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만 가본 오사카, 그리고 호쿠리쿠로망

일본 여행 2

by 오구리

나는 지금 어디로 가는가?


하카타를 떠나 고쿠라를 지나 히로시마를 지나간다. 예전에 갔었던 히로시마의 기존 노면 전차가 2025년 8월에 철거되고, JR 신칸센 역으로부터 환승이 유용하게 고가 노선으로 재편성된다고 들었다. 내 눈으로 직접 히로시마를 보고 노면 전차를 타고 싶었다. 하지만 언젠가 다시 오리라 생각하며 지나가 본다.


저 멀리 후쿠야마 성이 보인다. 내가 탔던 노조미 열차는 후쿠야마를 서지 않는다. 그래도 지나가면서 충분히 후쿠야마 성의 외관을 관찰할 수 있다. 후쿠야마는 이렇게 여러 번 관광하였다. 물론 환승을 위해 내려본 적도 있었고. 일단 지나가 본다.

후쿠야마성

20분을 더 달려 오카야마 역에 도착한다. 오카야마에는 일본의 3대 정원이라는 구라코엔과 오카야마 성이 있다. 역 앞에서 도시락과 음료수를 사고 슬 걸어서 산책하기 좋다. 근교에는 구라시키, 곡창倉 편부敷 말 그대로 창고가 깔려 있는 도시이다. 중간에 작은 강은 운하처럼 길게 뻗어 있다. 아마도 배를 통해 물자를 나르거나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여행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지금은 미관지구라고 불리는 유명한 관광지이다. 그렇게 또 지나만 가본다. 한참을 지나 히메지성이 멀리 보인다. 물론 히메지 역은 서지 않는다. 히메지 성이 역에서부터 보인다는 사실을 알기에 두 눈을 뜨고 찾아봤다. 잘 보이고 아주 반가웠다. "헤매지 않을 히메지"

눈을 잘뜨고 봐야해, 찰라의 순간

그렇게 히메지를 지났다. 신 고베역을 지나간다.

새로울 신新, 귀신신神, 집호戸 귀신의 집일까? 신을 모시는 집이겠지... 하하하하, 엄마에게 말한다.

"엄, 코비 브라이언트 알아?"

"코비 브라이언트 아빠가 여기 여행하다가. 고베규가 맛나서 애 이름을 고베라고 지었데. 그래서 코비 브라이언트..."

거짓말 같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만약 한우가 맛있었으면 서울 브라이언트였겠지.."

검색해서 보여준다.

그렇게 웃으면서 고베를 지나갔다.

(참고로 엄마는 코비 브라이언트가 농구선수인지 배우인지 한국인인지 외국인인지 모른다.ㅜㅜㅜㅜ)


그렇게 환승역인 신오사카에 내렸다. 약 2시간 30분 걸렸다. 오는 길이 익숙해서 지루하지 않았다.

오사카는 여러 번 방문했다. 이렇게 환승을 하기 위해 내려서 지나만 가보았다. 화장실은 어디 있는지, 교토행 열차는 어디서 타는지, 선더버드는 어디서 타는지 모두 꿰고 있었다. 또 도시락은 어디서 파는지 모두 알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배가 고파졌다. 도시락을 하나 사고는 선더버드 승강장으로 환승을 했다.

오카야마도시락과 선더버드열차

썬더버드는 교토를 거쳐 쓰루가로 향한다. 기차를 타고 밖을 보다 보면 일본에서 가장 큰 호수인 비와호를 볼 수 있다. 무조건 오른쪽 자리에 앉아야만 보인다. 호수라고 하는데 참돔, 광어가 잡힐 것 같은 아주 거대한 호수이다. 내려서 호수를 보고 싶다면 나가하마 역으로 가야 한다. 호쿠리쿠 본선에 있는 역이다. 바로 앞에서 호수를 볼 수 있다. 유람선을 타고 싶으면 오쓰로 가야 하고. 가면 미시간크루즈가 있다. 미시간주와 오쓰시가 자매 협정이라고 하나 뭐래나. 둘 다 여자구나? 아무튼...

