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 경험 없이도 충분히 관심을 보여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라.
해당 직군(직무)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이커머스 ㅇㅇ사에서 AMD로 6개월 간 근무하며 유통산업의 생리와 업무방식을 배울 수 있었고, 이에 자연스럽게 MD에 대한 관심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총 3군데의 편의점에서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아르바이트를 수행한 적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카페, 제과점, 서빙 등 다양한 알바를 통해 자연스럽게 유통산업(or 편의점)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오랜 해외생활을 하며 자연스럽게 각기 다른 문화권의 친구들과 어울리며 문화적 포용력을 키울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해외 관련 Business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원자들의 직무 지원사유를 보면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관련 경험을 쌓았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 경험을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관심'을 키웠다는 것인지에 대한 지원자의 생각이 생략되어 있다. 이건 마치 '다양한 전기전자 제품을 사용하며 자연스럽게 삼성전자에 대한 관심을 키웠습니다' 혹은 '롯데월드를 10년 간 방문하여 놀이공원에 대한 친숙도가 생기며 관심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라는 말과 별반 다르지가 않다. 듣는 입장에서는 대체 '이유'가 뭐라는 것인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앞으로 영업직군의 역할이 더욱 부각될 거라고 생각해 지원했습니다. HMR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입니다. 기존 식품회사뿐만 아니라 각종 유통업체들부터 식자재유통 회사까지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신규 판매채널을 개척하고, 기존 유통채널 내에서도 경쟁제품 대비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 직무 관련 경험이 있어요! 라는 억지는 없고, '직무의 역할에 대한 생각'을 드러내며 자연스럽게 지원동기를 제시하고 있다. 관련 경험이 있다면 그 뒤에 제시했을 때 금상첨화가 될 수 있다. 핵심은 관련된 경험 없이도 '직무 지원동기' 또는 '직무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를 충분히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짜고짜 경험을 던지고 관심을 알아달라는 식의 관심동기/이유는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깊은 고민과 논리 없이 면접을 준비해온 지원자들이라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 닥쳤을 때 말문이 막혔을 것이다.
(이마트) 경험은 MD인데 MD가 아니라 매장관리를 지원한 이유는 무엇인가?
(대교) 교육관리직이 어떤 업무인지 알고 있는가?
(셀트리온) 연구개발도 개발기획, 인허가 등 직무가 세분화 되어 있다. 어떤 직무에 관심이 있는가?
(현대차) 자소서에는 재무관리에 관심이 없어 보이는데. 왜 하고 싶은가?
일반적인 지원자들은 억지스럽게 경험만 던지거나 '인사가 만사다!', '고객최접점 최전방 공격수 영업!', '숨은 니즈를 발굴하는 마케팅!'이라는 얄팍한 이해도를 드러낸다. 반면, 직무를 철저하게 학습하고 이해한 지원자들은 지원동기도 상기와 같은 질문들도 손쉽게 대처할 수 있다.
체계적인 품질관리 기준을 토대로 높은 수준의 품질을 일관되게 달성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확실한 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품질관리 직군에서 철저한 규정 및 절차 준수, DMAIC 활용을 통한 불량률 감소를 토대로 고객사의 신뢰를 얻겠습니다.
기획이란 사람들의 결핍, 사회적인 문제, 시스템적인 결함 등 다양한 문제를 찾고, 문제해결에 필요한 최적의 대안을 도출하고 실행에 옮기는 일입니다. 좋은 기획은 세상을 더 나아지고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대, 서비스직군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어디 곳에서든 직무에 대한 분명한 이해를 갖추고 있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직무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드러낼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물론, 경험을 활용해서 관심을 직접적으로 도출해낼 수 있다면 베스트다.
학부 시절 UI, 디자인 분야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맛집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며 충격을 받았습니다. 세련되고 잘 정돈된 UI나 디자인이라면 유저들의 사용성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UX 디자인 프로세스’를 통해 디자인된 결과물에 곧바로 유저들의 달라진 반응이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디자인적 관점만으로는 정확하게 문제를 찾아 정의하고,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인사이트 도출에 한계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 내면 깊숙이 숨겨진 공감을 자극하여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고, UX를 공부해야겠다고 마음 먹게 된 계기였습니다. (SK계열사 합격자)
경험을 토대로 관심을 드러내고자 한다면 위의 사례처럼 '분명한 상황과 이유'가 존재해야 한다. 면접관 입장에서 지원자가 해당 경험을 통해 어떤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를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ㅇㅇㅇㅇ社 실험실과 연구소에서는 관리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관리되지 않는 화학물질과 부주의한 작업환경들로 인해 잦은 안전사고가 발생했고, 이는 작업을 지연시키는 요인들이 되었습니다. 나만 안전에 대한 지식과 의식을 갖춘다고 해서 작업환경의 생산성과 안전성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작업환경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삼성전자 품질서비스 합격자)
이처럼 경험을 통해서 '직무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누차 강조했듯이 마음만 앞서 유사 경험이 있으니까 알아 달라는 식으로 떼를 써서는 곤란하다. 직무에 대한 바로잡힌 관점과 깊은 이해도를 면접관들에게 제대로 설득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연습이 필요하다.
너무 복잡하고, 혼잡한 세상입니다. 그 안에서 자사의 제품을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정체성과 철학, 스토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 그 이상의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게 마케팅이라고 생각합니다.
by Steve Jobs (1997)
1997년 스티브잡스의 연설 내용이다. 잡스는 본질을 꿰뚫는 천재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 누구나 알고 있고, 표현할 수 없는 현상과 본질의 자신만의 언어로 재정의하고, 자신감 있게 제시한다. 스티브잡스가 1997년에 제시한 마케팅의 정의는 그 뒤로 20년도 더 지난 시간 동안 발전된 마케팅을 배우고 있으나 마케팅이 무엇이냐 물으면 '소비자 니즈 만족'이라는 수준 낮은 답변만 되내이는 지원자들에게 큰 함의를 준다.
우리도 할 수 있다. 지금부터 변화가 필요하다.
1) 직무에 대한 철저한 학습을 바탕으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2) 관련 경험을 던지는 게 아니라 경험 속에서 느낀 점을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3) 연습 과정에서는 관련 경험 '없이' 직무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한 이해를 드러내는 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
4) 관련된 경험의 제시는 그 이후에 제시해도 좋다.
마음만 앞서 기본초식을 건너 띄면 아무리 응용기술을 연마해도 제대로 된 자세가 나오지 않는다. 애초부터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진 이들은 변화무쌍하게 닥쳐드는 면접관들의 질문에도 여유롭게 응수할 수 있게 된다.
Oh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