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말도 약이 된다, 진심이면.”

by 오석표

어릴 적 열이 나면 어머니는 하얀 가루약을 물에 개어 먹이셨다.
그 쓴맛은 혀끝에 남아 오래도록 ‘병’의 기억을 붙들었지만,
이상하게도 엄마 손끝의 다정함은 약보다 더 큰 위로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 인생에도 그런 **‘약 같은 순간’**이 있다.
고단한 하루 끝에 건네는 **“괜찮아?”**라는 말,
실수 후에 꾹 눌러주는 등 한 번,
혼란스러운 시간 속에 들려온 조용한 응원 한 마디.


그 말들엔 성분도, 용량도, 부작용도 없지만
묘하게도 마음의 통증을 덜어주는 치유의 힘이 담겨 있다.
진심이 담긴 말은 언제나 약보다 더 깊은 약이 된다.


하지만 약은 항상 쓴맛을 동반한다.
쓴 말, 쓴 현실, 쓴 결정들.
그 쓴맛을 견디며 우리는 조금씩 더 강해진다.


사람 사이도 마찬가지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서로를 위한 쓴 말 하나가 필요하다.
달콤한 칭찬보다 가끔은 아픈 조언이 더 귀한 약이 된다.

**

그러니, 오늘 내가 해야 할 말이 있다면
그것이 쓴맛이라도 괜찮다.
진심이라면, 언젠가 그 말이 약이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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