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법칙으로 알아보는 SNS의 교과서 인스타그램 2화
여러분은 인스타그램 좋아하시나요?
심리학 법칙 1화를 이어 나머지 심리학 법칙을 통해 인스타그램를 분석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해요.
그럼 바로 시작해볼까요?
포스텔의 법칙은 얼핏 듣기에 당연한 얘기처럼 들려요. 이 법칙은 사용자의 어떠한 액션에도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의미에요. 이와 함께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예측하고 대비해야 디자인 회복탄력성이 좋아져요. 이처럼 포스텔의 법칙 첫 문장은 "자신이 행하는 일은 엄격하게"로 시작해요. UI를 포함한 모든 사용자 경험에서 안정성과 접근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뜻이에요. 유저들이 우리의 제품,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사용하는 것도 쉬워야하며, 보다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엄격해야 한다는 의미에요.
나에게 엄격한 만큼 "남의 것을 받아들일 때는 너그럽게" 설계해야 해요. 이는 어떻게 보면, 뒤에 설명할 테슬러의 법칙과 연관이 있어요. 모든 일에는 줄일 수 없는 기본적인 복잡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제공자 또는 사용자 한쪽이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 테슬러의 법칙이에요. 유저들이 쉽고 자유롭게 우리의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선 우리가 엄격하게 대비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인스타그램은 어떻게 우리를 자유롭게 해주고 있을까요? 인스타그램의 UI의 안정성과 접근성을 살펴보는 동시에 애플리케이션의 성능과 HCI 관점에서 살펴보면 좋겠지만... 최대한 쉽고 간단히 찾아볼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인스타그램의 접근성이 조금 아쉬워요. 인스타그램을 아이패드로 실행하면 엄청 조그만 화면으로 나오게 되어 있으며, 웹으로 접속 시 글쓰기가 불가능했기 때문이에요(최근 업데이트로 글쓰기가 가능해졌어요.) 사진의 비율도 제한적이고요. SNS 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에서 높은 수준의 접근성과 안정성이 당연해졌어요. 이제는 얼굴로 스마트폰을 잠금해제 하는 것이 더 이상 놀랍지 않은 것처럼요. 물론 인스타그램도 전략이 있겠지만, 예를 들어 특정한 목적으로 모바일 앱을 사용하도록 유도한다던지.., 인스타그램의 불편함하면 딱 떠오르는 몇 가지 문제들을 아직도 고치지 않는 이유는.. 잘 모르겠네요.
피크엔드는 다른 법칙과 비교해서 가장 이해하기 쉬운 법칙이라고 생각해요. 유저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험할 때 가장 강렬한 순간과 마지막 순간이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에요. 마치 우리의 연애처럼요. 제품에 대한 만족도는 모든 일련의 과정의 평균이 아니라 와우 모멘트와 마지막 순간이 주는 임팩트에 따라 달라진다는 뜻이에요.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사람들은 긍정적인 순간보다는 부정적인 순간을 더욱 생생하게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에요. 백날 잘해도 한 번 못하면 못하는 사람이 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요. 많은 서비스들은 마지막 순간의 중요성을 알고 있어서, 적절한 피드백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회원을 탈퇴할 때, 최대한 이쁜 이야기로 작별 인사를 하거나, 배달이 주문 완료가 되었을 때의 화면 등. 서비스의 마지막 순간이든 테스크(task)의 마지막이든 좋은 감정을 남겨줘야 하는 거죠.
그럼 인스타그램의 가장 강렬한 순간과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요? 인스타그램은 크게 두 가지의 유저 패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짬시간 활용(microbreak), 소셜미디어입니다.
'짬시간 활용'을 먼저 살펴보면, 지하철을 기다리거나 잠깐 휴식을 취하는 등의 여유 시간이 있을 때, 쓸모 있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 유저의 패턴이에요. '짬시간 활용'을 잘 지원하려면 접근하기 쉽고 빠른 활동을 제공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인스타그램은 짧은 시간에 많은 콘텐츠들을 소비할 수 있어요. 이 때의 강렬한 순간과 마지막 순간은 무엇이 될까요? 아마 강렬한 순간은 많은 콘텐츠들 중에서 재밌는 유머 글이나 흥미로운 소식을 접했을 때 일 것 같아요. 소셜미디어가 슬롯머신과 닮아 있다는 이론과 비슷한거죠. 저는 언제든지 끄고 다시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이 마지막 순간으로서 긍정적인 경험을 준다고 생각해요. 항상 긍정적인 경험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니겠죠? 혐오스럽거나 불쾌한 게시물을 봤을 때, 우리는 부정적인 감정을 가진 채 떠날 수 밖에 없어요.
