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동기 심화) 생각의 차이가 결과의 차이를 만든다.
우리회사에 지원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A: 한미약품은 R&D에 대한 과감하고 끊임 없는 투자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이젠 그 기술력을 해외에서도 인정 받아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며 그 가능성을 입증한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B: 오뚜기는 50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국민들로부터 받아온 국민 브랜드입니다. 오랜 노하우와 기술력을 토대로 레토르트 제품 1위를 통해 HMR 시장을 선도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오뚜기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C: 삼성디스플레이는 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강점이 있습니다. 세계시장에서 그 경쟁력을 입증하였고 삼성갤럭시 패널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또한, 우수한 우수한 직무교육 프로그램과 해외연수의 기회가 많다는 점도 인상 깊었습니다.
지원자들이 답변하는 '특정 회사를 지원한 이유'에는 공통점이 있다. '좋은 FACT들을 찾아서 제시'한다는 점이다. 지원자들의 노림수는 바로 '열심히 칭찬해줘야 관심이 느껴지겠지?'다. 그렇지만 예시에서 보시다시피 누구나 찾고, 정리할 수 있는 단순한 FACT, 뉴스에 약간의 칭찬만 섞어 툭 던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지원동기에 대한 생각의 전환
반드시 이 회사여야만 하는 이유라는 게 과연 존재할까?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 아니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싶은 걸까? 맹목적 충성심 확인 목적으로 질문하는 면접관은 없다.
회사와의 연관성 내지는 접점 없다면 지원동기는 불가능할까? 주관적 해석과 생각은 누구나 드러낼 수 있다.
C: “스마트폰은 4차, 5차 산업혁명 시대 이후 모든 네트워크, 전기전자 기기들로 연결되는 허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바일에 친숙도가 높은 밀레니얼, Z세대와 같은 영 제너레이션의 사회적 역할과 구매력이 증가할 미래 시대에는 중소형 디스플레이의 수요가 더욱 폭증할 것입니다. 소형 디스플레이 분야에 압도적 강점을 지닌 삼성디스플레이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게 된 이유입니다.”
D: "리테일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며 택배 수요는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첨단 IT기술이 접목된 메가허브터미널과 택배시장 점유율 50%이란 경쟁력을 갖춘 CJ대한통운이라면 속도전, 원가경쟁력 모든 측면에서 고객사와 고객 모두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계속 1등, 최고, 최초, 압도적 경쟁력에 해당하는 요소를 단순히 '발굴'하려는 노력 자체가 문제다. 모든 면에서 뛰어난 회사란 존재하지 않는다. 큰 회사는 큰 회사대로 작은 회사는 작은 회사대로 특징과 장점이 있다. 다소 부족하고, 다소 늦었더라도 충분히 주관적 해석을 더해 나의 관심을 드러낼 수 있다. 지원자들에게는 '발굴'이 아닌 '해석'을 더하려는 노력과 시도가 중요하다.
디스플레이 산업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손꼽히는 압도적 OLED 기술력을 보유한 LG디스플레이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지원자C는 '소형 디스플레이의 중요성'에 대한 주관적 견해를 드러내며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일하고 싶은 이유를 자연스럽게 드러냈다. 지원자 D는 '택배 경쟁력'에 대한 주관적 관심을 드러내며 CJ대한통운이 향후 리테일 시장 판도 변화를 선도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회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반드시 이 회사가 아니면 안 되는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 떨어지면 취업 안하겠다는 말을 믿을 면접관은 없다. 하지만, '이 회사가 인상 깊은 이유'가 이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이유는 될 수 있다. 이런 장점이 있기 때문에 여기서 일한다면 새로운 기회, 가능성 혹은 특별한 재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구체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면 설득력과 진정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상기 사례처럼 말이다.
주관을 드러내는 연습이 필요하다.
접근법은 간단하다.
1) 눈에 띄는 포인트를 잡아본다. 사업영역이 될 수도, 사업전략이 될 수도, 재무실적이나 일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 이왕이면 지엽적인 요소 보다는 지속적 혹은 방향성, 일관성을 갖는 요소면 더욱 좋다.
2) 해당 요소에 대한 본인의 견해를 제시한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 주요한 경쟁력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등 다양하게 제시해볼 수 있다.
