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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섭 Aug 02. 2021

우리는 이미 인스타그램에 너무 길들여져 버렸을지도..?

심리학 법칙으로 알아보는 SNS의 교과서 인스타그램 1화

SNS에 대해 생각해볼 때, 어떤 애플리케이션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아마 8할 이상은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떠올리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SNS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다양한 테마의 SNS 애플리케이션이 꾸준하게 런칭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실거예요. 하지만 주커버그가 페이스북을 만들고 인스타그램을 인수한 이후로 부터 이 두 애플리케이션의 인기를 뛰어 넘는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하고 있지 않는게 사실이에요. 물론 잠시 크게 반짝한 애플리케이션들도 있었어요. 가장 최근엔 클럽하우스가 새로운 SNS라고 주목을 받았지만, 지금은 예전만큼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추세에요. 

넥스트..SNS가 나오긴 나올까..

 클럽하우스 외에도 많은 SNS들은 인스타그램의 강력한 왕위를 욕심내기는 커녕 틈새시장을 파고 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요. 아무리 강력한 왕권도, 인기 있는 서비스도 쇠퇴의 과정을 겪기 마련이지만 인스타그램은 굳건히 자신의 위치를 지키고 있어요. 이번 글을 통해서 어떻게 인스타그램이 SNS 애플리케이션으로서 꾸준히 사랑받아 올 수 있었는지, 존 야블론스키의 UX/UI의 10가지 심리학 법칙에 따라,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이콥 법칙

#구관이 #명관이 #올시다

 제이콥 법칙은 '멘탈 모델'과 큰 연관성을 가지고 있어요. 쉽게 설명하면, "이건 당연히 이렇게 작동할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존 야블론스키의 말을 빌리자면, "사람들은 너의 사이트가 아닌 다른 사이트에서 시간을 더 많이 소비한다. 이것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방식대로 너의 사이트가 작동하길 바란다." 즉 내 서비스가 속한 산업군에서 다른 서비스와 유사한 UI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죠. 


전형적인 한국인이 겪는 문에 대한 제이콥 법칙..."문은 밀어서 열어야지.."


 이러한 부분에서 저는 인스타그램이 제이콥 법칙에 가장 큰 수혜를 얻고 있다고 생각해요. "SNS는 자고로 이렇게 보여지고 작동해야지..."라는 기준을 만들고 있거든요. 지금 앱스토어나 플레이스토어에 들어가서 SNS를 살펴볼까요? 모든 SNS가 아닌 인스타그램과 같이 주로 사진을 통해 소통하는 SNS를 몇 가지 가져와봤어요(앱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 프리뷰 사진들을 가지고 왔어요).


좌측에서 부터 '카카오스토리', '시그널', '하블' 애플리케이션... 어..라? 비슷하네...

 어떻게 보면 후발주자의 숙명처럼 느껴지는 부분이에요. "에이 이거 따라했네~", "인스타그램 느낌이네" 등의 피드백이 따라올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제이콥 법칙으로 바라본다면, 유저에게 익숙한 UI를 제공했다는 칭찬인 거죠. 특별한 설명 없이도 바로 사용이 가능하니까요. 지금도 인스타그램은 SNS의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유저들은 인스타그램이 만드는 기준에 익숙해지고 있고요. 물론 인스타그램이 매번 기준을 만드는 것은 아니에요. 인스타그램의 릴스를 생각해볼 때, 틱톡의 UI를 십분 차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유저가 쇼트 비디오를 생각할 때, 가장 익숙한 건 틱톡의 UI이었으니까요. 


 그럼 디자인은 무조건 잘되는 것을 따라하면 된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존 야블론스키는 혁신을 하되, 점진적으로 할 것을 강조해요. 지금의 유튜브가 되기까지 유튜브는 천천히 디자인을 변화를 주어왔어요. 큰 변화가 유저들의 사용성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점진적으로 개선을 하는 점은 Lean process와도 닮아 있어요.

