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의 여름은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더위도 아닌 소음 때문에.
소음의 출처는 앞집이었는데, 낡은 빌라를 허물고 새 빌라로 만드는 과정이었다.
흔한 일이지만 문제는 앞집 건물과 우리 집은 고작 세 걸음 보폭으로 마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 건물을 허물 때 굉음을 내는 드릴은 물론이고, 하루하루 다르게 폭싹 내려앉는 잔해들을 보며 먼지는 또 얼마나 날릴지 찝찝함에 창문도 못 열었다.
K-건물 짓기 속도는 또 얼마나 빠른가, 곧장 뚝딱뚝딱 공사를 시작하는 통에 아침은 늘 스트레스 속에서 깨어나야 했다.
하루하루 지날 땐 인지를 못하지만 일주일 즈음 지나면 뼈대가 점차 쌓아 올라왔다. 내려다보았던 뼈대는 갈수록 자라더니 창문에 서면 정면으로 보일만큼 올라왔다.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이전 낡은 빌라였을 땐 우리 집보다 한층 낮은 건물이 던 터라 꼭대기층 사는 나는 상대의 옥상이 훤히 보이는 풍경이었다.
덕분에 밤에는 달과 낮에는 저 멀리 검단산도 볼 수 있었다. 나름의 자연풍경뷰를 누리고 있었기에 앞집이 더 이상 건물을 쌓아 올리면 정말 곤란하다.
심란한 마음으로 며칠을 지내다 결국 우리 집과 동일한 층고로 쌓아 올려지는 앞집을 보고 절망했다. 그야말로 절망이 맞았다.
옥상이었던 저곳에 누군가 살게 된다면 창문을 열고 “좋은 아침입니다! 어제는 누가 생일이셨나 봐요! 케이크 불고 계시던데” 할 수 있을 만큼 상대편집이 훤히 보일 것이다.
공사는 가을 무렵 마무리되었고... 나는 앞집의 발코니 뷰를 얻었다.
근데 저쪽은 발코니인데 나는 내 방이 훤히 보이니까 좀 더 억울하기 한데. 실외랑 실내랑은 다르잖아.
어쨌든, 커튼 없이는 생활할 수 없고 저 집 발코니에 환풍기와 분리수거들로 내 시선을 채이게 했지만 이제 익숙해져야 할 일이다.
얇고 예쁜 패턴의 노란색 커튼이나 오트밀색의 뜨개 소재 커튼을 달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