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생활은 실력 아닌 요령이다.

30년 마라톤에서 초반부터 열을 올리면 금세 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by Ohms

적어도 신입사원의 회사생활은 능력이 아니라 요령이다. 많은 이들이 입사와 동시에 일사천리로 모든 일을 다 씹어 먹고, 사내에서 인정 받아 Fast Track을 타겠다는 의지를 불태우지만 금세 제 풀에 지쳐 나가 떨어질 확률이 상당히 높다. 헬조선에서는 입 닫고 1년, 귀 닫고 1년, 눈 감고 1년 정도의 짬밥은 먹어줘야 자신이 꿈꾸던 업무역량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온다. 그리고, 그 때가 내 인생 마지막 황금기였음을 뒤늦게 알게 된다.


숱한 취업준비생, 대학생들이 취업 전까지는 '전 어디든 가면 열심히 할 거에요', '저 빨리 회사 들어가서 전문성 쌓고 이직할 거에요'라며 얘기한다. 필자도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기대를 버리세요. 회사생활에 님들이 찾는 전문성 같은 거 없어요..'라고 답변한다. 아니나 다를까 그들은 입사 후 몇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얘기한다. '제 기대와 너무 달라요! 엉엉, 저 이직해야겠어요'라고.


드라마 속 대표님, 본부장님, 이사님들은 죄다 키 크고, 잘생긴, 미남미녀 밖에 없는게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이 일찍이 성공한 커리어맨/우먼의 회사생활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 하지만 헬조선 거의 모든 기업에서는 대부분의 모든 일들이 이미 정해진 틀과 체계 안에서 이루어 질 뿐만 아니라 기존의 관행과 체제를 깨는 것을 금기시 한다. 그렇게, 많은 신입사원들이 기대와 현실 사이의 큰 갭에 괴리를 느끼며 외치는 단어가 이직이다.


더욱 모순적인 부분은 입사 초 일다운 일을 갈구하던 이들에게 업무가 주어지기 시작하면, 자신에게 지어진 책임감과 현실을 부정하며 잡일과 소일거리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신입사원 시절을 그리워한다는 사실이다. 회사에서 업무를 맡는다는 것은 요단강 강을 건너는 것과 같다. 지금 당장은 뭐든 하고 싶겠지만 끝도 없이 넘치는 일에 진절머리를 느낄 날이 금세 찾아온다. 가능하다면 늦게, 천천히 업무를 맡아야 하는 이유이다.


회사 생활은 30년 마라톤이다. 어떻게든 입사와 동시에 실력을 뽐내고 싶다는 생각보다 어떻게 내가 꾸준하게 좋은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마라톤 초반은 몸을 예열하고, 끝까지 뛸 수 있는 자신만의 페이스를 찾는 타이밍이다. 아재들은 알고 있다. 죽기살기로 스퍼트를 올려 처음부터 치고 나가는 저들이 얼마 가지 못해 레이스를 마칠 것이라는 것을. 회사생활은 실력이 아니라 요령으로 승부해야 한다.


이걸 아는 자와 모르는 자는 표정이 다르다. 모르는 자는 회사생활의 모든 것들이 불만스럽다. 기대했던 업무적 성과 창출 기회는 존재하지도 않고, 항상 반복되는 documenting과 회식에 신물을 느끼며, 달라질 것 없는 환경 속에서 홀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느낀다. 반면, 아는 자는 기대를 버리고 여유롭게 회사생활을 관망한다. 기대와도 다르고, 달라질 것도 없는 환경 속에서 자신이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찾는다. '오늘 회식 소고기! 개이득!'


다음 글에서는 실력이 아닌 요령만으로 회사에서 인정 받을 수 최고급 스킬들을 공유한다. (쓸데없음 주의)



O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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