적지 않은 나이이긴 하니까요. 실제로 주변에서 서류 합격도 힘들 것이니 마음 단단히 하라는 말을 많이 듣고 시작했습니다. 그 말에 겁먹고 슬퍼하며 그만뒀다면 지금의 결과는 없습니다.
주저앉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탈락 결과에 담담해지면서 취준 시장이 요즘 어려워서 그런 걸거야, 내가 지원하는 직무는 한 명 뽑으니까 어쩔 수 없어, 하고 무력감에 휩싸여 대충 보낸 날들도 있었는데 시간이 빠듯해지니 그 기간이 너무 후회되더라고요. 쉽진 않지만 떨어져도 감정적 후유증을 빨리 털어내시는 만큼 취준 기간은 줄어듭니다. 저는 사실 최종 면접을 봤던 회사 중 두 곳의 최종 탈락 통보를 받은 당일 저녁에 질질 짜면서 현재 입사한 회사의 자소서를 써서 제출했습니다. 그 때, 취준 초반의 제가 그랬듯 속상함에 시간을 날렸다면 이 회사와는 인연이 닿지 못했겠지요.
2. 자소서와 면접준비 병행하기
자소서와 면접 준비는 옴스님 말씀대로 정말 한 세트입니다. 꼭 병행하세요. 면접에서 예상치 못한 질문에 잘 답변하고 전달력을 높이려면 내 경험과 생각에 대한 꼼꼼한 이해를 선행해야 합니다. 그래야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이 나왔을 때에도 원만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A라는 질문이 들어왔을 때 A'라고 답변해야지, 하고 외우면…외운 티가 나더라고요. 원했던 질문이 나오고 잘 답변하면 그나마 다행인데, AB라고 질문이 들어와서 꼬였을 때 갑자기 멘붕이 와서 딴소리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지도 모릅니다. T.T…C라는 질문이 들어오면…말잇못…(경험담222…………….)
사실 대부분의 회사가 자소서에서 묻는 지원 동기, 직무에 대한 나의 생각, 나의 장단점(강/약점), 난관에 처한 경험과 극복 방식, 나의 가치관,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의 경우 직업윤리) 등은 결국 면접 인성 질문과 연계되어있습니다. 자소서를 쓰면서 충분히 고민하고 정리하고 답변해본다면 면접 준비에서도 유리해지실 겁니다.
단, 글과 말은 다르기 때문에 전달하는 방식에 대한 훈련도 필요합니다. 인적성 합격자들과 면접 스터디를 해보고 최종 결과까지 공유하면서 느낀 바로는 면접에서는 '태도'와 자신감이 정말 중요해 보였습니다. 말은 입 밖으로 자꾸 내보시고, 녹음해서 들어도 보세요. 오그라들어도 전신 거울 앞에 앉아서 답변하는 태도와 자세도 한 번씩 보시길 바랍니다. 불합격에 대한 두려움으로 준비를 할 때와 후회 없이 나라는 사람을 알려보자라는 마음으로 준비를 할 때의 답변 내용과 자세가 다르다는 점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또, 내 안에서 정리된 질문일수록 자신 있어 하는 스스로의 목소리와 눈빛, 자세를 발견하실 수 있을 거예요. 옴스님께서도 이런 '태도'를 누차 강조하셨는데 저는 그 근간이 되는 자신감을 가지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이하의 3번도 중요합니다.
3. 내 인생 아껴주기
옴스님이 역시 나는 안 될거야의 굴레와 절망의 늪에 빠진 제게 취준생 4명을 모아두면 4명이 서로를 부러워한다고 하시더군요. 내가 가진 강점에나 집중하라고요. 머리로는 이해가 가는데, 마음으로 쉽지 않았던 일이었습니다.
시험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뒤 제 삶을 지독히 미워했습니다. 출발선이 비슷했음에도 각자의 길에서 승승장구하는 친구들과 달리 꿈조차 초라해진 저를 마주할 때마다 제 자신이 너무 한심했고 성공은 커녕 사회에서 혹은 인생에서 스스로 지니는 의미조차 찾지 못하는 똥 만드는 기계가 된 것 같아 쉽게 자괴감에 빠졌습니다.
