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이야기
결혼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서로에게 익숙해질 때쯤 찾아오는 게 권태기입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아무리 좋은 음악도 반복하면 싫증 나듯 남녀 관계도 그렇습니다. 익숙한 것에서 느끼는 인간의 권태를 심리학 용어로는 '심리적 피로(Psychological Fatigue)'라고 한답니다. 심리적 피로란 어떤 일을 계속할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신체적, 생리적 탈진 현상 때문에 계속할 수 없는 상태를 뜻합니다.
권태기에 접어든 남녀의 일부는 배우자가 아닌 사람을 통해 심리적 피로에서 벗어나려고 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것이 주는 가슴 설렘을 기대하며 외도 혹은 성매매가 이루어집니다. 이때 성행위의 대상이 바뀌어 성행위의 수준이 높게 유지되는 현상을 '쿨리지 효과(Coolidge effect)'라고 한답니다.
오래전, 한 50대 남자의 기사를 읽으며 인간의 본성에 대해 경악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부끄럽게도 한국인인 이 남자의 아내는 20대 중반의 베트남 출신입니다. 아내의 10대 여동생이 언니를 만나기 위해 형부의 나라를 방문합니다. 50대 형부가 공항으로 마중 가 10대 처제를 데려오는 길에 야산으로 끌고 가 강간합니다. 이 짐승의 악행은 그 뒤로도 이어져 베트남 자매는 각각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습니다. 결국 법의 심판을 받았지만, 아이들을 키우기 막막했던 자매는 재판 과정에 선처를 요청했고 형량에 반영되었다고 하네요.
같은 음식이라도 요리법을 달리하면 새로운 맛을 내듯 부부의 권태도 새로운 변화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부부가 서로 문제를 인식하고 서로 노력하면 새로운 파트너를 만난 것 같은 '쿨리지 효과'를 얻게 되는 데 이를 '유사효과(Quasi-effect)'라 합니다.
춘추시대, 제나라의 유명한 재상이었던 안영을 위해 군주가 젊고 예쁜 딸을 아내로 주려고 합니다. 안영의 아내는 늙고 추한 모습이었기에 군주가 안영의 공로를 치하하기 위해 내린 선물이었습니다. 이때 안영의 대답이었다고 합니다.
“여자가 정성껏 남편을 섬기는 것은 훗날 자신의 외모가 추하게 변할지라도 버리지 말아 달라는 부탁과 같습니다. 신의 아내가 비록 늙고 추하나 어찌 버릴 수 있겠습니까?”
물론, 2500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지금이야 늙어 내쳐지지 않기 위해 남자들이 발악(?)하는 세태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