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걷다가, 다카오카

그림 1

by 오구리
일본 도야마현 다카오카, 2025

멀리 보이는 산의 능선은 더없이 부드러웠다. 그 아래로 펼쳐진 거리는 말끔했고, 사람의 흔적은 희미한 공백처럼 느껴졌다. 모든 것이 정지된 평온함 속에 잠겨 있었다.

하늘은 깊고 맑은 파랑. 그 완벽한 색채가 거리를 지배하는 듯했다. 깔끔하게 정돈된 집들의 창문은 하늘의 거울이 되어, 그 푸른빛을 고스란히 반사하고 있었다. 유리창에 갇힌 푸른색은 마치 투명한 물감처럼 번져나갔다.

평소라면 복잡하게 얽혀 시끄러울 법한 전봇대의 전선들마저도, 이날의 다카오카에서는 그저 그림의 일부처럼 고요했다. 모든 선과 면이 제자리를 지키며 숨 쉬고 있었다. 번잡함도, 소란스러움도 허락되지 않은 고요한 여행지. 아니 그냥 동네.

그저 평온이라는 이름의 하늘 아래, 다카오카의 시간은 느리게, 그리고 푸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한 장의 정지된 엽서처럼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눈이 닿는 모든 곳이, ‘평온'이라는 단어 그 자체였다.

다카오카, 2025

오히려 걷는 것이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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