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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hms May 27. 2020

4화. 지원동기는 동백꽃 황용식이처럼

거짓 호감은 금새 탄로난다. 진짜 진심은 정확한 이해에서 시작된다.

KBS드라마 동백꽃필무렵 7-8화 중

동백이: 내 인생 뭐가 이래요. 학교 때는 반에 고아도 나 하나. 커서는 동네 미혼모도 나 하나. 나도 좀 쨍하게 살고 싶은데 세상이 그렇게 나한테 야박해. 나만 자꾸 망신을 줘.

용식이: 동백씨, 약한 척 하지 말아요. 고아에 미혼모인 동백씨, 모르는 놈들이 보면은 동백씨 박복하다고 쉽게 떠들고 다닐지 몰라도요. 까놓고 얘기해서 동백씨 억세게 운 좋은 거 아니어유?

동백이: 운이 참도 좋네요.

용식이: 고아에, 미혼모가 필구를 혼자서 저렇게 잘 키우고, 자영업 사장님까지 됐어요. 남탓 안하고유. 치사하게 안 살구, 그 와중에 남보다 더 착하고 더 착실하게 그렇게 살아내는 거. 고거 다들 우러러보고 박수쳐줘야 될 거 아니냐구요. 

동백이: (독백) (태어나서 처음으로 칭찬을 받았다...) 

용식이: 남들 같았으면요. 진작에 나자빠졌어요. 그런데 누가 너를 욕해요. 동백씨 이 동네에서요. 젤로 쎄고요. 젤로 강하고, 젤로 훌륭하고, 젤로 장해요.


"동백씨는유. 잘 컸어유. 누가 뭐래도 예쁘고, 대단한 사람이지. 불쌍한 사람이 아니어유" 고아로 자란 미혼모라는 꼬리표 때문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갖은 편견과 오해, 동정을 받고 자란 동백이지만. 용식이에게는 동백씨가 갖는 의미는 다르다. 투박하고 직설적이지만 외모만 보고 접근하거나 미혼모라는 타이틀을 보고 동정 어린 눈빛을 보내는 이들과는 다르다. 여느 남자들과는 다른 진심 어린 따듯한 칭찬과 동백이의 칼 같은 철벽에도 직진하는 용식이의 진심에 평생 한 아이의 엄마로 살겠다던 동백이의 마음도 녹아 내린다.




'동백꽃필무렵'의 주인공 황용식('강하늘')이 면접을 본다면 단박에 면접관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용식이에게는 2가지 무기가 있다. 1) 진심이다. 좋아하는 척 흉내내는 것도 잠깐의 치근덕도 아니다. 진심 그 자체다. 2) 칭찬도 남다르다. 주관과 해석이 듬뿍 담긴 칭찬에 동백이는 '태어나서 처음 듣는 칭찬'이라며 감동한다.


우리회사에 지원한 동기는?
(답변1)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클린룸을 적용한 최첨단 생산설비를 보유하였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탑 바이오제약사들을 고객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최고의 기업입니다. 삼성이 추구하는 최고지향이라는 핵심가치와 저의 가치관 또한 부합하기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꿈을 키워가고 싶습니다."
(답변2) "4차 산업혁명의 시작을 KT와 함께 하고 싶습니다. 유무선 통신과 네트워크를 시작으로 이제는 5G 기술표준 선점을 바탕으로 IoT부터 Big Data, AI까지 다양한 기술을 선점하고, 국가 재난망사업에서 압도적 지위를 보여주고 KT는 바로 제 미래입니다."

지원자들의 회사에 대한 생각이나 지원동기를 들어보면 어딘지 모르게 와닿지 않는다. 확실한 건 '진짜 좋아서 지원했다'는 느낌 만큼은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그저 누구나 알 수 있는 회사 관련 핵심가치 또는 최신 뉴스만을 제시하며 본인은 관심이 많고, 회사의 가치관과 부합하는 사람이라고 우기고 있을 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또는 KT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주관적인 해석이나 견해는 찾아볼 수 없다.


지원자들은 '회사를 지원한 이유' 내지는 '지원동기'에 대한 답변을 준비할 때 기계적으로 회사의 인재상, 경영철학, 비전, 제품, 기술력을 찾는다. 그리고, 억지스런 '연결'을 만든다. 그리고, 암기하고 면접장에서 우긴다. 그냥 이런 게 어필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만 존재할 뿐 이걸 왜 하는지는 고민해본 적이 없다.


Q. 우리 회사(한국타이어)에 지원한 이유가 뭔가요?


“자동차 산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타이어는 완성차의 주행성능과 연비, 운동성, 안정성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앞으로는 글로벌 환경 규제 이슈와 자율주행차 시대로의 변화를 맞이한 완성차 시장에서 한국타이어가 브랜드와 기술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 강자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자동차'에 대한 관심을 서두에 언급했음에도 타이어 산업에 대한 지원자의 관심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유는 '사업(Business)에 대한 뚜렷한 이해'가 수반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장 흐름에 대한 이해를 추가적으로 제시해 타이어 산업의 미래에 대한 관심을 드러냄으로써 '타이어 산업'에 지원한 이유를 분명히 드러냈다.


