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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hms Jul 01. 2021

우리에겐 상사와 리더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

내가 모셔야 될 똑똑한 상사와 리더를 선별하는 5가지 노하우


이번에는 젊은 꼰대로서 좋은 꼰대/나쁜 꼰대를 가르는 기준을 말해본다. 신입 혹은 사회초년생들에게 전하는 사회생활을 대하는 태도나 마인드셋의 내용을 보면 미친 꼰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무조건 입 닫고, 위의 얘기를 듣고, 시키는 일만 하자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 조직과 사회생활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고, 회사생활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을 알려주고자 하는 것 뿐이다. 그런 맥락에서 사회초년생들에게도 선택권이 있다. 누구를 위해 일할 것인지, 언제 일할 것인지를 영민하게 파악해서 움직일 때 나의 input 대비 output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내가 따라야 할 리더, 사수, 선배를 선택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줄타기를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 열심히 일 했는데 날름 내 업무와 결과물을 수탈해가는 여우 같은 사수들, 나를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한 부속품이나 도구 정도로 생각해 존중과 배려 없이 소작농 대하듯 하는 못된 상사들도 득실거린다. 나보다 입사일이 빠르다고 해서 내 주인 노릇을 해서는 곤란하다. 나는 부하직원이기 이전에 그들과 같은 직원이다. 맡은 직책과 역할은 달라도 각자에게 주어진 업무범위와 KPI 내에서 각자 평가받고, 평가에 따른 결과를 받는 것 또한 나의 정당한 권리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리더와 선배로서 갖춰야 될 최소한의 품격과 자질을 갖추지 못한 이들을 가릴 권리가 있다.


1. 참리더는 팀원과 구성원들을 먼저 생각한다.

리더는 팀원들을 이끌어 조직의 목표를 달성한다. 리더의 목표가 아니다. 즉, 목표를 달성했다는 것은 리더만의 탁월함이 아니라 함께 최선을 다한 조직구성원들의 노력 또한 빛을 발했다는 의미다. 어떤 조직장들은 목표 달성을 자신의 성과로 자랑스럽게 내세운다. 1순위로 걸러야 될 리더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헌신과 노력을 모르는 리더라면 나의 노력은 오로지 그의 입신양명을 위한 도구만 될 뿐이다. 목표달성, 좋은 성과가 도출되었을 때 내부 조직원, 식구들은 챙기지 않고, 으르신들의 축하와 술자리를 열심히 쫓아다니며 자신을 파는데 집중하고 있다면 과감하게 업무태만 기술을 시전하자.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2화' 중

이익준 교수: 안녕. 아이고 이게 누구신가. 드레군이랑 모카 열애 중이 의심되는 엔에스 삼년 차 허선빈 선생 아닌가. 

허선빈 전공의: 안녕하세요 교수님 얘기 들으셨어요?

채송화 교수: 무슨 얘기?

허선빈: 독일 방송국에서 취재 오고 싶다 그랬대요

이익준: 유경진(환자) 씨. 아직 인터뷰할 컨디션은 아닐 텐데

허선빈: 유경진 씨 말고 교수님이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를 구한 한국 최고의 뉴로 서전으로 병원에 인터뷰 요청했대요.

채송화: 알아. 병원장님한테 들었어. 근데 나 안 한다고 했는데?

허선빈: 왜요. 왜 안 한다고 하셨어요. 유경진 씨 어머니 때문에 그러시죠 유경진 씨 어머니 싫어서 인터뷰 안 한다고 하신 거죠?

채송화: 아니 나 유경진씨 어머니 안 싫어. 그리고 싫다고 해도 인터뷰 안 할 건 또 뭐야. 그런 거 아니야.

니들 시간 안 된다고 해서 같이 고생했는데 어떻게 나만 인터뷰를 해. 니들도 같이 인터뷰하면 좋을 것 같아서 다른 시간 몇 개 더 물어봤거든 근데 이번 주 토요일 밖엔 시간이 안 된대. 그래서 나도 안 한다고 했어. 다음에 서로 시간 맞춰서 여유 있게 제대로 하자고 했어


상위 1%의 리더다. 리더 중에 리더. 이런 리더는 쉽사리 만나기도 힘들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리더일수록 더욱 고개를 숙이고, 공을 돌린다. 나의 땀과 노력의 의미를 알아주는 리더라면 어찌 즐겁게 일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 리더라면 내가 손가락, 발가락이 되어서라도 그들이 꽃길을 걸을 수 있도록 분골쇄신하겠다고 자처할 수 있을 것이다.


2. 남들 앞에서 나를 북돋아준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면박을 안 주는 것만으로 다행일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나를 북돋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좋은 선배다. “팀장님, 지난 번에 보니까 옴대리가 엑셀을 잘하더라고요. 저희 점포 월별 매출 집계 한번 맡겨봐도 좋을 것 같아요.”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팀원들 보는 앞에서 나를 칭찬해주고, 기회를 열어주는 선배들이 간혹 있다. “본부장님, 이번에 들어온 옴사원이 손이 정말 빠르고, 에너지도 넘치고 정말 잘 뽑은 것 같습니다.” 선배든, 팀장이든 나를 계속 지켜보면서 북돋아주는 이들이 있다면 잘 모셔야 한다.

