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달은 스스로 빛나지 않아도, 세상을 가장 조용히 밝혀주는 존재다."

by 오석표

해가 떠 있는 낮에는
세상이 분명하다.
모든 것이 선명하고, 빠르다.
사람도, 길도, 말도.


그러나 달이 뜨는 밤이면
세상은 비로소
조용히 자신을 낮춘다.


달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그저 태양의 빛을
고요히 받아 비출 뿐이다.


하지만 그 빛은
사람의 마음을 비추는 데에 있어
가장 다정하고 부드럽다.


달빛은 눈부시지 않아서
더 오래 바라볼 수 있고,
그 조용한 빛 속에서
사람은 조용히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달은 매일 변한다.
가득 찼다가, 조금씩 비워지다가,
또다시 천천히 차오른다.


그 주기를 따라
우리는 배운다.
가끔 비워도 괜찮다는 것,
다시 채워지는 날이 온다는 것.


사람의 마음도 달과 닮았다.
지금은 조금 어둡더라도
그 어둠 속에서
반사된 빛 하나만 있다면
다시 걸어갈 수 있다.


누군가의 다정한 한마디,
말 없이 건네는 손길 하나가
그 어둠을 밝혀주는 달빛이 된다.


달은 조용하다.
그러나 가장 다정하게 세상을 밝힌다.
그리고 말없이 속삭인다.
"지금 이 어둠도 괜찮아.
너는 다시 차오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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