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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태규 Dec 05. 2023

'검사' 방통위원장은 언론 모독이자 민주주의 능멸이다.

이동관씨가 사퇴한 방통위원장 자리에 특수부 검사 출신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을 앉힐 모양입니다.


방송의 방자도 모르는 검사 출신을 방통위원장에 내리꽂겠다는 발상은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에 언론 장악을 위해 하나회 소속 군인을 기용하는 짓과 다름없습니다. 언론을 모독하고, 민주주의를 능멸하는 야만적인 행태입니다.


이와 관련해, 평생 언론인을 자임하는 언론인 모임인 '언론탄압 저지와 언론개혁을 위한 비상시국회의'가 긴급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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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시국 제21차 성명>


‘검사’ 방통위원장 앉혀 언론을 ‘전두환 시대’로 돌려놓겠다는 건가


윤석열 대통령이 공석이 된 방통위원장에 특수부 검사 출신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을 기어코 앉힐 모양이다. ‘윤 정권의 괴벨스’ 이동관의 꼼수 사퇴로 좌절한 공영방송 장악을 검찰 친위대 출신을 동원해서라도 속전속결로 해치우겠다는 야욕을 드러낸 것이다.


방송도, 통신도 경험해 본 적 없는 특수부 검사 출신 측근을 덜컥 방통위원장에 내리꽂는 발상은 언론과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에 대한 더할 수 없는 모욕이다. 언론자유 유린이요, 민주주의에 대한 능멸이다. 방송의 독립성·전문성을 깡그리 무시한 채 억압과 통제로 일관한 전두환 군사독재정권 시절로 돌아가는 반동이요, ‘반역’이다.


요즘 전두환을 수괴로 하는 군사 깡패 집단 ‘하나회’ 일당의 무도한 권력 찬탈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많은 국민의 분노와 더불어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군복이 검사복으로 바뀌었을 뿐 지금 검찰 정권의 독단과 전횡이 당시 하나회의 철권 통치를 연상시키기 때문일 것이다. 


전두환 독재정권의 주축이 하나회라면, 윤 정권 핵심 세력은 ‘특수회’라고 부를 만하다. 특수부 검사 출신들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대통령실을 비롯해 윤 정권에서 요직을 맡은 검찰 출신은 무려 136명에 이른다. 그런데 이제 정치 검사 출신에게 ‘땡윤 뉴스’ 만들기와 비판 보도 죽이기마저 맡기겠다는 것인가?


언론 통폐합, 무더기 언론인 해고를 강행하고 ‘땡전 뉴스’라는 오명을 남긴 전두환 독재정권은 국민의 이름으로 단죄를 받았다. 이로써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검찰 정권의 말로가 어떨지는 불 보듯 뻔하다. ‘이동관의 아바타’ 김홍일은 ‘본체 이동관’보다 훨씬 격렬한 저항과 반대에 직면할 것이다.


평생 언론인을 자임하는 우리는 ‘제2의 이동관’ 김홍일을 단연코 거부한다. 대통령이 끝내 임명을 강행한다면 윤 정권 퇴진을 위해 깨어 있는 시민들과 함께 결연히 싸울 것이다.         


2023년 12월 5일


언론탄압 저지와 언론개혁을 위한 비상시국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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