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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hms May 12. 2020

2화. 합격자의 면접법. 스펙이 딸려도 단단하다.

뚜렷한 생각과 논리만 존재한다면 누가 뭐래도 나의 길을 간다.


jtbc 이태원클라쓰 2화 中

오수아: 가게 차린다고 했잖아. 어디다 차리게?

박새로이: 여기저기 돌아다녀보고 고민하려고 했는데 여기 좋더라. 이태원.

오수아: 이태원.. 첨 장사 시작하기에 비춘데. 평일 주말 갭이 커. 홍대 건대 같은 번화가에 비해 사람도 일찍 끊기고, 관리금도 목 좋은 곳은 2억 넘어. 당연히 보증금 월세도 비싸고.

박새로이: 여기가 좋아. 반했어.

오수아: 언제즘 차릴건데?

박새로이: 7년 후에.

오수아: (물을 뿜는다) 그럼 그 동안은 뭘 하려고?

박새로이: 원양어선


겉으로 보기에 완벽한 스펙과 배경을 가진 장근원(악역)은 '재력과 출신'으로 다른 이들을 찍어 누르려 한다. 눈에 보이는 스펙으로 자신의 부족함을 가리기 위해 안간힘 쓰지만 그의 불안한 눈빛에서는 너덜너덜한 자존감과 열등감이 여실히 느껴진다. 반면, 살인 전과자가 된 박새로이는 단단하다. 틈이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꿈을 비웃는 짝사랑 앞에서도 의연하다. 가진 게 많기 때문이 아니다. 자기자신에 대한 확신에서 나오는 단단함이다. 그의 높은 자존감과 자기확신은 항상 주변사람들을 매료시킨다. 장근원을 보면 N수생이, 박새로이를 보면 예상을 뚫고 합격을 이뤄내는 지원자들이 떠오른다.


1인칭 합격자 시점
면접에 대한 압박과 설렘 때문에 잠을 뒤척였다. 늦게 잠들긴 했지만 늦은 아침까지 꿀잠을 잤다. 무난한 검정색 정장과 스트라이프 타이, 스트레이트 토의 구두가 무난하다고 하다는 어디서 주워 얘기를 들었다. 나와는 상관 없는 얘기다. 복장은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고 오라고 한다. 쿨하게 평소 즐겨 입는 니트와 청바지, 스니커즈에 까만색 블레이저를 입고 면접장에 향했다. 면접장에 정장을 안 입은 사람은 나 한명이다. 개의치 않는다. 가장 나다운 모습을 편안하게 보여주는데 이 만큼 좋은 게 없다. 거기에 앞 이마가 훤하게 트인 올림머리까지. 남들은 새벽부터 일어나 메이크업에 머리에 옷까지 돈을 쓴다는데 나는 면접 후 기름진 삼겹살에 소주로 지친 심신을 달랠 예정이다.


그렇게 5년전 SK그룹 주류계열사 면접에 혼자 캐주얼을 입고 갔던 그는 공대생 출신이었지만 마케팅 직군에 최종합격 후 사내에서 실력을 인정받으며 즐겁게 회사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항상 My Way다. SK에는 유독 그런 인재들이 많다. 그래서 대한민국 대표그룹사로 거듭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원동기) 하고 싶은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스펙이요? 하고 싶은데 이유가 필요한가요?
면접관: 합격자1씨는 영어 말하기 점수가 낮은데 해외영업을 지원한 이유가 무엇인가?
Ohms: “하고 싶어서 지원했습니다. 한국은 5천만이지만 세상에는 60억 인구가 있습니다. 새로운 시장, 새로운 기회를 찾고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해외영업을 하고 싶은 이유입니다. 영어실력은 부족하지만 글로벌 경제, 시장의 흐름을 읽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영어점수가 부족하면 쓰지도 말라? 그런 게 어디있어!! 안 될 이유 없다는 생각으로 ‘해외영업을 하고 싶은 이유’를 강조하여 응수했다. 뒤이어지는 장점에 대한 꼬리질문에도 분명한 경험과 근거를 제시했다. 판단은 그들의 몫이다. 내 고민할 바 아니다. 토익스피킹 Lv.6의 비루한 영어실력으로 해외영업에 지원한 Ohms, 나에겐 해외영업을 하고 싶은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영어는 딸렸지만 해외영업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주변의 만류? 신경 쓰지 않는다. 나만의 색깔과 실력으로 면접관들을 구워 삶겠다는 자신감은 충분하다.



(지원동기2) 연관성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만 '사업이 꽤 매력적'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면접관Q: 타이어산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합격자A: “자동차에 관심을 갖다 보니 타이어가 보였습니다. 자동차의 주행성능, 제동력, 안정성, 연비효율까지 많은 부분에서 성능에 영향을 주는 핵심부품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타이어는 자동차의 화룡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합격자2는 타이어를 공부하면서 인상 깊었던 생각을 풀었다. 면접관들의 표정이 나쁘지 않다. 타이어를 어떻게 만드는지, 어떤 기술력과 특허가 적용되냐고? 난 모른다. 내가 고민할 문제는 아니다. 그걸 알았다면 이미 타이어회사 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연구개발을 하고 있었겠지, 여기에 왜 앉아 있나.

