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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간이영원하기를 Sep 28. 2022

부치지 못하는 편지 8

22년 9월 28일

연우 안녕?

우리 연우도 가을 날씨를 제대로 느끼고 있으려나...

엄마는 요즘 ... 마음이 좀 힘들어. 

예전 같았으면 우리 연우 손 잡으면서 

'그래도 연우가 있으니까.'

하고 기운을 냈겠지만, 

더는 엄마에게 힘을 줄 연우가 없으니 

한번 쳐진 마음이 쉽게 일어서질 못하네...

가끔은 너도 그럴 때가 있었니?

남들은 다들 앞으로 나아가는데 나만 멈춰서있는 느낌말야. 

우리 연우라면 어땠을까. 

연우 입장으로 생각하니, 우리 연우는 더하면 더했지 

엄마보다 덜하진 않았겠구나... 괜히 더 미안해지네. 

엄마는 요즘 그런 기분이야. 

뭔가 하고 싶고 뭔가 되고 싶지만

나는 이제 아무것도 되지도, 하지도 못하겠구나 하는 기분. 

조금은 두렵기도 하단다. 

너를 돌보기 위해서 내가 유일하게 잘 할 수 있는 일을 그만뒀는데

네가 떠나고 나니 엄마는 이제 정말 할 수 있는 게 다 사라져버린

너무 무서운 기분을 겪고 있어. 

우리 연우가 옆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어쩜 조금은 용기가 났을텐데. 

가진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없어도 그냥 네가 옆에 있다는 걸로, 

내가 너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났거든. 

혼자인 엄마는 너무 무력해. 

우리 연우 손잡고 쓰다듬으면서 흥얼거리면서, 

그렇게 다 잊어버리고 힘내고 싶다. 

연우야, 시간이 된다면 엄마 꿈에 한번 찾아와주겠니?

모두 잘 될거라고,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엄마에게 힘을 주겠니?

사랑해 연우야. 많이 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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