'소셜미디어' 패턴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거나 집단에 소속되는 것에 강하게 끌리는 것을 의미해요. 이것은 제가 게시물을 올리거나 지인의 게시물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예시로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게시물을 올리고 좋아요를 받거나 댓글이 달리는 등의 관심을 받는 것을 강렬한 순간이라 볼 수 있겠죠? 마지막 순간을 뽑으라면, 다음에 들어왔을 때 내 게시물에 얼마나 많은 상호작용이 일어났을까 기대하며 떠나는 것이 긍정적인 경험을 준다고 생각해요. 사실 인스타그램의 특성 상 마지막 순간을 어느 부분으로 볼지 애매한 것 같아요. 경험의 마지막이 있기 위해선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인스타그램은 습관적으로 들어가는 비율이 비교적 높기 때문이에요. 글을 올리거나, 정보를 검색했을 때 등의 강렬한 순간과 마지막 순간에서 인스타그램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영역이 적다고 생각해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인스타그램의 피크엔드 법칙이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심미적 사용성 효과는 어려운 이름에 비해 쉬운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유저는 보기 좋은 디자인을 사용성이 더 뛰어난 디자인으로 인식한다는 것이에요. 즉 보기 좋은게 사용성이 좋아보인다는 것이죠. 이는 심미성이 높은 제품이 인간의 뇌에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어떠한 연구에서는 이뻐보이면, 사용성 문제에 비교적 관대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어요. 긍정적인 감정 반응 뿐만 아니라 인지 능력도 향상시키기 때문에 디자이너는 제품의 심미성에 대해 깊이 고민해봐야 해요.
인스타그램의 심미성은 어떨까요? 이쁘고 안 이쁜 것은 사실 주관적인 평가라서 정해진 답은 없지만, 인스타그램의 디자인은 오답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인스타그램은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지향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는 소셜미디어이기 때문에 유저의 게시물을 더욱 독보이게 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해요. 여담이지만 인스타그램 창업자는 사진들을 모두 정사각형으로 올리게 했어요. 이는 정사각형이라는 제약으로 창의적인 시도를 하려는 사용자가 늘어나기를 바랐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사진을 올리고, 좋아요를 누르는 정도의 미니멀리즘을 추구했어요. 여러분이 생각하시기에 인스타그램의 심미성은 좋은가요, 나쁜가요?
폰 레스토프 효과는 비슷한 사물이 여러 개 있으면 그 중에서 가장 차이가 나는 한 가지만 기억되거나 선택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해요. 그래서 중요한 정보나 핵심 동작은 시각적으로 눈에 띄게 하라는 것이에요. 많은 UI에서 중요한 버튼만 강조되어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을 거예요.
폰 레스토프 효과는 이처럼 시각적인 요소에 집중하고 있어요. 단순히 색상을 이용하는 것 이외에도 빈 공간을 이용해서 강조를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중요하다고 모든 것을 강조하면 오히려 악영향을 끼치는 거죠. 모두가 자기 주장이 강하면 주의력이 분산되어서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거죠.
인스타그램의 홈화면을 살펴보면 한 눈에 알림이 온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그리고 친구 추천의 팔로우 버튼도 파랑색으로 강조되어 있어요. 이를 통해 네트워크의 기능을 인스타그램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강조와 함께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는 UI도 살펴볼까요? 인스타그램에서 게시물 더보기 버튼을 누르면 신고하기 기능이 빨간색으로 표현되어 있어요. 이는 경고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어요. 이런 식으로 인스타그램은 적재적소에 강조를 통해 의미를 나타내고 있어요. 참고로 폰 레스토프 효과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대로 유저가 움직이길 바라는 다크 UX와도 연관성이 크니 한번 알아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테슬러의 법칙은 제품이나 서비스는 단순화시켜도 없앨 수 없는 복잡성이 존재하며, 누군가가 이를 책임져야 한다는 법칙이에요. 쉽게 얘기해서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 편해질 수록 유저들이 불편해진다는 것을 의미해요. 앱을 이용할 때 회원가입이라는 일은 줄일 수 없는 복잡성이 존재해요. 아이디를 입력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등 꼭 해야하는 일들이 있죠. 이거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소셜로그인을 지원하거나 최소한의 정보를 요구하는 거예요. 소셜로그인은 단순히 유저의 편의성만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사용자의 긍정적인 경험을 위해서 지금까지 설명한 UX 법칙을 통해 제품에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즘 제품 개발의 트렌드는 빠르게 만들어 시장에 내보이는 것에 집중되어 있어서, 사용자 경험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못하는 위험이 있어요. 물론 lean한 접근이 옳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잠시 멈춰 사용자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믿고 있어요.
소셜 미디어의 기준이자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심리학을 이용한 UX 법칙에 대해 알아봤어요. 어떠셨나요? 인스타그램도 지금껏 설명한 법칙을 통해서만 디자인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어떻게 하면 유저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지금의 인스타그램을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무엇이 인스타그램을 지금까지 사랑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만든 것일까요?
심리학 법칙으로 알아보는 SNS의 교과서 인스타그램 1화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