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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익명의 오소리 Apr 03. 2020

연어 덮밥(사케동)을 만들어 보자

집밥요정 오소리의 요리하는 글쓰기 (1)

요리할 때의 마음가짐은 요리의 과정과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즐겁게 장을 보고 함께 만든 요리가 주는 포근함이 있다. 예쁜 것을 눈에 담아내며 플레이팅을 하고 맛있게 먹는 모습, 부엌과 식탁을 오가며 함께하는 풍경이 일상의 작은 행복이 된다. 최소한의 재료로 단순하지만 깔끔하게 입안에 착 감기며 녹아드는 연어 본연의 부드러운 맛을 느껴보자.



재료: 2인분 기준 싱싱한 연어회 한 접시, 공기밥 3개 분량의 밥, (제발 반드시 무조건 생)와사비, 가쓰오부시 약간(아빠숟갈 1술 정도면 훌륭하다), 간장 아빠숟갈 2 1/2숟가락, 설탕 애기숟갈 1숟가락

곁들이면 좋은 재료: 참기름 발라 굽거나 간하지 않은 빳빳한 김밥김 약간, 무순 약간, 얇게 썰어둔 뒤 물에 담가 매운맛을 제거한 후 건져낸 양파 1/4개, 랜치드레싱, 유자청 등등 취향껏    


0. 연어회를 준비한다. 가락시장 기준으로 700그램에 2만원 정도, 2인분을 충분히 만들고 남는 양이다. 가락시장이나 노량진 수산시장이 주변에 없다면 온라인에서 주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작 본인은 왜 지금껏 온라인 주문을 시도하지 않았는지 그 어리석음을 통탄할 뻔했으나, 원하는 식재료를 다 배달해 먹었다가는 진작에 파산했을 것이므로 나름대로 통장을 지켜온 스스로의 노력을 치하하기로.


1. 흰 쌀밥을 고슬고슬하게 짓는다. 연어덮밥의 주인공은 연어이므로 가급적 잡곡밥은 지양하며, 콩밥 그리고 찰밥(혹은 찰밥에 가까운 진밥)만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피해야 한다.


2. 밥을 기다리는 동안 가쓰오부시 소스를 만든다. 대충 작은 밥그릇 바닥에 진간장을 깔아준다고 생각하고 (아빠숟갈 2 ±1/2숟가락 가량) 쪼르륵 부어준 다음 간장 1:물 3 비율로 물을 섞고 설탕 애기숟갈 1숟가락 정도를 살짝 가미해 간을 보며 섞어준다. 다시백에 가쓰오부시 가루를 담아서 간장소스에 담가 5분 정도 우려낸 다음 건져낸다. 감칠맛 도는 가쓰오부시향이 올라오면서 시판 쯔유보다 조금 심심한 단짠이라면 성공적.


3.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지은 밥은 살짝 식혀 준다. 2번의 가쓰오부시 간장소스를 살짝 뿌린 밥에 연어와 와사비를 예쁘게 얹어 마무리한다.


4. 필요시 추가 재료를 가미한다. (가늘게 썬 김밥김, 무순, 얇게 저며 물에 담가 매운맛을 뺀 양파, 랜치드레싱, 유자청… 그동안 먹어본 온갖 연어 덮밥의 특이했던 재료들을 다 떠올려 보면 대략 이 정도였다)    



이 단순한 연어 덮밥의 핵심은 가쓰오부시 간장소스이다. 시판 쯔유의 강한 맛보다 은은하면서도 와사비와 어우러지며 촉촉하고 부드럽게 입안을 감싸주는 연어의 감칠맛을 살려 주는 촉매 역할을 한다. 4번의 추가재료를 굳이 더하지 않더라도 족한, 조금은 심심하고 건강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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