반대로, 내가 실수를 했거나 혼날 일이 있을 때 다른 직원들 앞에서 나를 불러 세워놓고 혼내는 사람, 큰 목소리로 나의 실수를 층 전체에 널리 알리는 인간, 알아서 잘 걸러내면 된다. 반면, 나의 실수를 남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확실하게 짚고, 지적해주고,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는 나를 치켜세워주는 따듯한 선배가 있다면 믿고 따르자.


3. 나에게 기회를 주고, 방향을 잡아준다.

자신의 일을 다 떠넘기는 선배라면 당연 걸러야 된다. 하지만, 반대로 모든 일을 직접 다 도맡으려는 선배도 좋은 선배는 아니다. 당장에는 나에게 힘들고, 어려울 수 있더라도 계속 기회를 주는 선배가 좋은 선배다. 그리고, 뭘 하든 괜찮다고 넘어가는 선배도 좋은 선배는 아니다. 잘못된 것, 부족한 것은 따끔하게 알려주고, 올바른 방향과 관점이 무엇인지 상세하게 알려주는 선배가 좋은 선배다. 나도 결국 연차가 오르고 업무수행 범위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그만한 업무수행능력이 필요하다. 뭘 하든 받아주고, 방치하고, 그러려니 하는 선배는 나를 바보멍청이로 만들 뿐이다.


4. 마냥 착한 선배는 좋은 선배가 아니다.

카투사에서 근무할 때 모셨던 소령이 있다. 너무 착하고 서윗했다. 서툴게 더듬거리는 영어와 어리숙한 행동 때문에 모두가 나를 무시할 때도 따듯하게 간식거리를 건네줬다. 하지만, 그는 일에 있어서는 똑부러지지 못했다. 철저하게 훈련을 준비하지 못해 실전에서 항상 쩔쩔 맸고, 그의 어리숙함은 팀 전체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나에게 조차도 업무지시를 모질고 확실하게 내리지 못해 나를 포함한 부하병사들도 항상 헤매야 했고, 그는 결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었다.

평화로운 때를 보내던 중 이라크 필드에서 작전을 지휘하던 중령이 전입왔다. 엄청나게 터프했고, 거침 없고, 깐깐했다. 병사들을 불러 해야 될 과업과 확인해야 될 사항들을 일사분란하게 지시하고, 수시로 세부내용들까지 세세하게 챙겼다. 우리 입장에서는 미칠 노릇이었지만 우리 사무실의 작전과 계획들은 신속 정확하게 진행되었고, 모든 병사들은 일사분란하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냈다. 멋진 리더, 내가 존경하고 따라야 될 리더의 덕목이 무엇인지를 처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나도 결국 연차가 쌓이면서 그에 따른 실력과 식견, 경험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 당장에는 널널한 상사 밑에서 두 다리 쭉 뻗고 회사생활 하는 게 즐거울 수도 있지만 지나고 보면 그 시간 동안 나의 몸과 머리는 나태함에 익숙해져 기민함과 총기를 모두 잃게 된다. 적당히 까칠하면서 카리스마 있고, 업무를 휘어 잡을 수 있는 빡센 선배가 있는데 성격이 지랄 맞지 않아 참아줄 정도라면 충분히 버텨볼만하다. 그 터프함을 버텨내는 것만으로도 분명 나의 인생에, 나의 직장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5. 나한테만 잘해주는 이성친구가 좋은 거지, 모두에게 잘해주는 이성은 결코 좋은 이성친구가 아니다.

이승에 천사가 있다면 이 사람이 아닐까 싶은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런 사람들은 회사에서는 가까울수록 괴롭고, 멀리할수록 행복하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마인드와 싸움을 싫어하는 조직장, 팀장은 팀원들을 항상 괴롭게 한다.

“여러분, 이번에 우리가 준비한 신제품 기획은 상품2팀 일정 때문에 3개월 밀리게 되었어요. ^^”

“여러분, 우리가 8개월 동안 공들였던 A사 프로젝트는 개발2팀으로 이관돼서 후반부 작업 진행될 것 같아요. 다들 고생했어요.”

좋은 기회는 남들에게 주고, 조직 평가에 있어서는 목소리 큰 팀에 항상 밀린다. 죽 쒀서 개를 주고, 갖은 고생을 다 퍼부어도 티도 안 날 업무들은 다 들고 온다. 

내가 밖에서 두들겨 맞고 있을 때 집에서 약 발라주는 순딩순딩 형보다 조금 무서워도 애초에 듬직하게 나를 지켜주는 방패 같은 형이 조직에는 필요하다. 호시탐탐 우리 부서의 핵심고객을 노리고 있는 옆 팀 팀장의 암수를 쳐내고, 우리 부서 팀원, 조직원들의 노고와 노력이 제대로 인정 받고 평가받을 수 있도록 조직장, 본부장에게 가서 큰 목소리로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리더가 좋은 리더다.




우리는 땅 파서 장사하는 게 아니고, 시간이 남아 돌아서 회사를 다니는 게 아니다. 인정도 받고, 실력도 키우고, 이왕이면 하루를 다녀도 의미 있는 회사생활을 보내고 싶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에게는 상사와 리더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 아무것도 돌아오는 것 없는 삽질은 조직생활에 대한 회의감과 내 노력에 대한 허탈함만 키울 뿐이다. 나를 키워줄 수 있는, 나를 보람차게 할 수 있는 리더가 눈 앞에 있다면 믿고 따르자. 분명 나에게 더 큰 리턴이 돌아올 것이다. 나는 항상 그런 리더를 찾고, 기다린다.



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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