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고 싶은 게 참 많다. 책도 많이 읽고 싶고, 투자 공부도 더 하고 싶고, 영상도 찍고 싶고, 글도 더 자주 쓰고 싶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싶고, 영어공부와 제2외국어 공부도 하고 싶고, 요리도 잘하고 싶고, 더 많이 놀러 다니고 싶고, 해외여행도 가고 싶다. 헥헥.
얼마 전에는 아무것도 하기 싫었는데, 역시 그런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의욕이 뿜뿜한 시기도 오게 마련이다. 언젠가 다시 의욕이 쪼그라드는 때가 오겠지만, 원래 하고 싶었다가 하기 싫었다가, 기뻤다가 슬펐다가, 이렇게 양쪽을 오가는 것이 인생이니 내가 지금 어느 쪽에 있든 그냥 즐기면 된다. 지금은 의욕이 넘치는 쪽에 있는 나를 즐기는 중.
이렇게 하고 싶은 게 많은 시기에는 우선순위를 정하고 무엇에 집중할지 선택해야 한다. 모든 걸 다 하기에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으니까. 그런데 이 선택하는 게 어렵다. 무엇이 나에게 가장 좋은 길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모르는 게 있을 때 인터넷 창에 검색하면 모든 정보를 알 수 있는 시대인데 내 미래에 대한 건 검색해도 답을 찾을 수 없다. 챗GPT에게 물어봐야 하나?
'어떤 선택을 하는 게 나한테 좋은 거니?'
그럼 이렇게 답할 듯.
'그건 인공지능도 모릅니다. 며느리도 모를걸요?'
(여기까지 글을 쓰고 갑자기 궁금해서 챗GPT한테 영어로, 나 하고 싶은 게 많은데 뭐부터 해야 돼?라고 물어봤더니 장문의 답이 왔다. 요약하자면, 할 일 리스트를 만들고 분야별로 카테고리를 나눠 각 할 일의 데드라인을 정한 뒤, 중요하고 긴급한 일부터 하라는 것. 예시까지 아주 자세하게도 나온다. 크게 도움 되지는 않았지만 역시 인공지능 대단하다고 생각했음. 어떻게든 답을 주긴 준다.)
어떤 선택을 하는 게 나에게 좋은 걸까. 무엇을 우선순위로 둬야 할까. 어디에 집중해야 할까.
이런 의문이 뭉게뭉게 피어오를 때 답을 찾는 한 가지 방법은 '마음을 고요히 하고 내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느낌을 따르는 것'. 나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많이 기울이는 편이다(사실 이게 답을 찾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조용히 답을 기다린다.
'지금 뭘 제일 하고 싶어? 뭘 하면 재밌을 것 같아?'
바로 느낌이 올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는데, 최대한 내 마음이 기우는 쪽에 집중하며 가장 하고 싶은 일부터 차근차근 해나가는 중이다.
물론 내가 옳은 선택을 했다는 보장은 없지만, 일단 내면의 느낌을 따라 선택하고, 그 선택을 옳은 선택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 되지 않을까. 내가 어떤 것을 택하든 결과적으로 나에게 좋은 길이 열릴 수 있도록 말이다. 혹여 잘못된 선택으로 일이 꼬이더라도 그 과정에서 뭔가를 배울 수 있다면 이 또한 내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이니, 어찌 보면 잘못된 선택이란 없을지도 모른다.
스티브 잡스가 이런 말을 했다.
"앞을 내다보며 점을 연결할 수는 없다. 오직 뒤를 돌아보며 연결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니 당신은 지금의 이 점들이 미래에 어떻게든 연결되리라고 믿어야 한다."
지금 내가 삶에서 선택하고 시도하고 있는 것들이, 이 작은 점들이 나중에 어떤 형태를 띠게 될지 나는 알 수가 없다. 이 변화들이 나를 어디로 이끌고 있는지. 내가 아는 것은 단 한 가지. 지금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하나하나 점을 찍으면, 완성된 모습은 그게 어떤 것이든 아름다운 형태가 될 거라는 사실이다.
그때 나는 뒤를 돌아보고 알게 될 테다.
'아, 내가 이런 점들을 찍었었구나. 그 점들이 모여 이렇게 아름다운 모양이 되었구나. 그때의 나에게 고맙다. 정성스럽게 한 점 한 점을 찍어주어서.'
그러니 일단 한 점 한 점 찍는 것에 집중해보려 한다. 너무 앞서 전체 모양을 보려 하지 말고, 이게 옳은 선택인지 고민하며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그냥 지금 내가 찍고 싶은 이 한 점에 집중하는 거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부터 하자. 내가 선택한 것이 옳은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 내가 찍은 점들은 미래에 어떻게든 연결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