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는 말하지 않아도, 삶의 속마음을 안다.”

by 오석표

배는
몸의 중심이다.
그 안엔
먹은 것도, 삼킨 것도,
말하지 못한 것도 다 담겨 있다.


배가 고프면
마음까지 비어 있는 것 같고,
배가 부르면
세상 모든 일이 괜찮아 보인다.

어릴 적엔
배가 고프다는 말을 자주 했고,
어른이 되고 나서는
배가 불러도 뭔가 허전하다 말한다.


우리는 무엇으로
허기를 채우려 하는 걸까.
밥일까, 돈일까, 인정일까.

배는
생명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어머니의 배 안에서
우리는 처음으로 숨 쉬고,
아무 말 없이 사랑을 배운다.


그렇게 받은 것을
세상에 나와
다시 누군가에게 건네는 것,
그게 인생 아닐까.

배를 움켜쥐고 웃을 때,
배에 힘을 주며 버틸 때,
배가 찢어질 듯 아플 때…


몸은
늘 배로 말한다.
속이 불편한 날,
마음도 같이 울렁인다.

가끔은
배를 쓰다듬으며
내 안에 뭐가 쌓여 있는지
조용히 묻고 싶다.


언제 배가 불렀는지,
무엇에 배가 아팠는지,
나는 나에게
충분했는지를.

keyword
작가의 이전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