쓰루가는 아주 작은 어촌 마을이다. 마을 동네를 걷다 보면 해산물 가게가 많다. 하지만 사람이 없다. 그래도 호쿠리쿠의 종착역이라서 꽤 크다. 왜 오사카까지 연장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우리나라의 무궁화, 새마을호와 KTX를 생각하면 그냥 올곧은 노선이 아니라고 해도 신칸센이 달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봤지만, 일반 특급열차나 전철의 궤간은 신칸센 궤간보다 좁았다. 그래서 신설해야 되는 것을 알았다. 어떻게 보면 우리 무궁화호나 KTX는 전철마저도 같은 궤간을 사용해 도움이 되겠지만, 오히려 열차 통행량이 감당이 안될 수도 있는 청량리 같은 여러 장단점이 있음을 생각하면서 쓰루가에 도착한다.

예전에 찍은 쓰루가역, 마치 열차같은 창문

8분 남았다. 쓰루가에서 호쿠리쿠 신칸센을 환승해야만 한다. 가능하니까 배차했겠지라고 생각하며 얼른 뛰어가본다. 시간이 부족하지는 않다. 근데 기차의 방향을 알았다면 4호차를 예약하였을까? 안 했겠지. 언제든지 신칸센을 타려면 10~12 호차를 예약해야만 한다. (흡연자라면 더더욱이) 마음이 급해 일단 기차로 들어가서 내 호차수를 찾아 더 걸어가 본다. 내 자리를 찾아 앉았다. 해당 열차도 오른쪽칸에 앉아야 산과 나무를 한없이 볼 수 있다. 호쿠리쿠 신칸센은 2015년에 개통했다. 호쿠리쿠 지방을 연결하는 셔틀 신칸센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도시에 정차하여 사람들의 갈망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물론 열차마다 등급이 있기 때문에 직행 열차도 있긴 하다. (앞으로 신칸센을 전철 타듯이 탈 예정이라..)


그렇게 몇 개의 역을 지나, 목적지에 도착한다.

오늘의 여정

하카타 -> 신 오사카 2 h30 m

신 오사카 -> 쓰루가 1h 30m

쓰루가 -> 가나자와 1h 20m

환승시간까지 포함하면 거진 6시간이 넘는 일정이었다. 엉덩이가 아플 만도 자리가 답답할 만도 하지만, 신칸센은 꽤나 넓다. 또 지나만 가는 여행도 나쁘지는 않다. 밖을 보며 지났던 기억을 생각하는 것도, 알고 있었던 것 장면을 캡처하는 것도, 평생 지나 만 갈 오사카에 내리는 것도 나는 즐겁다.


이 문을 넘으면 나는 도착이다.

가나자와의 수문장, 츠즈키몬

가나자와, 지금 시간은?

KANAZAWA, 16:55

물론 근처의 상점가에 잠시나마 구경도 하고, 그곳에서 저녁도 먹었다. 가는 길에 정말로 관심도 없는 건담을 보았고, 관심 없다 해도 안 믿을 기차 모형을 잔뜩 보고 왔다. 카가야키랑 하야부사가 교차하는 일이 실제로 있을까?

기차이야기만 해서 건담 사진 올려봄

생각하며 그렇게 가나자와의 밤은 무르익었다. 지금의 츠즈키몬은 환하게 조명을 비추고 늦은 시간까지 역사를 비춰주며 시민들을 반겨주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잘 모르겠고 나의 하루는 거의 끝나갔다. 글에는 술냄새가 안날터이니 아무도 모르겠지. 가나자와의 밤은 짙은 농도의 알코올처럼 진득하게 천천히, 몸속으로 스며들었다.

많이 취했다는 소리

다음엔 지나랑 가고 싶기도 하다.

취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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