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 선관위 주최 마지막 사회분야 토론회에서, '출산율'과 '출생률'이란 단어가 등장했다.
나도 그동안 크게 구분하지 않고 두 단어를 쓴 것 같다. 그런데 토론이 진행되면서 눈에 띄는 게 있었다. 윤석렬 후보는 계속 출산율이라는 말을 쓰는 데 비해, 이재명 후보는 출생률이란 말을 썼다. 물론 다른 후보도 출생률이란 단어를 썼지만 유력 후보 둘만 비교했다.
그래서 토론이 끝난 뒤 자료 등을 찾아봤다. 출산율(fertility rate)은 한 여성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수이고, 출생률(birth rate)는 특정 집단에서 1년간 인구 1,000명 당 태어난 신생아 수라는 걸 알게 됐다. 출생률은 남녀노소를 포함한 전체 인구를 토대로 계산한다는 것도 알았다.
두 개념 다같이 사회의 인구동향을 살피는 유용한 도구이지만, 한국은(아마 세계적으로) 요즘 출산률보다 출생률을 많이 쓴다고 한다. 출산은 여자만의 일이 아니라 남녀 공통, 더 나아가 사회 전체의 책임이라는 인식 때문이라는 것이다.
나의 무지를 반성하면서, 두 개념이 인구문제를 보는 시각과 대책에 엄청난 차이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출산율의 시각에서는 인구감소의 원인을 여성의 출산 저하라고 보지만, 출생률의 관점에 서면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인구감소 문제를 대한다. 자연히 젠더 문제, 양성 불평등 문제에도 연결된다.
두 사람의 단어 사용을 보면서 인구 및 여성 문제뿐 아니라 철학에서도 두 사람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는 걸 새삼 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