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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hms May 29. 2016

#5. 토스 vs. 오픽, 둘 다 치고 보자

토스 레벨6 해외영업맨이 밝히는 취업/비즈니스 영어 전략 첫 번째

운영 중인 블로그의 컨셉부터 "TOEIC Speaking Level 6 해외영업맨"으로 잡았을 정도로 영어에는 젬병이었다. 어려서 해외에서 거주했던 경험도 없었고, 대학교 때 남들 다가는 교환학생을 다녀 오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배낭을 둘러 메고 미주유럽 국가로 여행을 떠났던 경험 조차 없었다. 


유일하게 영어를 배울 수 있었던 환경이라면 카투사로 군복무를 했던 시간이 있지만, 카투사로서 군복무를 마친 뒤에 공부해서 받았던 말하기 점수가 토익스피킹 레벨 6였다.. 카투사로 복무할 때 행정병 보직을 받아 미군 사무실 밖 입구에 혼자 덩그러니 앉아 미드를 보고, 인터넷을 하며 한량같은 군생활을 보냈던지라 영어에 둘러싸여 군복무를 할 수 있었던 여건도 되지 못했다. 

그랬던 내가 어느덧 세월이 흘러 올 3월 응시한 OPIc에서 Advanced Low를 달성했다. 점수를 받고 나서도 얼떨떨했다. 특별히 준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좀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해외영업에서 근무했으니 당연한 것 아니냐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취준 목적으로 영어 말하기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을 위해 지금까지의 경험과 거기서 느낀 깨알팁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아마 첫 글은 토익스피킹과 오픽에 대한 이야기, 두 번째 글은 영어 말하기 실력을 키울 수 있는 노하우가 될 것 같다.



# 입사 2년차 해외영업 사원의 토익점수 '140점'

2013년 무더운 여름, 돌연 이직을 마음 먹고 만료된 영어 점수를 경신(*취준 당시 토스가 150점이었으니.. 나는 갱신이 아닌 경신을 해야만했다.)하기 위해 4번의 토스를 연달아 치게 된다. 약 2년 간 해외영업 직군에서 회사생활을 하며, 외국인들과 수많은 미팅을 갖고, 두툼한 두께의 영문 계약서 상시 정독하고, 수시로 영문 비즈니스 이메일을 작성하며 나름의 내공을 쌓았다고 자신만만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연달아 응시했던 4번의 토익스피킹에서 140점 (레벨6)라는 충격적인 점수를 받고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첫 두 번의 시험은 회사생활을 통해 쌓였던 자신감으로 준비없이 치른 뒤에 받은 점수였지만, 이후 두 번의 시험은 2~3주 간의 시간을 두고 틈틈히 준비해서 응시했던터라 그 충격은 더했다. 개인적으로는 준비를 하고 치렀던 마지막 두 번의 시험에서는 '이건 최소 170이다.'라며, 시험장을 박차고 나왔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우습게도 취업을 준비하던 2년 전보다 10점 '낮은' 점수를 받기 위해 35만원을 날린 꼴이 되었다.


그로부터 2개월 후, 오픽이 더 쉬울 수 있다는 지인의 얘기를 듣고 무작정 OPIc을 신청했다. 4회 연속 토스 140점이라는 연속 카운터를 맞은 뒤로 큰 기대가 없었던터라, 시험의 진행방식, 응시방법, 그리고 유의사항 등 기본적인 프로세스만 사전에 확인하고 시험에 응시했다. 그런데, 제대로 준비조차 못한 시험에서 운(?) 좋게도 단번에 Intermediate High를 받을 수 있다. 4회 연속 140점을 맞는 굴욕을 당한 뒤 이룬 쾌거였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었다.



# 각기 다른 시험의 특성, 자신에게 맞는 시험은 다를 수 있다.

토익스피킹이 아닌 오픽에 응시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각 시험마다 특징이 다르고, 개개인이 가진 성향이 다른 만큼 각자에게 잘맞는 시험 스타일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동시에, 성향을 떠나서 때로는 다른 시험 자체에 응시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뜻 밖의 결과가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도 취준생들이 꼭 알아 두었으면한다.


