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에게 친절한 예술을 만드는 워크숍 아카이브 2
작업을 하다 보면 내가 애써 만든 작품의 내용이 관람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머릿속으로 생각한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손실 없이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이야말로 예술가가 평생 연구해야 하는 대상이 아닐까? 사실 조형예술을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설득하는 능력은 누구나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육과정은 이론에 국한되어 있어 실전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연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란 어렵다. 이러한 고민을 해소하고자 얼마 전부터 예술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3-4명 정도가 모여서 사실상 예술에 관한 수다를 떠는 모임인데, 매번 모임을 기획하는 사람이 바뀌며 그 사람이 준비한 활동을 함께 한다. 이번엔 조형예술을 전공하는 이랑이 기획한 활동을 2주간 함께하게 되었으며 그 내용을 기록하고자 한다.
이랑: 최근 들어 전시들이 추상 미술을 추구하게 되면서, ‘불친절해졌다’는 느낌도 받았어.
지연: 특히 영상 전시들.
현서: 이번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했던 <올해의 작가상 10년의 기록> 전시 다들 봤지? 거기에서 벽에 무지개색 그래픽이 쭉 깔려 있는 형태의 작품이 있었거든.
나 친한 학교 선배랑 가서 봤는데, 전공자인 우리가 봤을 때도 너무너무 난해하더라고. 국립현대미술관은 인지도가 있다 보니까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도 데이트 코스로 많이 찾는 곳이잖아. 그래서 의문이 들더라고. 현대미술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이 저런 걸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그렇다면 저 작품을 만든 작가는 미술에 조예가 깊은 사람들 만을 관람객으로 상정하고 작품을 만든 걸까?
확실히 미술관이 잘 설명해주지는 않는다고 느낀 게, 이 작품에 대해 조형적인 측면에서의 그 어떤 설명도 제공하지 않았거든.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나, 이걸 만들면서 작가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아카이빙은 많았는데 작업 자체를 설명해 주는 건 없더라고. 현대 미술이 좀 작업의 조형적인 설명을 배척하는 분위기가 크잖아. 고전미술은 그 작품을 자세하게 뜯어보면서 설명하는 콘텐츠가 많은데 말이야.
이랑: 음… 학교에서 교수님들이 “작가가 말하지 말고 작업 자체가 말을 해야 된다”라고 말하시거든. 그건 직관적인 감각에 의지하는 감상을 전제로 하잖아. 그런데 전시에서 정보를 너무 많이 제공하면 직관적인 감상을 하기는 힘들어지겠지.
예진: 설명을 했을 때 거기에 관심이 있는 관객들도 있겠지만 그냥 ‘예쁘네’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있단 말이지.
한편으로는 전공자 입장에서는 되게 과한 텍스트라고 여겨져서 ‘저런 설명을 왜 해놨지? 저게 관람에 도움이 되나?’ 어차피 저 작품의 설명을 읽을 정도로 열정적인 사람은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일 테니까 그 정도면 설명 없이도 능동적으로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현서: 내 생각엔 분명 중간에 해당하는 사람도 있을 거야. 그러니까 그냥 쓱 지나가는 것보다는 더 능동적으로 감상을 하고 싶지만 아직 미술 교육을 받아보거나 정보를 충분히 접해본 적이 없어서 본인이 원하는 수준의 깊이 있는 감상을 혼자서 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을 거거든. 만약 작품 설명을 한다면 그 콘텐츠는 이런 사람들을 타깃으로, 이런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기획하면 좋겠다.
1편 https://brunch.co.kr/@ohscaroh555/48
당신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관객에게 친절한 예술을 만들기 위한 워크숍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