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량ㆍ형식 제한 없는 Full Story 복기가 선행되어야 한다.
# STAR 자소서 작성법이란?
자소서 작성을 처음 시작하는 취준생들이 가장 쉽게 접하게 되는 방법론이 있다. 바로 STAR 기법이다. STAR기법이란 자소서 작성 전에 자신의 경험이나 에피소드를 아래 적힌 Situation, Task, Action, Result 네 가지의 카테고리에 맞게 입력해 봄으로써, 지원자가 가진 경험과 역량을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소서 작성 툴이라고 볼 수 있다. STAR기법은 이 업계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컨설턴트가 제시한 자소서 작성법 방법론으로, 취준생들 사이에는 STAR 기법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방법론이다.
Situation 업무상황, 배경, 히스토리
Task 업무의 목적, 목표, 효과
Action 그 상황에 취한 행동, 태도
Result 추진결과 (성과, 업적)
하지만, 막상 취업을 준비하고, 자소서 작성을 준비하는 취준생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보면 STAR의 적용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반응이 대다수이다. 또한, 필자가 취준생들이 STAR 기법으로 분석해서 작성했다는 자소서를 읽어보아도 논리적 전개가 부자연스럽고, 흐름이 매끄러워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STAR라는 기법 자체는 분명 자소서를 작성하는 데에 있어서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수단이지만 그 본질과 활용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사용한다면, 앞서 언급한대로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내용 전개로 인사담당자들의 시선 사로잡기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살펴 보고, 올바른 접근법에 대해서 얘기해 본다.
# 자소서 작성 시 STAR 기법이 잘 적용되지 않는 이유
사실 STAR라는 기법은 기획서 작성에 보다 적합한 방법론으로 볼 수 있다. 사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상황과 배경 (Situation)에 대한 분석을 시작으로,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게 된 배경과 문제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 구체적인 목표(Task)를 설정하게 된다. 그리고, 목표 달성을 위해 옮긴 구체적인 행동과 방법들(Action), 마지막으로 행동에 따른 결과와 피드백(Result)을 얻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공모전에서 피피티를 만들거나 기업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기획안 작성에 사용되는 방법과 동일하다.
확실히, 보고서 작성이나 기획안 작성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STAR에 따라서 내용을 작성할 경우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보고서 또는 기획안을 작성하는 데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자소서에 들어가는 나의 경험은 분절적인 이야기가 아닌 하나의 덩어리다"
하지만, 아무래도 기획서 작성과 자소서 작성은 접근방식과 순서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기획서 작성 관점에서 보면 S, T, A, R 각 단계가 처음부터 하나로 연결되는 유기적인 과정이었다기 보다는, 상황분석(S)을 바탕으로 문제를 진단(T)하고, 이에 따라 실행계획(A)이 도출되듯이 각 단계가 분절적, 단계적으로 작성되고 이어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반면. 자소서에 작성되는 경험은 당시의 상황, 감정, 행동, 결과까지가 본래부터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이 되어 있을 수 밖에 없다. 본인이 처했던 상황, 그 때 느꼈던 감정과 어려움. 그래서 본인이 어떻게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왜 그렇게 생각했으며. 그래서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과정은 어떠했고, 또 그 당시의 본인의 생각과 느낌은 어떠했는지. 그리고 결과적으로 어떻게 되었는지까지. 모든 이야기와 과정 하나 하나가 하나의 흐름이며 하나의 덩어리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하나의 덩어리인 이야기를 STAR 기법에 껴맞추려 하다보면, 의도치 않게 S, T, A, R 각각의 항목에 알맞게 들어가지 않는 내용들도 생기고, 사이 사이 누락되는 내용들로 인해 전체가 하나의 이야기로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게슈탈트 심리학에서는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이다" 라는 이야기를 한다. 부분의 합이 결코 전체가 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자소서에 작성하게 되는 경험도 마찬가지이다. 전체적인 경험의 과정과 내용 그 자체가 하나로 의미가 있는 것이지 상황 따로, 생각 따로, 행동 따로, 결과도 따로 정리해서는 개개의 경험에서 느꼈던 생각과 과정 전체를 온전히 표현할 수 없다. 취준생들 개개인이 갖고 있는 개개의 경험들은, 하나의 덩어리로써 그 의미와 가치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물론, 결국 내가 경험한 하나의 이야기를 4개의 덩어리로 나누어 넣어서 하나로 연결시키면 결국 똑같은게 아닌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맞는 말이지만 여기서 필자가 지적하고자 하는 문제점은, 취준생들이 STAR라는 '틀' 자체에 집중하다보니 대부분이 본인이 경험했던 이야기를 하나의 덩어리로 생각해보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로 무작정 S, T, A, R에 맞는 부분 부분들만 기억에서 추출하여 채워 넣게 되고, 결국 S, T, A, R 사이 사이에 들어가게 되는 본인들의 생각과 감정들 전체가 하나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STAR가 먼저가 아니라, 틀에 구애 받지 않고 내가 가진 경험의 과정 전체를 정리해 보는 것이 먼저라는 의미'이다.
# 본인의 경험 하나 하나를 Full Story로 풀어서 작성해 보자.
때문에, 취준생들이 자소서 작성에 앞서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바로 STAR라는 틀, 기법에 얽메이지 않은 채로 본인의 경험 하나 하나에 대해서 Full Story로 복기해 보는 것이다. 줄, 글자 수, 자소서 항목, 제목 등에 구애 받지 않고, 본인이 수행했던 프로젝트, 공모전, 동아리 활동, 조과제 등등에 대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긴 이야기로 작성해 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분량을 신경 써서는 안 된다. 형식도 필요없다. 생각나는 대로 의식의 흐름에 따라서 작성해 보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 일기를 쓴다는 생각으로 그 당시 있었던 일과 당시 본인이 느꼈던 감정과 행동에 대해서 최대한 솔직하게, 그리고 최대한 자세하게 작성해 보는 것이 Point다. 필자가 이렇게 얘기하면 이걸 자소서로 어떻게 쓰냐고 취준생들이 항상 있다.
자소서에 대한 생각을 버리는 것이 최우선이다. 자소서는 우리의 경험을 녹여 넣어야 하는 틀일 뿐, 우리의 머리 속에서 경험과 생각들을 끄집어 내는 과정과는 전혀 상관없기 때문이다. 자소서는 나만이 가진 경험과 온전한 생각을 인사담당자에게 전달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자소서라는 수단이 아닌, 우리가 인사담당자에게 전달해야 하는 진짜 나만의 이야기와 생각이 바로 본질이며, 이러한 본질에 대해서 깊이 있게 생각하고 탐구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무리 좋은 틀과 기계가 있다고 한들 사용법을 모른다면 그 틀이나 기계는 쓸모가 없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STAR 기법 자체가 잘못되었으며, 사용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틀의 의미와 사용법을 정확하게 이해할 경우 그 틀은 오히려 강력한 논리를 더해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 바로 책상에 앉아 내 인생이라는 냉장고에 들어 있는 재료들을 하나씩 꺼내보고, 그 재료들의 속을 자세하게 파헤쳐 보자. 형식과 분량에 구애받지 않고, 재료들의 면면을 뜯어보고, 관찰하면서 나만의 재료 노트를 하나씩 채워 나가자.
그리고 이렇게 복기된 경험들을 자소서에 녹이는 방법은 나중에 다시 다루도록 하겠다.
O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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