“미래에는 종이가 사라지고, 모든 정보전달 수단이 디스플레이로 대체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IT화, 전기전자화는 필연적으로 디스플레이의 필요를 수반하기 때문입니다. 당장은 스마트폰과 가정용TV 중심으로 성장해온 시장이 B2B로 전환하는 과도기에 있어 어려움이 있지만 현재 진행 중인 과감한 LCD사업 철수와 OLED에 투자역량을 집중한다면 분명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중국의 저가공세와 공급초과로 인해 LCD 판가가 급락하며 LG디스플레이 같은 회사들의 실적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위 지원자의 사례처럼 접근한다면 비우호적인 시장환경과 악화된 재무실적과 관계 없이 해당 회사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를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다. 시장성을 뛰어넘는 지원동기 접근도 가능하다.



지원동기는 ‘나와 회사의 연결고리’가 아니다. 철강산업, 타이어산업, 해운산업, 바이오의약품 등의 사업과 나와의 연관성을 억지로 찾아보려고 애써도 관련 전공과 경험이 있지 않고서야 불가능에 가깝다. 지원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지원대상(산업/회사)에 대한 주관적 관심을 드러낼 수 있느냐일 뿐이다. 그리고, 이를 드러내는데 있어 '지원대상'의 입장에서는 지원자가 누구나 아는 정보를 단순히 잘 '알고' 있는지가 아니라 우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지원 산업/사업에 대한 이해를 보여주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한 고민과 노력. 그것이 바로 지원자들이 추구해야 될 올바른 지원동기, 귀사에 지원하게 된 이유를 정공법으로 풀어낼 수 있는 방법니다.


우리 회사가 뭘하는 회사인지 알고 지원했는가?
"삼성전자에서 지목한 4대 미래성장사업은 인공지능, 5G, 바이오제약, 전장부품입니다. 전자사업 위주의 미래성장사업에서 바이오제약사업이 눈에 띄었습니다. 다양한 바이오 제약 기업들이 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바이오제약 시장에서 삼성만의 브랜드 파워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더 큰 기업가치를 위해 도약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일원이 되어 함께 기업을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종종 면접관들이 지원자가 산업/사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위와 같은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하지만, '바이오의약품과 화학의약품'의 차이, '바이오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의 차이', 그리고 '의약품개발과 위탁생산(CMO)'의 차이, 분명하게 이해하지 못한 상태라면 힘차고 씩씩한 어조로 답변을 했다고 한들 바닥은 금새 드러날 수밖에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는 CMO(바이오시밀러 위탁생산) 업체로 바이오의약품을 복제한 약물을 '위탁생산'하는 업체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업체들에게 자체적인 생산설비 없이도 기술력, 품질력, 생산력을 겸비한 삼바 덕분에 개발된 바이오시밀러를 전세계 고객들에게 판매할 수 있게 되고, 삼바의 존재 덕분에 개발과 생산의 분업으로 인해 전세계 바이오의약품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의 접근성과 치료가능성을 높여준다.


이를 알았다면 분명 '산업에 대한 정확하고 깊이 있는 이해'를 면접관들에게 보여주며 단박에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다른 전망과 실적 좋은 산업을 두고 해당 산업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게 된 이유까지 제대로 납득시킬 수 있다는 일석이조의 장점이 있다.




회사 지원동기를 풀어내기에 앞서 가장 먼저 해야 될 것이 '산업에 대한 이해'인 이유다.

아래 언급한 산업/사업 간 차이를 제대로 모른다면 '거짓 관심'은 금새 탄로날 것이다.

증권사와 은행 / 운용사와 증권사 /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 /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메모리반도체와 비메모리반도체 / 비메모리반도체와 파운더리 / 가전제품과 스마트폰

화학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 / 바이오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 바이오의약품개발과 CMO


산업과 사업에 대한 분명한 이해를 갖추고 있다면 아래와 같은 질문들도 쉽게 대응할 수 있다.

질문에 맞는 답변을 준비하는 게 아니라 준비된 이해를 질문에 맞게 답변할 수 있게 된다.

우리 회사는 어떤 회사인가?

우리 회사에 지원한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 회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생명보험이 아닌 화재보험사에 지원하게 된 이유가 있는가?

더 전망 좋은 산업을 두고 여기 지원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ex. 삼성전자를 두고 왜 삼성전기에?)



그 다음에 고민해야 될 부분이 바로 '지원회사'에 대한 내용이다. 산업에 대한 이해를 면접관들에게 납득시켰다면 그들은 자연스럽게 '같은 산업군 내 속한 여러 기업들 중 특별히 우리회사에 지원한 이유'를 묻게 될 것이다. 여기서 지원회사만의 강점, 장점, 특징을 분명하게 얘기할 수 있다면 지원동기 관련된 모든 질문들은 완벽하게 커버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다음 편에서 다뤄보도록 한다.



O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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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cpl9PC6UPz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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