이커머스 산업 내 중하위권에 랭크 중인 11번가 사례
이커머스 내 순위경쟁으로 보자면 11번가는 한참 뒤쳐져 있다. 2018년도 6744억 수준이었던 매출액은 그 마저도 2019년도엔 11.8% 감소한 545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어떤 지원자들에게는 11번가가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
11번가는 선택과 집중을 아는 회사입니다. 과도한 가격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리테일 시장에서 공격적인 전투만이 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분별한 경쟁으로 쿠팡의 누적적자는 2조원을 넘어 서고 있고, 새벽배송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마켓컬리도 여전히 흑자는 묘연합니다. 11번가는 외형축소가 예상됨에도 과감하게 직매입을 접고,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중심으로 한 혜택 강화를 통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무엇이 고객을 위한 일인지 아는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세와 거꾸로 가는 전략'을 포인트로 잡았고, 이런 변화가 이커머스 산업 내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와 근거를 함께 제시함으로써 11번가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실적, 규모를 떠나서도 관심을 드러낸 삼성증권 사례
금융업에 있어 '신뢰'는 생명입니다. 삼성증권에서 배당사고가 터졌을 당시 회사는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대표이사님의 사과발표와 고객들에게 발생한 손실은 모두 배상하며 사후처리는 이후에 한다는 신속하고 과감한 대처는 고객들에게 브랜드에 대한 깊은 신뢰와 믿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최근 들어 대형 금융기관에서 빈번하게 금융사고가 발생하지만 책임소재를 따지느라 시간을 보내고 있는 타 기관과는 극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시대가 변해도 신뢰, 브랜드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증권에서 출시한 상품, 최근 실적을 떠나 '신뢰'라는 가치에 집중에 집중했다. 삼성증권이 보여준 확실하고 신속한 신뢰 관련 사례를 중심으로 관심을 갖게 된 이유를 드러내고 있다.
같은 산업군에 있는 기업들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사업을 영위하는 것은 아니다. 주된 사업전략이 다르고, 전략 제품이 다르며, 재무실적도 다르고, 잘하는 분야도 모두 다르다. '잘하는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타 기업과 다른 부분'에 집중하고, '그 부분이 나에게 왜 중요한지'에 대한 생각을 드러낼 수 있는 게 포인트다. 산업과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학습이 뒷받침 된다면 '사소한 포인트'를 보면서도 '확실한 주관'을 드러내볼 수 있다.
똑 같은 칭찬도 다르게 해보자.
(feat. Q: 우리 회사는 어떤 회사라고 생각하는가?)
“휴켐스는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 회사입니다. 2004년도부터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하였으며 18년도 한 해에만 총 160만t의 이산화질소 감축을 인증 받았을 정도로 환경을 생각하고 친환경을 실천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지원했습니다.”
지원자들은 지원동기를 얘기할 때 '상생과 사회공헌'에 과도하고 포커스를 맞추는 경우가 빈번하다. 문제는, 아낌 없는 기부와 기여를 한다는 점에 매료되었다는 식의 답변이 회사의 전략적이고 선도적인 경영활동을 전혀 이해하고 있지 못한다는 느낌을 준다는 점이다.
“휴켐스는 미래 변화에 대한 혜안을 가진 기업입니다. 휴켐스는 환경규제가 강하지 않았던 2004년도부터 선제적인 환경설비 투자를 단행해 18년도 한 해에만 총 160만t의 이산화질소 감축을 이뤄냈습니다. 갈수록 강해지는 환경규제로부터 자유로울뿐만 아니라 탄소배출권 판매로 인한 실적이 영업익의 30%를 달성할 정도로 든든한 실적버팀목까지 되고 있습니다."
같은 칭찬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지원자의 지적수준이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착한 기업', '좋은 기업'이라는 표현이 틀리다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정말 잘하고 있는 이유'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칭찬할 때 면접관들에게 지원자의 생각의 깊이를 더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다. CSR, 사회공헌, 상생, 환경규제대응 등 이슈 하나하나를 보더라도 전향적 관점에서 고민해보고 답변할 때 면접관들이 다른 눈빛으로 지원자들을 바라볼 것이다.
Oh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