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에 대하여>, 철학, 개소리, 거짓말
요즘 공론장에서 '개소리'라는 말이 유독 많이 눈에 띈다. 상스러워서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용어가 당당하게 시민권을 획득한 채 공론장을 활보하는 걸 보면, 세상이 '개판'으로 변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개소리는 '허튼소리', '쓸데없는 말', '말도 안 되는 얘기', '실없는 소리', '헛소리', '사기', '엉터리'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영어로는 '불시트(Bullshit)'다. 미국에서는 이 단어가 F-word(Fuxx), N-word(Niggxx)처럼 공적 장소에서 그대로 쓸 수 없는 금기어에 속한다. 이른바 B-word인 셈이다. 몇 년 전 서울대 구술고사에서 이 단어가 '빈말'로 번역되어 출제된 적이 있다.
그런데 정작 개소리의 정확한 뜻이 무엇이고, 개소리와 개소리가 아닌 것을 어떻게 구별해야 하는지 하는 물음에 부딪히면 막막하다. <개소리에 대하여(ON BULLSHIT)>(필로소픽, 해리 G. 프랭크퍼트 지음, 이윤 옮김, 2016년 10월)는 저명한 도덕철학자인 해리 G. 프랭크퍼 프린스턴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가 개소리의 본질과 개소리와 개소리가 아닌 것이 어떻게 다른지를 철학적으로 탐구한 책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흔히 현실과 동떨어진 것으로 여겨지는 분석철학이 어떻게 현실과 맞닿아 있는지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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