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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세차장에서 멈춰 선 인생(김부장이야기)

이토록 평범한 나도 건물주

by 월건주

안녕하세요. 월급쟁이 건물주, 월건주입니다.


오늘은 며칠전에 끝난

드라마 <김부장이야기> 마지막회

이야기를 말씀드릴까 합니다.


드라마 속 김부장은
누구보다 우리 세대의 이야기였습니다.

버텨온 시간, 회사에 바친 충성,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무너지는 일상까지.


10화 동안 이어진 이 현실적인 이야기는

마지막 장면에서

오히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며 끝납니다.

그런데 그 조용한 엔딩이,
요즘 본 어떤 결말보다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비 오는 세차장, ‘진짜 김부장’의 얼굴


퇴사 후 세차장에서 일하는 김부장.
성공도, 반전도, 기적도 없습니다.

그저 묵묵히 차를 닦고 있던 그에게


비가 내리기 시작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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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맞으며 잠시 손을 멈춘 김부장.

그 얼굴엔 묘한 표정이 스쳐 갑니다.

좌절도, 분노도 아닌
이제야 조금 숨 쉬는 사람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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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장면 하나로

이 드라마가 말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충분했습니다.


‘화려한 성공’보다
‘편안한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



내가 민망해진 이유


솔직히 말하면,
저는 끝까지 낙수 부부의 서울 전세집이
김부장 가족에게 돌아가길 바랐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그랬을 거예요.
조금이라도 보상받았으면,
조금이라도 덜 억울했으면 하는 마음.

하지만 마지막 장면을 보고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 내가 너무 욕심을 냈구나.”


가진 게 조금 부족해도,
일이 잘 풀리지 않아도,
심지어 사기를 당했더라도
편안하게 숨 쉬며 살아가는 태도가
어쩌면 가장 중요한 건데 말이죠.



끝까지 남는 건 ‘가족’이라는 울타리


김부장이 무너지지 않았던 이유는
결국 가족이었습니다.


크게 도와주지도,
대단한 말을 해주지도 않지만
끝까지 곁에 남아 있는 존재들.


성공보다 더 단단하게
우리를 지켜주는 건
언제나 이런 울타리라는 사실을
이 드라마는 참 담담하게 보여줬습니다.



자극적인 성공담보다 더 현실적인 결말


요즘 콘텐츠들은 빠릅니다.
한 방에 성공하고,
순식간에 인생이 바뀌는 이야기들.


솔직히 그런 이야기에
기대하게 되는 것도 우리 현실이죠.

그런데 〈김부장〉은 정반대로 갑니다.


버티고, 견디고
초라해진 자신을 마주하고
그래도 살아지는 삶.


어쩌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가장 인간적인 결말이었습니다.



회사 밖 인생도, 어떻게든 살아진다


AI 시대,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현실 속에서
이 결말은 조용하지만 강력했습니다.


회사에서의 성공이 전부가 아니고,
존심을 조금 내려놓고
속도를 늦추더라도
우리는 결국 살아진다는 메시지.

그래서 저는 이 엔딩이
정말 최고의 결말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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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장〉마지막회는
화려하지 않아서 더 진짜 같았고,
자극적이지 않아서 더 아팠고,
그래서 더 위로가 되었습니다.


숨 막히는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조금 느슨해져도 괜찮고,
조금 초라해져도
인생은 끝나지 않는다는 말을
조용히 건네준 드라마였습니다.


저희 같은 40대에게 ‘은퇴 준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겠죠.

다만, 조급함 때문에
잘못된 선택으로

노후를 망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가 책을 한권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필요하신 분들만

천천히 보셔도 괜찮겠습니다.


여러분은 이 엔딩, 어떻게 보셨나요.
정말 오래 남는 결말이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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