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울리는 응원은 가까이에만 있는것이 아니었구나.
몇 달 전부터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마음먹고 PT를 선택했다.
PT를 선택한 이유는 세계 어디에서 살아가더라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운동이라서.
(나는 어디에서 살게 될 운명인가ㅡ_ㅡ)
근육이 손실되어 가는 나이이기도 하고.
잠시 나의 운동생활을 돌아보자면
몸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간헐적으로 운동하는 삶을 살아왔다.
필라테스 3개월 끊고 3개월 쉬고
요가 6개월 끊고 3개월 쉬고
운동을 안 한 해는 없지만
(이라고 쓰고 운동시설 수강생이 아닌 적은 없지만 이라고 고쳐 쓴다)
꾸준히 한 해도 없다.
그래서 운동하는 삶에 있어 아직 비기너다.
그렇게 20년을 보냈나 보다.
남편의 야구모임에서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총회에 오랜만에 참석했다.
남편들만의 모임이었는데 갑자기 가족들도 참석할 것이냐 묻는다.
'밥 준다는데 가서 먹고 와야지'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오케이 했다.
알음알음 아는 오랜만에 만나 어색하지만 반가운 사람들.
그래도 함께한 세월이 있는지라 밥 먹고 차 마실 때는 이야기보따리가 풀어진다.
아이들이 성장하니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는 이야기.
해외여행에서 가족들과 있었던 불협화음 이야기.
하루하루 직장 생활하며 살아가는 이야기.
그 틈에 나도 불쑥 말을 꺼내본다.
저는 요즘 운동하고 있어요.
이제까지 꾸준하게 해온 운동이 없었는데
욕심내지 않고 천천히 계속하는 것을 목표로 해요.
어리숙하게 표현했는데 찰떡같이 알아들은 선배님이 이렇게 응원해 주셨다.
"운동으로 루틴을 만들고 싶은 거구나!
그럼 ㅇㅇ 아! 내년에 만날 때는 그 계획을 꼭 이루고 와"
다른 사람들도 하나씩 계획을 말한다.
그리고 내년 총회에도 꼭 참석해서
서로의 진행상황을 이야기해 주기로 약속한다.
뭐지? 이 스르륵 녹아내리는 마음은? 설렘인가?
오랜만에 느끼는 따뜻하고 고마운 응원이었다.
오늘은 유난히 운동 나서는 현관문이 무거웠다.
이번 주엔 내일부터 할까? 주 2회만?
마음속으로 몇 번 되뇌다가
약속이 생각나서
내가 내뱉은 말들이 생각나서
헬스장으로 갈 수 있었다.
당신들 덕분에 이번엔 내 운동 역치를 넘어볼게요.
어쩌면 이번에는 가능할 것 같아요.
저는 준비되어 있으니까요.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