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튀르키예, 안타키아 인심 좋은 사람들

최초의 교회, 성베드로 동굴교회가 있는 이곳

by 박sb
터키지도2022.jpg



2022년도 여름 나의 터키여행에서의 첫방문지는 안타캬(안타키아)이다. 이곳은 하타이주의 주도로 과거에 번영했던 곳이다. 성서 요한계시록의 일곱 교회중의 하나가 이곳 옛지명 '안디옥'에 있었다. 베드로가 최초의 교회 동굴교회를 세운 곳이고, 사도 바울이 베드로를 만나 전도활동을 했던 곳이다. 기독교인들을 크리스천이라고 처음 지칭한 곳으로 알려져있다. '하타이'라는 지명은 과거의 무시무시했던 철기제국 히타이트의 영광을 기리기 위해 붙여졌다고 한다.


막상 와 보니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기억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딱 이 도시를 두고 한말이었나보다. 작은 시골냄새 나던 외곽 마을이 넓게 확장되고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었다. 2010년도 시리아에서 국경을 넘어 왔을때의 좋았던 기억을 잊지못해 터키땅을 밟고 스타트 도시로 온 것이다. 한적한 시골길을 걸어 올라가다보면, 아주머니들이 한산하게 앉아있고 마을에는 공동화덕이 있었다. 화덕에는 피데를 굽고 있었고, 주변에는 동네 아이들이 몰려와서 놀고있다. 한 아이는 엄마가 피데를 굽는 동안 아기를 돌보고 있다. 어떤 아이는 나를 보자 학교에서 배우는 영어교과서를 보며 나와 대화를 시도한다. 어둑해지니 아이 두명이 이웃에게 음식을 가져다 준다며 심부름을 하고 있었다.

그 장소를 찾으려고 해멨으나, 그때 갔었던 그 동화속같은 풍경은 이미 사라졌고, 더구나 그때의 마을도 자취를 감추었다. 한마디로 전부 다 갈아엎은 것이다. 그 자리에는 아파트들이 들어서있었다. 안타키아에서 느낄 수 있었던 '터키스러움'은 거의 사라진 듯 했다. 그래도 바뀌지 않은게 있다면 사람들 인심인가 보다.


장거리버스터미널에서 내리긴 했는데 시내로 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버스회사 직원에게 물어보니 택시를 타라고 한다. '흥, 택시타면 되는거 누가 몰라서 묻냐구!' 한국말로 해도 알아듣지는 못하겠지만, 일단 머릿속으로만 투덜댔다. 그리고 나타난 흑기사에게 버스로 가는 방법을 알 수 있었다. 그는 터키인으로 현재 나이지리아에 살고있다고 했다. 잠깐 앉아서 천천히 이야기 하자는 그는 자신의 과거 여자친구가 중국인이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물어보지도 않고 궁금하지도 않은 중국인 이야기는 왜 내게 하는거지?

시내 중심부까지 버스를 타면 500원 정도로 갈 수 있다. 그런데 터키 전체가 교통카드를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바뀐 듯 하다. 그는 나에게 그냥 현금을 내던지, 그렇지 않다면 버스 안의 아무에게 부탁해서 현금을 쥐어주고 카드를 빌리라고 알려준다.



버스를 타면 금방 도착할거라 생각했지만, 터키 외곽지역은 넓었다. 대체로 낡고 가난해 보이는 집들이 모여있다. 버스는 종점이 시내였다. 그런데 지도를 봐도 어디가 어딘지를 알 수 없다. 근처에 경찰이 있길래 길을 물었더니 자기를 따라오라는 시늉을 한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경찰관들이 있는 경비실이다. 그들은 나에게 차도 따라주고, 초콜렛도 가져다주며 좀 놀다가라한다. 하하하 역시 이런게 터키인들이다. 터키인들에게 길을 물으면 버스비를 내주거나, 간식을 내주거나, 가끔 시간 있냐며 밥을 사주거나 자신들의 집으로 초대하기도 한다. 이래서 터키는 참 재미있는 곳이다.


다음날은 유명한 베드로 동굴교회를 찾았다. 날씨만 선선하다면 걷는 것도 괜찮을 터지만 뙤약볕에 걸어가기로 결심한거에 큰 후회를 했다. 가만있어도 더운 한여름, 걸어가는 길이 고행길이다. 성지순례지를 찾아가는 고행길, 아마도 내 무의식이 선택한 것일 수도.


베드로 교회는 산중턱에 자리잡고있다. 나는 그것이 보이는 카페에 앉아 저기를 올라갈까 말까 고민만 하고 있다.


갈까?.. 더운데 도무지 못 걷겠어.... 아니야, 여기까지 왔는데 저건 보고 가야지. 최초의 교회 안보고 가면 후회할거 같애. 아니지, 그냥 여기서 본 것만 해도 갔다온거지, 굳이 올라가서 안에 까지 들어가봐야 할까?.....


그 사이 내 옆에는 카페 주인장이 앉아있었다. 자신의 차로 그곳까지 태워주겠다고 한다. 멀뚱멀뚱 산중턱만 보고만 있는 내 표정을 보고 내 마음을 읽었나보다. 마시던 차와 물은 주인장의 서비스였다. 우리는 그의 차를 타고 교회가 있는 곳으로 올라갔다. 필요할때마다 도움의 손길이 있는 튀르키예 이곳이 나는 참 좋다.


b_3gcUd018svchjqcezbjaol8_b4hfx8.png
6_2gcUd018svcqjxpsan9o9ow_b4hfx8.png
i_cgbUd018svc1ddgjmnvbubo8_b4hfx8.png


<아래 터키 후원금 접수>


https://happybean.naver.com/donations/H000000188621?p=p&s=ns


https://happybean.naver.com/donations/H000000188621?p=p&s=ns





keyword
작가의 이전글튀르키예(터키) 미식의 도시 가지안테프의 명물은 이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