 

 정리하자면, "사용성과 심미성 개선을 위해 꾸준히 혁신을 하되, 유저가 길을 잃게 하지 말 것", 참고로 제이콥 법칙을 통해 유저에게 좋은 경험을 주기 위해선 현실 세계에서 볼 수 있는 제품 디자인과 유사하게 만드는 것을 추천드려요. 이미 UI요소(토글 버튼, 라디오 버튼 등)가 현실에서 볼 수 있는 디자인을 통해 만들어 진 것이니까요.


피츠의 법칙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

 피츠의 법칙은 인간의 행동에서 속도와 정확성, 거리 간의 관계를 설명해주는 복잡한 계산식이에요. 복잡한 것은 빼고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내가 '완료'버튼을 누르고 싶은데 내 엄지가 버튼을 누를 때까지 들어가는 노력이 고객 경험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에요. 고객 경험에서 접근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죠. 인스타그램을 살펴보면, 어떠한 기능을 가장 쉽게 만들어 놨을까요?


출처 : The thumb zone : Designing for the mobile users

 엄지가 가장 쉽게 닿는 영역들을 살펴본다면 인스타그램이 유저로 하여금 가장 많이 실행됐으면 하는 기능들을 알 수 있어요. 다시 말하자면, 유저로 하여금 가장 실행이 안 됐으면 하는 기능은 저~~멀리 배치하는거죠. 저는 제 하단 네비게이션바 가운데에 위치한 릴스가 눈에 띄더라구요(인스타그램은 유저에 따라 앱의 UI가 상이할 수 있어요). 글쓰기가 아닌 릴스를 엄지의 접근성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에 위치 시킨 것을 통해 인스타그램의 의도를 확인할 수 있어요. 카카오스토리를 보면 글쓰기 아이콘이 가운데 위치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 두 SNS의 전략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어떠한 전략일지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두 UI가 점점 비슷해지는 것도... 제이콥 법칙...?!


 그리고 인스타그램의 추천게시물 화면(돋보기 화면)을 보면, 사진이 아닌 동영상이 상대적으로 큰 것이 보이시죠? 물론 피츠의 법칙만을 위해서 크기를 키운 것은 아니겠지만 피츠의 법칙에 따라, 유저들이 더욱 쉽게 동영상 게시물을 보게 되는 것이죠. 다시 정리하면 피츠의 법칙은 접근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도달하고자 하는 대상의 크기와 거리와 정확도가 중요해요. 크기를 상대적으로 크게, 거리를 가깝게, 다른 터치 아이콘이 눌릴 위험 없이, 즉 쉽게 눌릴 수 있게 만들수록 유저들은 그 곳으로 향한다는 것이죠. 


 이에 더해, 피츠의 법칙에 따라 우리가 지켜야할 터치 대상의 최소 권장 규격이 존재해요. 먼저 터치 타겟, 우리가 터치를 하는 것의 개념을 살펴보면, 터치 대상의 크기는 유저가 정확하게 터치할 수 있도록 충분히 커야 하고, 다른 대상과 충분한 거리를 띄워야 하며, 터치 대상은 UI상에서 쉽게 도달할 수 있는 영역에 위치해야해요. 이미 우리가 다 살펴본 내용이죠? 이러한 터치 대상의 최소 권장 규격은 Android는 48*48 dp, ios는 44*44 pt로 정해두고 있어요. 따라서 앱의 아이콘 크기가 대부분 유사한 것은 이러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힉의 법칙

#선택장애 #멈취!

