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3일 금요일 이런 뉴스가 떴다. 이란 지도자의 참수가 이란의 '순교서사'를 촉발시켰다는 것이다.
https://news.jtbc.co.kr/article/NB12289558
'순교서사'에 관한한 많은 것들이 떠오른다. 순교서사는 중동지역의 태초의 역사와 함께 시작하며 이것을 부정하는 것은 지역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과도 같다. 한마디로 폭력과 살인은 악행이지만, 단 한가지 전제조건 즉, 정의를 수호하기 위한 것은 절대적인 선행이라는 양극성을 갖는다. 이런 서사가 역사적으로 중동지역의 전쟁에 전략적으로 이용되어 왔으며 선과악의 역할분담을 어떻게 하냐가 그 변수였다. 이번 전쟁에서 이란민족에 대항하는 악은 미국이라는 역할부여가 되었으며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지켜볼만 하다. 이러한 선악 양극 구도의 투쟁은 수메르로 거슬러 올라간다.
1. 수메르와 삼한의 평행이론, 신성구역
“여러 나라에는 각각 별읍이 있는데 이것을 소도(蘇塗)라 한다. 큰 나무를 세우고 거기에 방울과 북을 매달아 놓고 귀신을 섬겼다. 도망자가 그 속에 들어가면 모두 돌려보내지 않아…” 『삼국지』 위서 동이전 한전(韓傳)
우리나라의 삼한의 역사에는 '소도'라는 신성구역(asylum)이 등장한다. 제사장들이 관할하던 성지였으며 왕권으로 부터 독립된 곳이었다고 한다. 이와 같은 곳이 수메르에도 있었고 그 중심에는 지구라트가 있었다. 수메르 왕들의 역할에는 이 신성구역을 수호하는 일이 중대한 사안이었다. 혼란스러운 세상으로부터 오염되지 않은 유일한 장소, 신이 거주하는 신성한 장소 이곳이 바로 이 구역이다. 수메르 왕들은 이 구역을 지키기 위해 하는 전쟁이 신성한 사역이라고 여겨졌으며 전투는 미화되고 칭송되었다.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실의 칭호에서도 보면 알 수 있다. "두 성지의 수호자" 이것이 현재의 사우디 왕실의 정체성이다. 두 성지라 함은 메카와 메디나이다. 길지 않은 역사를 가진 사우디 왕가의 정당성이 바로 이 두 성지의 수호자 즉, 이슬람의 수호자라는 명분아래 정당화된다. 마치 수메르 왕들로부터 임무를 인계받은, 지역의 정통성을 계승한 인상을 준다.
2. 지하드
이슬람에는 신성한 전투라는 의미의 지하드라는 것이 존재한다. 지하드 덕분에 선을 위한 전쟁은 정당화되고 이슬람은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다. 그러나 선지자 모함메드가 언급했던 지하드는 악한 모든 것을 거부하고 선을 선택하여 행하는 그런 의미였다. 후대에 이슬람이 영토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지하드는 내면에서의 '신성한 전투'가 아닌 세속적인 의미의 전투가 부각된다.
3. 영지주의
동과서 무역으로 번창한 페르시아는 역사적으로도 종교의 용광로였다. 아라비아 반도에서 유입된 아브라함 종교가 페르시아에 다다르자 동방사상과 융합된다. 동방에서의 영적전통은 '영지주의'로 알려져있다. '영적 지식'으로 구원받는다는게 핵심이다. 영과 육으로 된 인간은 영이 본질이고 육은 악에 속한 것으로 벗어던져야 할 것이다. 기원전후 영지주의는 동서양에 이미 널리 퍼지며 기독교의 탄생을 낳는다. 시아파 역시 영지주의를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 아브라함 전통을 수호하는 수니파에서는 시아의 이것을 두고 기독교의 탈을 쓴 이슬람이라는 비판을 한다. 대의를 위해 육을 벗어던지게 된다면 그 영은 신의 옆자리에 앉게 된다. 이것이 순교의 핵심이다.
4, 시아파의 정체성
시아파의 정체성 역시 순교서사와 밀접하다. 이슬람은 순니파와 시아파 두 축이 있으며 순니파의 중추는 사우디아라비아, 시아파의 중추는 이란이다. 순니파는 구약과 비슷하여 율법을 중시하고, 시아파는 신약과 비슷하여 영적인 것을 추구한다. 이슬람은 유대교의 유산을 물려받아 탄생한 종교로 순니파는 초기 유대교를 그대로 유지했다고 할 수 있고, 시아파는 조로아스터와 불교, 기독교의 색체가 가미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시아는 지도자는 영적인 신성한 능력이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믿었고 선지자 모함마드의 직계자가 지도자를 이어받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존재가 모함마드의 사촌인 알리였고, 시아파의 시초가 된다. (그러나 사실 알리 역시 혈족은 아니다.)
시아파의 정체성을 결집시킨 사건은 '카르발라 전투'라고 알려져있다. 순니와 시아파의 전투인데 여기에서 시아파의 지도자 후세인이 전사한다. 이후 카르발라는 메카, 메디나와 함께 시아의 성지가 되며, 후세인을 애도하며 결사 항전을 다짐하는 '아슈라'라는 최대의 연례행사가 생기게 된다. 매년 아슈라를 기념하며 시아파들은 결집하며 정체성을 형성해왔다. 언급했듯이 시아파는 불교, 기독교와 유사한데 아슈라는 예수 십자가 고난 행진을 연상시키며, 힌두교 고행의식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이것은 순니파 눈에 매우 기괴하고 이단적으로 보인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0808153600111
이란의 종교지도자들이 이슬람을 부정하는 악의 세력에 목숨을 잃었다. 비무슬림의 시각에서 독재자들이 죽었군 하겠지만, 아슈라를 기념해오던 역사적 토양에서 자란 시아파 이슬람인들에게 어떤 장면이 떠오를 것인가? 바로 이 카르발라 전투가 떠오른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전쟁에 대해 생각이 짧았다고 트럼프를 비판하는 이유다. 시아파 이슬람에서 가장 중요한 전투였던 카르발라, 그리고 이를 기념하는 가장 중요한 행사 '아슈라' 이것은 시아파의 정체성이고 우리 조상의 정체성이고 가족을 지탱한 믿음이며 나 자신이다. 이 행사에서 여태까지 악한 유대교 세력 때문에 고통받는 선한 팔레스타인을 애도해왔다. 그러나 전쟁이 터진 지금 올해 6월25일 아슈라를 앞두고 애도와 광분의 초점이 어디로 모아질지 예상할 수 있다.
미국은 악의 세력에 대항하는 선한 지하드 아래 이란인들이 결집하는 것을 매우 두려워하고있다. 결집은 이란 내에서 만이 아닐 수도 있다. 시아파는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 여기저기 중동에 흩어져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