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은 처음입니다만

감정의 롤러코스터

by 충청도 여장사람

감정이 널뛰기하는 기분을 아는가.

아침엔 별 이유 없이—아니, 사실 아주 없진 않지—화가 버럭버럭 나다가

조금 지나면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고,

점심엔 또 웬일로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다 저녁이 되면 “아 진짜 다 그만두고 싶다”라는 말이

입에서 술술 튀어나온다.


하루에도 몇 번씩 미친 듯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이 감정들 때문에

아주 죽을 지경이다.

왜 그러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감정이 나를 트램펄린 삼아 마음껏 뛰어오르는 것 같다.

그리고 나는 그 트램펄린 바닥에 깔린 채로

계속 튀어 오르는 감정을 받아내느라 허리가 나간 상태다.


웃기지 않나.

감정은 내 건데, 왜 걔가 내 하루의 주도권을 잡고 흔들어대는지.

내가 운전석에 앉아 있는데

감정이라는 애가 어느새 핸들을 잡고 이리저리 확확 꺾어대는 기분이다.

“야야야 속도 좀 줄여! 앞에 과속카메라 있어!”

아무리 외쳐도 소용없다.

이 망할 놈은 한 번 날뛰기 시작하면 브레이크 따윈 모른다.


아침엔 울컥하고, 점심엔 업 되고, 저녁엔 멘붕.

이 정도면 감정계 주식시장이다.

장 시작할 때는 파란봉으로 우울하게 출발했다가

점심쯤엔 이유도 없이 상한가를 찍고

종가엔 폭락으로 마무리된다.

아주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사람들은 감정을 잘 다스리라고 아주 쉽게 말한다.

그게 되면 내가 지금 이러고 있겠나.

솔직히 말해서, 지금 내 감정이 어디 있는지조차 모르겠다.

찾을 시간도 없고, 찾을 여유도 없다.


아이들 등원 시간, 집안일, 회사일, 오늘의 할 일,

아이들 학습 관리, 그 외 이름 붙이기 힘든 자잘한 일들까지.

그 틈 사이에서

내 감정까지 관리하라고? 멀미가 다 날 지경이다.


하루가 너무 짧아서

나는 결국 내 감정을 저 멀리 구석창고에 처박아두고

꺼내지 않는 쪽이 그나마 나를 위한 일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결국 그렇게 방치해 두면

언젠가 폭발한다.

그래서 요즘 나는 미친 감정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으면서도

어디서 어떻게 멈춰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감정이 이렇게 날뛰는 건

내가 요 근래 너무 많이 참고, 너무 많이 버티고,

너무 많이 ‘괜찮은 척’하고 있어서 그런 건 아닐까.

감정이 널뛰는 건 내가 무너지는 게 아니라,

무너지지 않으려고 스스로 기초 시스템을 과하게 돌리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 시스템이 지금 너무 과열되어 있다는 거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이 롤러코스터도

잠시 멈추는 순간이 올 것이다.

내가 멈추라고 해서 멈추는 건 아니겠지만

어느 하루는, 어느 저녁은

유난히 조용히 지나갈지도 모른다.


그때까지는

그냥 이 미친 감정의 널뛰기를 받아들이는 수밖에.

감정이 널뛰는 날들을 버티고 살아낸다는 것—

이것도 하루의 성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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