 힉의 법칙은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유저가 힘들어한다는 내용이에요. 이는 사람의 인지 부하라는 개념과 큰 관련이 있어요. 사람이 수많은 선택지를 받아들이고 선택해야 하는 모든 과정이 정신적 자원을 사용해버린다는 의미에요. 사람에겐 한정적인 정신적 자원이 있으니 이를 아끼고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위해 최소한의 선택지를 제공해야한다는 것이 힉의 법칙인 것이고요. 자, 인스타그램의 선택지는 무엇이 있을까요? 두 가지 정도로 추려서 얘기해볼게요. 먼저 인스타그램의 회원가입에 필요한 정보가 무엇이 있을까요? 전화번호와 이름, 비밀번호만 기입하면 가입이 완료돼요. 최소한의 정보만 요구하는 것이죠. 사실 이러한 회원가입은 최근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어요. 한 페이지에 최소한의 정보만을 입력하고 빠른 피드백을 전달해서 유저가 지루한 회원가입 과정에서 지치지 않게 해주는 것이죠. 


한 페이지에 최소한의 정보를 입력하게 하는 UI는 국내 앱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다음은 글쓰기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게시물을 올리기 위해선, 사진을 고르고 글을 작성하고 간단한 설정(선택사항)을 마쳐야 해요. 이러한 과정을 하나의 페이지에서 모두 처리하는 것이 아닌 한 기능 당 한 페이지로 나누어서 유저가 느끼는 인지 부하를 줄이려고 노력한 모습이 보여요.


 UX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힉의 법칙, 유저가 머리 아프게 만들지마라, 라는 대전제가 당연해졌어요. 당연한 만큼 꼭 기억하고 실천해야 하는 법칙 중 하나라는 것을 기억하고! 넘어갈게요.


밀러의 법칙

#흩어지면 #까먹고 #뭉치면 #기억한다

 잘 따라오고 계신가요? 많은 내용에 인지 부하가 오고 계시진 않으시죠? 빠르게 4번째 법칙에 대해 알아봅시다! 밀러의 법칙은 흩어져 있는 정보를 각각의 덩어리, 카테고리로 만들어주면 사람들이 더욱 기억하기 쉽다는 것을 의미해요. e-commerce 애플리케이션을 보면 다양한 상품들을 공통된 카테고리로 묶어주는 것을 자주 확인할 수 있어요. 이는 사람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어서 최대한 효과적으로 암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에요. 저자는 전화번호를 -(하이픈)을 넣어서 세 개의 덩어리로 나눠서 외우면 더욱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 밀러의 법칙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제시카... 외동딸...일리노이 시카고.... 마디 마디 덩어리로 묶어서 외우면 쉬워.. 


 제가 지금 쓰는 이 글도 각각의 법칙으로 묶고, 또 그 안에서 단락별로 묶어서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셨나요? 이 또한 밀러의 법칙을 지키기 위함이에요. 제 글을 암기하기 위해서는 아니지만, 보기에 편한게 쉽게 읽히기 때문이에요. 인스타그램은 어떤 식으로 밀러의 법칙을 사용하고 있을까요? 인스타그램의 Shop 기능을 확인해볼까요?




단순히 상품들을 주르륵 나열하는 것이 아닌, '에디터 추천', '컬렉션', '가이드', '동영상' 과 같은 키워드로 덩어리를 지어준 것을 볼 수 있어요. 그리고 한 화면에 최대로 보여지는 상품 수를 줄이며, 상품을 자세히 볼 수 있도록 일반 게시물보다 크게 보여주고 있어요. 이 또한 사진의 가독성을 높이는 작업이라 볼 수 있겠네요. 만약에 인스타그램의 해쉬태그도 카테고리화를 통해 덩어리를 지을 수 있다면 고객 경험이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하네요.



글을 마치며

인스타그램을 통해 존 아블론스키의 10가지 심리학 법칙 중 4가지를 알아봤어요! 왜 한 번에 10가지를 다 안말해주냐!라고 화내신다면... 저도 독자님들의 인지 부하를 걱정해서 나눠 봤다고 얘기하겠습니다 � 빠르게 나머지 법칙들도 준비해서 발행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혹시나 궁금하거나 지적할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댓글 달아주세요 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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