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만 하기엔 아까운 인생인지라

결과만큼 과정에 집중하자, 실패했다 할지라도 후회하지 않기 위해

by 익명의 오소리

자기효능감이 성공과 성취의 경험으로부터 나오는 것처럼, 좋든 싫든 실패는 상처를 남긴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로부터 한 권의 책을 선물받았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법칙'을 쓴 스티븐 코비의 아들이 쓴 '성공하는 10대들의 7가지 법칙'이었다. 머리와 마음에 많은 여백이 있던 시절에 읽은 책이라서였을까, 그 책에서 말한 7가지 룰을 지금까지도 기억하고 있다. 그 7가지 중 단연코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안전지대를 벗어나 도전하라!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메시지였다. 당시의 나에게는 숨통이 시원하게 트이는 말이었다. 남들처럼 지극히 평범하게, 말 잘 듣고 공부 잘 하는 모범생이 되기만 바라셨던 엄마의 완고함을 이길 수 없었기에 더 그랬다. 아빠가 사준 책에서 한 말이니까 다 맞을 거야- 라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기다렸다는 듯이 신나게 말도 안 되는 도전들을 일삼기 시작했다.


하지만 액면 그대로 도전하라! 는 말만 믿고 숱하게 넘어졌던 지난날을 생각해보면, 가루가 되어 산산이 날아가 없어져 버리고 싶을 만큼 대책없는 짓들을 많이 했고, 그 실패가 주는 참담함을 견뎌낼 만큼 성숙하지도 않았으며, 실패를 딛고 일어나 다시 도전할 끈기마저도 없었다. 가장 나쁜 것은 반복된 실패가 주는 패배감이었다. 수많은 실패가 누적된 끝에 '해도 안 될 건데 뭐하러 하나'라는 잘못된 명제가 나를 짓누르기 시작한 것이었다. 부지런히 쌓아올린 삽질의 벽과 켜켜이 쌓인 숱한 실패의 늪에 파묻힌 채 '하기싫어병 환자'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하기싫어 병'은 '안할거야 병'으로 악화될 수 있으며 이는 당신을 나락으로 떠밀어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나를 다독이는 방법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관련 링크: 인내심의 양면성: 잘못된 오래참음이 나를 병들게 할 때]




올바른 성공을 추구하는 것이 나를 보호하는 방법이었다


어린 시절에 순수한 마음으로 읽었던 책에서 하라는 대로 열심히 도전'만'을 일삼았던 것이 갖는 명백한 한계를 깨달은 것은 한참 후의 일이었다. 남들이 시도하지 못하는 것에 도전하는 것은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안타깝지만 용기 또한 제한적이기에 소중한 자원이라는 것도 몰랐다.) 그 '대단한' 용기를 허투루 사용하는 것 또한 어리석은 짓이 아닐 수 없다. 무언가에 용기를 내고 도전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1.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지 않는 것. 무언가를 시작할 때는 끝장을 보겠다는 마음으로 시도한다. 실패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애초에 성공할 수 있을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절실히 노력해서, 실패를 하지 않는 것이다. 성공을 경험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이 나를 소중히 여기고 돌보고 키우는 것이며, 성취와 성공이 주는 자기효능감은 달성한 성과만큼이나 달콤한 열매가 되어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하기 때문이다. 대충 하고 실패하면 나는 그렇고 그런 인간이 되어버리지만, 최선을 다했다면 실패할지라도 노력의 결과는 결코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사실은 경험을 통해서만 체득할 수 있다. 시험, 공모전, 취업, 프로젝트, 하다못해 다이어트까지, 이걸 심사/평가하는 사람은 누구이며 그들은 어떤 관점과 상황에서 내 결과물을 받아볼 것인가? 내가 도전하는 이 업무의 핵심은 무엇인가? 데드라인은 언제인가? 선행되어야 할 목표가 무엇이고 이걸 어떻게 단계별로 세분화할 수 있을 것인가? 사전에 신중한 계획과 분석을 해야 한다. (이런 과정 없이 운이 좋아서 잘 된 일은 돌아봤을 때 인생에 큰 자산이 되지 않았던 것 같다. )


2. 이미 실패했다면 실패를 통해 '또' 실패하지 않는 법을 배우자. 시도'했다'는 데에 의의를 두는 게 아니라 그 시도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고 결과를 얻고자 노력했는가를 분석하고, 그것으로부터 무엇을 배웠는가를 곱씹어 봄으로써 '인간의 끝없는 욕심으로 인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성장이다.

취업 준비를 할 때 매년 분기별로 제일 열심히 들었던 강의, 했던 아르바이트와 대외활동, 가장 가까이했던 사람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배운 것들을 정리했던 것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 주기적으로 이력서를 업데이트하는 것과는 별개로, (특히 인간관리/이직/돈 관리/이사의 경우) 주기적으로 삶 속에서의 깨달음을 정리해 두면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는 것을 대체로 막을 수 있다.


모든 일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는 없지만, 노력의 결과가 성공에 근접하게끔 할 방법을 찾는 과정은 결국 나를 성장시키고 어떻게든 가야 할 길로 인도할 수 있다. 기껏 도전해 놓고는 귀찮아서 미루다가 얼렁뚱땅 해치우고 나쁜 결과가 나오는 건 당연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볼 때 본인에게 해롭다. 하기 싫은 일이라도 최선을 다하는 것은 결국 나를 위한 일이다. 하기싫어 병, 안할거야 병을 무찌르고 스스로에게 괜찮은 사람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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