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에게 친절한 예술을 만드는 워크숍 아카이브 3
작업을 하다 보면 내가 애써 만든 작품의 내용이 관람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머릿속으로 생각한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손실 없이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이야말로 예술가가 평생 연구해야 하는 대상이 아닐까? 사실 조형예술을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설득하는 능력은 누구나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육과정은 이론에 국한되어 있어 실전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연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란 어렵다. 이러한 고민을 해소하고자 얼마 전부터 예술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3-4명 정도가 모여서 사실상 예술에 관한 수다를 떠는 모임인데, 매번 모임을 기획하는 사람이 바뀌며 그 사람이 준비한 활동을 함께 한다. 이번엔 조형예술을 전공하는 이랑이 기획한 활동을 2주간 함께하게 되었으며 그 내용을 기록하고자 한다.
현서 전공자들에게는 미술관이 공부를 하는 공간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도시생활자인 우리가 조용한 환경을 거닐며 생각만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각보다 많지 않잖아. 나는 그런 기회를 얻기 위해서 미술관에 가기도 하거든. 그래서 시각적으로 고요하고 정보의 양도 많지 않은 전시를 선호하는 편이야. 작품을 접할 당시의 내 감상에 집중하고, 그 느낌을 발견하고 스스로 곱씹어 보면서 생각하는 기회를 얻고 싶은 건데, 너무 많은 정보를 욱여넣으면 우리가 정보의 바다에서 헤엄치며 축적시킨 피로감을 굳이 미술관에 와서도 얻게 되는 게 아닌가 싶어.
예진 비슷한 맥락에서 내가 팔로우하고 있는 미술관 큐레이터가 있는데, 그분이 최근에 미술관에서의 소음 관리에 관한 글을 올리셨어. 관객이 내는 소음을 미술관 측에서 직접적으로 대응을 해야 되는지 생각해 보는 내용이었지.
그분이 언젠가 미술관에 갔는데, 한편에서는 전공자들끼리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고 어떤 사람은 핸드폰 카메라 소리를 무음으로 해놓지 않은 상태로 사진을 마구 찍고 있었는데 그 소음들로 인해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는 걸 느꼈다는 거야. 그런데 개인으로서 본인은 그렇게 느꼈지만 미술관의 입장에서도 관람객에게 정숙을 요구할 필요가 있을까? 결국 우리가 원하는 미술관은 어떠한 공간일까?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만한 주제인 것 같아. 너희는 어떻게 생각해?
결국 우리가 원하는 미술관은 어떠한 공간일까?
지연 미술관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요소에는 전시의 내용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 미술관이 위치해 있는 공간의 특성, 또 그곳을 찾는 관람객들의 특성도 있지.
예를 들어 디 뮤지엄이나 그라운드 시소는 사진 찍으러 가는 느낌이잖이? 얼마 전에 예진이랑 갔던 수원시립미술관의 <에르빈 부름: 나만 없어 조각> 같은 경우에도 애초에 인스타그램을 염두에 두고 기획을 한 것 같더라고.
그에 반해 북촌 서촌 쪽에 있는 작은 갤러리들은 작가의 작업을 보여주기 위한 장소고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서울시립미술관은 동시대의 담론에 관해 이야기하면서도 큰 규모의 전시들이 이루어지는 곳이잖아.
예진 자본을 필요로 하지만 조금은 전위적이기도 한 작업을 보여주는 곳이지.
현서 디 뮤지엄이나 그라운드 시소 같은 공간과 북촌의 갤러리들, 그리고 국립현대미술관은 각각 목적성이 다른 것뿐이지 어느 쪽이 더 낫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 왜냐면 그라운드 시소는 아트 콘텐츠를 매개로 해서 돈을 벌기 위한 게 목표인 공간이잖아. 애초에 그렇게 지어졌고. 어떻게 보면 목적을 굉장히 충실하게 수행을 하고 있는 셈이지.
하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서울시립미술관 같은 국공립 미술관들은 공간의 설립 목적이 예술 산업의 지능에 이바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영리를 추구하기보다는 동시대 예술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거나, 전위적이지만 예술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작품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모든 공간의 목적이 다르고 다들 각자의 위치에서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해.
1편 https://brunch.co.kr/@ohscaroh555/48
당신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관객에게 친절한 예술을 만들기 위한 워크숍 방법
2편 https://brunch.co.kr/@ohscaroh555/50
현대미술 전시는 너무 어렵다: 어렵거나 구구절절하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