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아도 남는 게 없다면,대충 시작해도 괜찮다

이토록 평범한 나도 건물주

by 월건주


며칠 전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새로 오신 팀장님이
후배 최과장에게 단단히 화가 나 있었다.


“아니, 시킨 지가 언젠데
아직도 보고를 안 했어요?
결국 다른 팀에서 먼저 발표해버렸잖아요.”


나는 알고 있었다.
후배 최과장이

이 일을 얼마나 신경 쓰고 있었는지.

며칠 밤을 새우며 자료를 고치고,
표현 하나에 몇 시간을

붙잡고 있었다는 것도.


문제는 성실함이 아니었다.
완벽하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조금만 더 다듬고,
조금만 더 확인하고,
조금만 더 준비하다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한 것이다.




팀장님의 말이 오래 남았다.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말고
일단 하는 데까지 보고하고
계속 고치면 되잖아요.
이미 끝났어요.

이제 준비할 필요 없네요.”


입사 동기 박부장이 떠올랐다.


그는 늘 부지런했다.
회사 일도 열심히 했고,
퇴근 후에는 책을 읽고
부동산과 주식도 공부했다.


술자리에서 그가 말을 시작하면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이론도 많고, 아는 것도 많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결정적인 질문 앞에서는
항상 말이 멈췄다.


“그래서… 해봤어?”

그 질문에
명확한 대답을 들은 적은 거의 없다.




아마 우리 대부분은
이 쪽에 더 가깝지 않을까.

모든 게 준비돼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고,

충분히 잘할 수 있을 때만
움직여야 할 것 같은 마음.


그래서
계획만 늘어나고,
준비만 길어지고,
정작 실행은 미뤄진다.



군대에서 사격 훈련을 받을 때
이런 순서를 배웠다.


준비(Ready)
조준(Aim)
발사(Fire)


그런데 사회에 나오고 나서
나는 순서를 조금 바꿔보기 시작했다.


준비(Ready)
발사(Fire)
조준(Aim)


일단 쏘고,
나중에 고치는 방식이다.




완벽하게 준비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대신 빠르게 시작했다.


글도 그랬고,
책도 그랬고,
투자도,

회사 밖의 일들도 그랬다.


회사에 다니면서
유튜브를 해봤고,
글을 쓰다 보니

책이 두 권이 됐고,
블로그를 하다 보니
조금씩 자산의 형태도 바뀌었다.


처음부터 거창한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다.

대부분은
‘이 정도면 한번 해볼까’ 하는
대충의 시작이었다.


물론 과녁을

한 번에 맞힌 적은 거의 없다.

빗나간 경우가 훨씬 많았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사람들은 종종 묻는다.

“어떻게 바쁜 회사 생활을 하면서
그런 것들을 다 병행할 수 있었냐”고.


대단한 비결은 없다.

준비를 짧게 하고,
대충이라도 시작했을 뿐이다.

그리고 틀리면,
그때 고쳤다.


40대가 되면
이상하게 이런 생각이 자주 든다.


‘나는 열심히 살았는데
왜 남는 게 없지?’


그럴 때는
노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실행이 너무 늦었던 건 아닐까

한 번쯤 돌아보면 좋겠다.


완벽한 준비보다
서툰 시작이
더 많은 걸 남긴다.


오늘도
무언가를 미루고 있다면,
대충이라도 한 발
먼저 내딛어도 괜찮다.


방향은
그다음에 맞춰도 되니까.




그리고 혹시,
나처럼 회사 밖의 삶을
조심스럽게 꿈꾸고 있다면

이야기를 나눌 자리는
언제든 열려 있다.


2월5일(목) 저녁 9시~
책을 매개로
그런 대화를 나누는 작은

온라인 모임을 하나 연다.

부담 없이,
그냥 사람 구경하듯 와도 괜찮다.

어차피
우리 모두
완벽해서 시작한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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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참여방


https://open.kakao.com/o/gF4keq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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