대부분 알고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토익스피킹은 평소 영어 말하기에 익숙하지 않고, 암기에 자신이 있는 분들이 응시하기에 괜찮은 시험이다. 각 파트마다 별도의 유형이 있고, 각 유형 별로 제시해야 하는 답변의 구성과 형식이 있기 때문에 자유롭게 말하는 프로토킹에는 적합하지 않다. 반면, 오픽은 시험 시작 전에 자신의 관심분야를 선택하고, 본인이 선택한 주제들을 바탕으로 출제되는 질문들에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답변을 하면 된다. 친구에게 얘기하듯이 특별한 형식이나 패턴 없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풀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프로토킹이나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데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적합한 시험이다. 

나의 경우에도 그렇다. 기본적인 공부 성향 자체도 암기형 학습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어찌보면 처음부터 오픽을 준비하는 것이 유리했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토익스피킹이라는 시험을 준비해야겠다 마음을 먹고, 문제집을 사고, 공부를 하고, 시험을 치르는 과정에서, '이미 나는 이 시험에 너무 익숙하다'고 착각한 것이었을 지도 모른다. 실상은 오픽이라는 시험이 나에게 더 잘 맞는데도, 어느 세월에 새로운 시험 방식에 맞게 새롭게 공부를 하고, 비싼 응시료까지 내가면서 다른 시험으로 갈아타야겠다고 쉽게 마음 먹지 못하는 것이다.


내가 진작부터 약 8만원의 응시료를 아까워하지 않고, 처음부터 토익스피킹과 오픽을 동시에 치렀다면, 140점을 받겠다고 토익스피킹을 2번, 3번씩이나 불필요하게 더 응시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 가능하다면, 둘 다 응시해 보자. 이것도 취업전략이다.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에서 인정하는 말하기 시험이 지정되어 있다면, 그 시험을 집중적으로 준비해서 응시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가 두 가지 어학시험 모두를 인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떤 시험이건 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시험이 있다면, 입사 지원 시에 높은 점수를 활용하면 된다. 레벨 한 단계를 올리기 위해 어느 한 시험에 몇 달 동안 매달리는 것보다 어느 쪽에서건 최대한 빨리 원하는 결과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취업을 위해 어학, 학점, 자소서, 면접, 인적성 등 준비할 것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토익스피킹 레벨6을 레벨 7로 한 단계 올리겠다고, 두 달, 세, 달 하염없이 학원을 다니며 시험 준비에 매진한다는 것은 굉장히 비효율적인 취업전략이다. 그래서 더더욱 토익스피킹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의 경우에는 오픽을 한 번 정도는 응시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나의 경우처럼 그냥 한 번 응시해 본 시험에서 운좋게 원래 준비하던 시험에서의 등급과 동일한 등급을 취득할 수 있다면, 그 순간으로 어학에 더이상 시간을 쏟을 필요가 없어지고, 거기서 절약된 시간을 다른 준비에 할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토익스피킹의 경우 2~3달간 학원에 다니거나 또는 독학을 통해 다양한 구문, 패턴, 형식을 익히신 분들이라면 오픽 시험에 충분히 응시해 볼만한 기본기를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의 유형과 평가 방식에서 차이가 있을 뿐 영어 말하기 시험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본질적으로 동일하며, 앞서 언급했다시피 오픽의 경우 별도의 형식이나 패턴에 구애 받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형식 면에서 다소 자유로운 오픽을 준비하다가 형식과 패턴에 맞게 답변을 해야하는 토익스피킹을 응시할 경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 마무으리

토스6 정도의 실력을 가진 사람이 오픽을 치면 무조건 IH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한 가지 시험 준비에 몰두한 나머지 다른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 시간과 비용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기회의 측면에서, 그리고 전략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한 가지 선택에만 몰두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사실과 숨겨진 기회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얘기해 주고 싶었다.


취준생들에게 시간은 금이다. 때로는 8만원 아끼겠다는 생각 때문에 더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보다 효율적인 방법으로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약간의 비용이 더 소요되더라도 '시도'는 해 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 

다음 번 글에서는 영어 젬병이었던 내가 AL을 달성할 수 있었던 젬병만의 노하우를 볼까한다. (only for native Koreans)


O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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