그렇게 지원자 합격자2씨는 한국타이어 해외영업 면접에서 '왜 타이어산업인가 -> 왜 한국타이어인가 -> 왜 OE Sales를 선택했나'라는 3단 콤보를 가볍게 답변해버렸다. 후문에 의하면 면접관들이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관심도 없다가 Ohms의 권유로 제출 하루 이틀 전에 부랴부랴 지원해서 제출해서 최종합격한 사례다.



(직무역량) 나만의 생각과 논리로 승부를 보겠습니다.
면접관: R&D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역량과 이유는 무엇인가?
합격자B: "세상의 흐름을 보는 눈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기업의 자원과 시간 또한 한정되어 있는 만큼 어떤 사업분야의 어떤 기술에 R&D 역량을 집중시킬 것인지에 따라 회사의 중장기 경쟁력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변화하는 시장, 기술트렌드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는 거시적인 관점과 시각에서 연구개발 과제와 세부계획을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면접관: 지원자가 생각했을 때 영업직군에 가장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
합격자C: “새로운 시도가 중요합니다. 영업도 창조적인 일입니다. 혁신과 변화는 항상 새로운 시도와 접근에서 시작됩니다. 기존의 판매방식과 고객관리 서비스만으로는 과거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때문에, 때로는 결과가 따르지 않더라도 두려움 없이 지속적으로 새롭고, 과감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태도가 영업직군에 필요한 자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옆 지원자들이 차례로 답변을 이어간다. 도전정신, 끈기, 커뮤니케이션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게다가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와 이유를 물었는데 자신의 경험과 스펙을 조잘조잘 얘기한다. 옆 지원자들의 동문서답을 듣고 있으니 마음이 놓인다. 지원자들끼리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자기가 준비한 걸 옆에서 먼저 선수쳤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지만 합격자의 관점에서는 서로 무덤을 파는 것처럼 보인다.



(취미, 특기) 있는 그대로. 그리고, 구체적으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는데 집중한다.
면접관: “Ohms씨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는가?”
Ohms: “친한 친구들을 번개로 불러모아 술 마시면서 즐겁게 수다 떨 때가 가장 즐겁습니다. 스트레스 받았던 상황도 속 시원하게 얘기할 수 있고, 웃고 떠들다 보면 스트레스도 금새 잊게 됩니다. 술 마시다 지각한 적은 단연코 없습니다. ^^” (그 이외에 취미나 여가활동을 묻길래 답변을 이어갔다.)
Ohms: “쇼핑을 좋아해서 백화점에 갑니다.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신상들이라 눈이 즐겁습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돈이 없어서 아이쇼핑과 푸드코트를 위주로 즐기곤 합니다.”


면접관들이 빵 터지셨다. 그런데 신문, 요가, 운동, 독서라는 다른 지원자들의 취미를 듣는 표정이 무척 따분하다. 함께 면접을 준비했던 지원자 중 S대학교 교직원 면접에서 취미와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냐는 질문에 게임, 음주를 얘기한 지원자가 있다. 그러다 떨어지면 어떡하냐고? 최종합격자의 이야기다. 게임을 즐기고, 술을 마시는 게 죄가 아니다. 면접에서 얘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N수생들의 생각일 뿐이다. 앞에 있는 면접관들 대부분도 저녁이면 맛있는 요리에 반주를 즐기는 이들이다. 알콜중독자가 아닌 이상 이상할 건 전혀 없다.




합격자들의 면접DNA

면접을 씹어먹는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 자신만의 분명한 색깔을 추구한다. 색깔 있는 자신감이 보인다. (사실 자신감 보다 '자존감'이 높은 게 핵심)

- 질문자의 의도를 생각하기 보다는 자신의 분명한 주관을 드러낸다. 논리적 근거는 덤이다.

- 연관성 따위는 필요 없다. 사업에 대해 이해하고 학습한 바를 드러내 회사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다.

- 묻는 질문을 정확하게 듣고 정확하게 답변한다. 뭘 보여주겠다는 의도 대신 아는 것을 분명하게 표현한다.

- 본인의 소소한 취미나 관심사에 대한 답변도 자연스럽다. 진솔함과 인간미가 느껴진다.


단단한 자기확신은 밑도 끝도 없이 생기지 않는다. 박새로이의 높은 자존감, 합격자들의 자신감은 이처럼 분명한 학습과 이해를 기반으로 한 철저한 고민에서 시작된 것들이었다. 남들과 다른 색깔, 나만의 뚜렷한 주관으로 '자존감'을 단단하게 단련시킬 필요가 있다.  N수생의 면접법과 합격자의 면접법을 비교하며 나의 과오를 철저히 반성하고, 제대로 된 변화를 위한 올바른 방향을 새롭게 설정해보자. 더디더라도 차분하게 하나씩 다져나간다면 어느샌가 이미 최종합격의 문턱을 넘어 있을 것이다.



Ohms



https://brunch.co.kr/@ohms/130

https://youtu.be/GNpAM7Qunu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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