그래도…가시적인 결과물은 부족하더라도 나름대로 노력해온 인생이라는 것은 자기 자신이 제일 잘 알잖아요. 면접장에서든, 혹은 온라인에서 자료를 찾아볼 때든 쉬이 평가하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게 될 때면 그래도 내 삶이 비난 받을 삶은 아니라고 항변하고 싶더라고요? (까도 내가 까) 취준 뿐만 아니라 여러 난관을 마주할 때마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임했는지, 어떤 처절함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스스로가 제일 잘 아니까 쓰담쓰담 해주세요. 내가 지나온 발자취에 앞에 떳떳해져야 마인드 컨트롤도, 자신감 뿜뿜도 가능해지는 것 같습니다. 살아온 족적을 부정하는 모습을 인담자들이 어여삐 여겨줄 리는 만무합니다.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꿔보되 내가 바꿀 수 없는 지난 과거에 대해서는 불행을 탐닉하지 말고 교훈만 얻으셨으면 합니다. 물론…저도 아직 극복하는 과정입니다 T.T ㅎㅎ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사실 전 나이가 나이인지라 주변에 요즘의 취업 시장을 알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조언을 구할 곳도 없었고, 일반 취준 스터디는 스터디원들 나이가 예상이 가서 부담스러웠어요. 혼자서 진행하며 고쳐나가기엔 시간이 부족하지 않을지 걱정하던 차에 우연히 브런치 앱을 통해 옴스님의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옴스님 글에는 진실함이 담겨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스펙의 사람들을 어느 곳에 취업을 시켰다, 라는 결과론적인 부분에 대한 광고가 아니라 각각의 취준생이 어떻게 나만이 가진 인생 재료를 맛깔나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조언이 담겨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래 전 K모 재수학원을 다닌 이후 스펙이나 아웃풋을 강조하는 글에 대해 좀 냉소적인 측면이 있기도 했습니다. 이 학원 다닌 분들은 다 공감하시지 않을까 싶네요.)
스터디를 신청하기 전, 혼자서 작성했던 자소서를 브런치 내용을 반영해서 수정해보니 글이 달라지더라고요. 이전의 글이 나열식이었다면 이후의 글은 '왜' 내가 그런 일을 했는지에 관한 내용이 일부 녹아있었고, 옴스님을 실제로 만나 뵌 후 배울 것이 많겠다 싶어 그룹 스터디까지 참여했습니다.
스터디 중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인생을 돌아보고 경험 하나 하나를 뜯어보며 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시간은 취업이라는 이슈가 지나간 후에도 아주 값지게 남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제 삶의 방향에 대해 이렇게 고민해본 적이 있었나 싶었거든요. 네… 어떻게 마무리하지? T.T 여러분은 모두 누군가 부러워하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걸 무기로, 인생의 불확실에 맞서 싸워 이겨서 행복한 승리자가 되는 내일의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 파이팅!!
블로그에 올렸을 때에는 제가 부연한 부분도 있었지만 최대한 부연은 자제했고, 일부는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합격하신 분을 보여드리고 싶음이 아닌 이 분께서 정성스럽게 정리하신 소중한 경험들을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디에 합격하셨는지, 구체적인 스펙은 어떤지에 대한 내용도 없습니다. 어떤 스펙으로 어디에 취업을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취업에 성공한 모든 이들의 경험 하나하나가 특이한 케이스이자 의미 있는 경험들이기 때문입니다. 그 보다는 취업을 앞두고 있는 다른 이들에게 공감과 깨달음을 줄 수 있는 메시지가 있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니까요. 후기 곳곳에 담긴 태도, 자소서, 면접, 취업, 인생에 대한 조언들까지 구석구석 살펴보고, 힘든 시기를 마주할 때마다 읽어보고 마음 다잡으셨으면 합니다. 모든 지원자들, 취준생들 한명, 한명의 인생은 그 자체로 의미 있고 소중하다는 점 잊지 않으셨면 합니다. 대한민국 취준생들 화이팅!!!
Oh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