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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태규 May 13. 2022

프레스센터를 정치로 오염시킨 오세훈의 선거현수막

서울신문, 호반건설, 언론자유, 언론인의 성지

이게 웬 말입니까? 한국 언론인들의 전당, 언론 자유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태평로 프레스센터 건물에, 5월 13일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대형 선거 홍보 플래카드가 걸렸습니다.  프레스센터 벽을  특정 정당의 광고물로 도배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합니다. 최근 호반건설로 넘어간 서울신문 쪽이 오 후보 쪽에 선거사무실을 임대해 준 데 따른 것이라고 하는데, 권언 합동의 언론에 대한 모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바른언론실천연합(언실련)이 정치 현수막의 철거를 요청하는 긴급성명을 내고, 대표 몇 명이 서울신문사를 항의 방문했습니다.


다음은 언실련의 긴급성명입니다.


<서울신문사는 오세훈 후보와의 선거사무소 임대계약을 즉각 취소하라. 프레스센터 벽면에 걸린 선거광고물도 즉각 철거하라>


첫째, 우리는 13일 프레스센터 건물 외벽에 내걸린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대형 플래카드를 즉각 철거할 것을 요구한다.


오 후보의 이 플래카드는 프레스센터가 한국언론의 요람이라는 점을 악용해 언론인들이 오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인상을 유권자들에게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묵과할 수 없다.


 역대 어느 선거에서도 프레스센터에 특정 후보의 홍보 현수막이 걸린 적이 없다.


둘째, 언론단체들이 대거 입주해 있는 프레스센터를 자신의 선거 홍보수단으로 악용하는 오후보의 몰상식한 행위는 그의 삐뚤어진 언론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언론사가 특정 후보에게 선거사무실을 임대하는게 언론사 윤리상 있을 수 있는 일인가?


프레스센터는 전 언론인이 정신적으로 공동 향유하는 공간이다.


프레스센터에는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조, 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관훈클럽, 대한언론인회, 한국편집기자협회, 한국사진기자협회, 한국어문기자협회, 언론중재위원회, 신문윤리위원회, 서울외신기자클럽(SFCC)은 물론 다수의 지방언론사 서울지사와 외국언론이 입주해 있는 명실 공히 한국언론을 대표하는 공간이다. 언론선배들의 혼이 고여있는 신성한 전당이다.


어떻게 이런 곳에 선거광고물을 설치한다는 말인가? 아무리 서울신문이 최근 호반건설에 인수되었다 해도 특정 정당의 시장 후보에게 선거사무실을 내주고 대형 광고물까지 프레스센터 벽을 도배하게 하는 것은 한국 언론계와 언론인 전체에 대한 모욕이다.


서울신문사는 즉각 오세훈 후보와의 계약을 취소하고 언론계를 모욕, 조롱하는 선거 광고물을 즉각 철거하라.


셋째, 특히 프레스센터의 공동 소유주의 하나인 서울신문이 오 후보의 선거홍보 플래카드 설치를 용인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우리는 오 후보가 스스로 이 플래카드를 자진 철거할 것을 거듭 요구한다.


오 후보가 이 플래카드를 프레스센터에 계속 건다면, 이는 자신의 선거운동을 위해 언론의 품위를 짓밟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정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도 전에 선거를 혼탁하게 만드는 오 후보의 이러한 비신사적 선거운동은 서울시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오세훈 후보와 서울신문은 언론계 전체를 모욕, 능멸하는 정치 홍보 플래카드를 즉각 철거하고 사과하라.


이 플래카드를 즉각 철거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언론인의 전당이자 언론자유의 상징인 프레스센터를 정치 오염으로부터 방지하기 위해 언론단체, 시민단체들과 힘을 모아 강력한 철거투쟁에 나설 것이다.


2022.5 13.


바른언론실천연대(언실련).


공동대표 고광헌, 김기만

https://youtu.be/CWX84os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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