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 일본 중의원선거 분석
10월 31일에 실시된 일본 중의원선거(총선)에서 가장 놀라운 일은 오사카 중심의 지역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유신회'의 대약진이다. 해산 전에 11석에서 4배 가까이 되는 41석으로 의석을 늘리면서, 자민당과 입헌민주당에 이어 일약 제3당의 반열에 올랐다. 2015년에 이어 2020년 가을 오사카유신회의 대표 정책인 '도 구상'을 묻는 주민투표에서 연패한 것을 감안하면, 대반전이자 대약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도 구상'은 도쿄도처럼 오사카시와 부를 하나의 행정구로 통합하자는 것이다.
일본유신회는 지역정당인 오사카유신회의 '전국판 정당'이다. 이름만 다를 뿐 그게 그거다. 일본유신회는 지역구에서 오사카부에 공천한 15명을 모두 당선시켰다. 그리고 인접 지역인 효고현에서 1명이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나머지 25명은 전국에서 비례로 당선했다.
이것을 보면, 일본유신회의 약진과 한계를 알 수 있다. 우선 오사카에 탄탄한 지역기반이 있다는 걸 보여줬다. 또 비례에서도 반 자민당 무당파층을 많이 흡수하면서 크게 의석을 늘렸다. 이것이 약진의 저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계도 드러났다. 역시 지역적으로 오사카에 갇혀 있다는 점이다. 지역구 당선자를 보면 알 수있다. 지역구에서는 오사카부(효고현 1석)에서만 당선자를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직 오사카 외의 다른 지역에서는 당선자를 내기에 지역 기반이 약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같은 간사이지역에서도 인접한 교토부, 나라현, 시가현, 와카야마현에서는 지역구 당선자를 전혀 내지 못했다.
오사카유신회, 즉 일본유신회가 오사카에 인기가 있는 것은 오사카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자민당이 주도하는 중앙정치에 대항의식을 가지고 있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오사카 사람들이 자민당의 보수정치를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 유신회는 자민당 전체보다 훨씬 우파의 정책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유신회는 오사카 지역에서 자민당을 대신하는 '유신회의 얼굴을 한 자민당'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유신회 지도자들의 능숙한 홍보 전략과 결단력 있는 행동도 인기의 요인이다. 오사카가 코로나 대책을 가장 못한 곳 중의 하나인데, 요시무라 히로후미 지사가 코로나 대책을 아주 잘 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홍보전략의 성공이라고밖에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유신회의 지도자들은 과감하게 도의원, 시의원의 수를 줄이고 급여를 깎는 등 개혁의 모습도 보여줬다. 쉽게 말하면, 유권자에게 확실하게 다가갈 수 있는 정책을 취하는 장점이 있다.
이번 선거 결과를 전체적으로 평가하면, 자민당의 대승, 공명당의 선전, 일본유신회의 대약진, 입헌민주당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다. 자민-공명 연립여당은 해산 전의 305석보다 12석 줄어든 293석을 얻었지만, 예상을 훨씬 웃도는 승리를 거뒀다. 더구나 야당이면서 사실상 자공 연립여당과 헌법 개정 등에서 의견을 같이하는 일본유신회가 세를 크게 늘리면서 자공 연립여당의 기반은 더욱 탄탄해졌고, 일본 정치의 보수화도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에 대한 정책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