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 보이지 않아도, 흐름은 있다

결을 따라간다는 건, 삶의 리듬을 믿는 일이다

by 오석표

햇빛에 반짝이는 나뭇결처럼
골프에도 ‘결’이 있다.
공이 떠나는 방향, 바람이 도는 방향,
그리고 몸이 따라야 하는 스윙의 결까지—
결을 거스르면 어김없이 어긋난다.
클럽이 공을 스치는 순간,
가장 조용한 마찰에서 가장 큰 진실이 일어난다.
힘이 아닌 흐름이,
속도가 아닌 결이
공을 보내는 것이다.


골프채를 쥐고 흔들다 보면,
어느 날 문득, 삶도 그렇구나 싶어진다.
억지로 세상을 휘두르면 부러지기 쉽고,
흐름을 읽고 따라가면 멀리 간다.
때로는 맞서 싸우기보다,
조금 돌아가는 결을 타야 할 때도 있다.


인생에도 ‘결’이 있다.
사람마다 타고난 성정의 결이 있고,
가정마다 흘러온 이야기의 결이 있고,
하루에도 무수한 선택의 결이 있다.


그 결을 억지로 바꾸려 하면 다툼이 생기고,
결을 따라가되 방향을 잡으면,
마찰은 줄고 깊이는 생긴다.


결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손끝으로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마음으로는 더 분명히 알 수 있다.


나는 오늘도 골프채를 들고 연습장에 선다.
보이지 않는 결을 따라,
흐름에 내 몸을 맡기듯 스윙을 한다.
그리고 바란다.
내 삶도 그렇게,
힘주지 않고 흘러가는 결을 따라
조용히, 그러나 멀리 나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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