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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묘미 May 01. 2023

‘자립’의 힘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며

가족끼리 갈비를 먹고 뒤에 있는 정원을 걸었다. 나무에 새의 집이 걸려있었다.


성인이 되고 어떠한 이유로 부모의 집에서 떠나는 날, 자식이 밥은 잘 챙겨 먹을지 걱정하는 부모에게 자식은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한다. 자주 찾아뵙겠다는 약속이다. 온전히 혼자인 방 안에서 고독과 외로움이 스스로 몸집을 키운다. 시간이 지나면 자유라는 무한한 기쁨이 두 불청객 주변을 나무판자로 덧대기 시작한다. 저녁에 빵과 샐러드를 사 와 다음 날 아침에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고, 출근하기 전에 회사에서 먹을 도시락을 싼다. 퇴근하는 길, 집 근처에서 발견한 작은 식당에서 조용히 저녁 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운동복으로 갈아입은 뒤 공원에서 운동을 한다. 새해의 다짐은 작심삼일로 끝나기 마련이지만, 자립의 힘은 이러한 패턴을 오랫동안 유지하도록 돕는다. 자립은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자립은 점점 힘을 잃어간다. 어느 날 불쑥 고개를 내민 외로움에 눈물이 핑- 돌아 부모에게 전화를 건다. 곧바로 마트에서 몸에 좋은 음식, 평소에 부모님이 좋아하셨던 음식을 잔뜩 산다. 부모가 자식의 집으로 찾아왔을 때만큼 무거운 짐을 들고 부모의 집으로 가는 자식의 발걸음이 무척 가볍다. 그 힘 또한 변함이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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