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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이야기
취중이면
문득문득
삭풍처럼 헤집고 들어오는 서러움을 생각함
가난이 아니 서러운데, 이루지 못함이 서러울까
산다는 게 종종 지겨웠으니, 세월 탓도 아닐 테고
더 이상 바람이 없으니, 미련 때문도 아닐 테지
이 나이의 사내에게 서러움은
세속 너머 어디쯤일까
달빛에 이끌려 늦은 밤 오른 산에서
탁주에 취하던 처연했던 여흥의 상실
어두운 저잣거리 한구석 설레며 마주하던 술잔이
조금씩 위태로워지는 애잔했던 취흥의 상실
한 여인을 향한 가슴 저미던 사랑이
세월과 함께 바래가는 애절했던 감정의 상실
이 나이의 사내에게 서러움이란
하나씩 떠나보내야 할
‘상실’일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