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때로는 선을 넘는 용기가 필요하다.

by 오석표

‘선’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수행의 세계에서 말하는 선(禪),
올바름을 의미하는 선(善),
그리고 우리 일상 곳곳에 그어져 있는 **선(線)**까지.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이 '선'과 마주하게 된다.


가장 흔하게 떠오르는 선은 경계다.
도로 위에도 선이 있다.
중앙선, 실선, 점선...
넘어야 할 선, 넘지 말아야 할 선,
잠시 멈추어야 할 선도 있다.


사람 사이에도 보이지 않는 선이 있다.
말의 선, 예의의 선, 신뢰의 선.
그 선을 지키는 것은 서로를 존중하는 일이며,
무심코 넘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선을 넘어야만 비로소 나아갈 수 있는 순간도 마주한다.
두려움이라는 선, 관습이라는 선,
그리고 스스로가 만들어낸 한계라는 선.
그 선을 넘는 순간,
우리는 조금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되고
조금 더 큰 세계와 만날 수 있다.


신화를 보자.
프로메테우스는 신들이 그어놓은 ‘불’의 선을 넘었다.
인류에게 불을 선물하기 위해.
그는 혹독한 벌을 받았지만,
그가 넘은 선은 문명을 여는 첫 불빛이 되었다.


그러니 모든 선이 지켜야 할 것은 아니다.

어떤 선은 지키는 것보다 넘는 것이 더 용기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선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무엇을 위한 경계였는지를 아는 것이다.


어떤 선은 조용히 존중해야 하고,
어떤 선은 조심스레 넘어야 한다.
그리고 가끔은, 그 선에 작은 창 하나쯤은 내어도 괜찮다.


창 하나로 바람이 들고,
빛이 스며들고,
멀리 있는 사람이 손을 내밀 수도 있으니까.


‘선’은 결국, 경계이자 시작점이다.
선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인생의 깊이와 넓이를 결정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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